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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검찰, ‘비리특감단’ 신설 논란

‘셀프정화’ 회의적…개혁 의지 의문

개혁추진단 발족 정운호ㆍ진경준 사건 봉합책 지적

국회가 나서서 검찰 개혁 추진해야 요구에 검찰 당혹

검찰이 검사 비위와 법조비리 대응,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검찰간부 비위 전담 특별감찰단’을 만드는 등 이른바 ‘셀프정화’에 나서 눈길을 끈다. 상시 감찰을 강화하고 승진 대상 간부의 재산은 심층 심사한다는 계획이다.

대검찰청은 지난달 31일 대검 15층 회의실에서 이 같은 내용의 ‘법조비리 근절 및 내부청렴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검찰은 최근 진경준(49) 전 검사장의 ‘넥슨 주식 뇌물’ 사건과 김대현 전 부장검사의 ‘후배 폭언ㆍ폭행’사건, ‘법조 비리’ 의혹 등 일련의 비위 및 사고에 따른 개선 조치를 내놨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곱지 않다. 검찰이 내부를 자체적으로 고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으나 고질적 병폐가 만연한 검찰을 스스로 고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적지 않게 제기된다. 더불어 검찰이 내놓은 대책 역시 허술한 구석이 곳곳에서 발견돼 일각에서는 말뿐인 셀프처방일 뿐 근본적으로 개혁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개혁 사안 수두룩 여론 악화

검찰은 간부의 청렴성 강화를 위한 조직을 신설하고 감찰 기능을 대폭 강화한다.

대검 감찰본부 산하에 설치되는 특별감찰단은 부장검사급 이상 검찰간부의 비위를 전담 감찰한다. 차장검사급을 단장으로 하고 부장검사급 중 고참을 배치한다. 상시 동향 감찰은 물론 비위나 범죄 혐의가 확인되면 직접 수사에도 나선다. 업무처리의 공정성과 외부인과의 부적절한 관계, 사건 청탁 여부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관련 자료를 수집해 활용한다.

감찰단은 또 재산증가 폭이 크거나 주식을 과다 보유한 승진대상 간부의 재산형성 과정도 심층 심사한다.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제출하는 재산등록 내역은 대검 감찰본부에도 내야 한다. 재산 내역 제출이나 형성 과정 소명을 거부하면 집중 감찰 대상자로 선정해 공직자윤리위에 심층심사를 요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사혁신처와 협력해 공직자윤리법 개정도 추진한다.

감찰본부의 독립성도 강화한다. 특임검사 제도를 본떠 감찰진행 사항을 검찰총장에게 보고하지 않는다. 행정업무 처리 사안과 감찰 개시 및 결과만을 보고한다. 감찰본부의 주요 사안은 외부인사로 구성된 감찰위원회에 보고해 의견을 적극 수용한다.

주식 관련 정보를 취급하는 부서에 근무하는 검사와 검찰 직원의 주식거래를 금지한다. 기간은 부서 근무 시작일부터 종료일까지다. 대검 반부패부와 일선 검찰청 특수부ㆍ금융조사부, 증권범죄합수단 근무자나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에 파견된 검사와 검찰 직원들이 이에 해당한다. 법조비리는 전담반을 만들어 집중 수사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와 각 지방검찰청 특수부에 법조비리 단속 전담반을 설치해 변호사 수임 및 탈세 비리와 브로커 관련 비리를 상시 단속한다. 전담반 내에 법조비리신고센터를 설치해 신고를 접수한다.

대검에는 법조비리 정보수집 전담팀을 설치해 브로커 개입 여부와 선임계 미제출 여부 등을 단속한다. 감찰본부 내 암행감찰반의 현장 감찰도 강화한다.

변호사가 변론을 위해 검찰청을 방문하는 경우 사전에 면담일시를 지정해 출입통제 시스템에 등록해야 한다. 민원인과 동일하게 출입증을 발급받고 지정된 검사실만 출입할 수 있게 된다.

검찰은 또 형사사건 변론 업무지침을 제정해 ‘몰래 변론’을 단속한다. 선임서 미제출이 확인되면 감찰담당 검사에게 신고하고 해당 변호사는 변협에 징계를 신청한다. 각 검찰청은 변론 관리대장을 비치해 변호사의 전화 및 방문 사실을 서면으로 기록해 보관한다.

‘하는 척’ 버릇 못 고치는 검찰

조직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는 고강도 대책이라는 게 검찰의 자평이지만 곳곳에 제도적 ‘허점’이 많아 자체 개혁을 기대할 수 없으니 국회가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적지 않다.

예컨대 검찰은 대검 반부패부를 비롯해 특수부, 금융조사부, 증권범죄합동수사단,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파견 등 특정부서 근무자의 주식거래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논란의 불씨를 남겨두고 있다. 특정부서 검찰 직원의 주식 투자 금지는 당사자만 주식거래 금지 적용을 받고 배우자나 다른 가족은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변론’ 관리대장을 만들기로 한 방안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사적 친분을 이용해 전화를 걸어 사건을 암시하거나 우회적인 표현으로 변론 의사를 내비치는 경우 당사자가 이를 명확히 구별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관리대장 자체를 검사 스스로 작성하는 것도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 충실하고 엄격하게 통화내역을 작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결국 검찰 조직원, 개인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일 검찰이 법조비리 근절 대책의 일환으로 내놓은 개혁안에 대해 “껍데기 개혁안으로 국민을 속이고 정권에 충성해 이 위기를 모면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관석 더민주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브리핑에서 “정치적 중립성을 포기한 채 우병우 지키기에 혈안이 된 검찰 수사를 보면 검찰 개혁안이 왜 이토록 부실한지 명확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변인은 “검찰의 자체 개혁안은 ‘사후약방문’이고, ‘재탕삼탕'”이라며 “실효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이런 무성의한 대책으로 무슨 개혁을 하겠다는 것인지 믿을 수 없다”며 “검찰 개혁안은 검찰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윤 대변인은 “검찰 스스로는 조금도 개혁할 수 없음을 확인된 만큼 이제 국회가 검찰 개혁에 나서 검찰을 국민의 검찰로 되돌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도 지난 1일 검찰의 법조비리 근절대책에 대해 “실효성 없는 미봉책”이라고 평가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날 성명에서 “대부분의 대책들이 그동안 검찰이 문제가 생길 때마다 반복해서 내놓은 개혁안이었던 감찰기능 강화, 징계 강화 사항으로 전혀 새로운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검찰의 법조비리 근절대책은 법조비리를 근절하기 위한 검찰의 고심과 각성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검찰의 내부감찰 능력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전혀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검찰에 대한 외부에서 감시할 수 있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판검사뿐 아니라 고위공직자로까지 그 수사대상을 확대하고 예산과 인사, 조직의 독립성이 보장되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와 검찰 수사권 조정만이 사법개혁을 완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도 “검찰의 독점적 권한을 개혁하는 근본적 방안은 외면한 채 땜질식 셀프개혁안으로는 전·현직 검사들의 부패비리를 근절할 수 없다”며 “국회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도입과 법무부와 청와대의 탈검찰화 등 검찰개혁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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