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충청)+국민의당(호남)+영남 연대하면 여야에 승리 가능

반기문의 ‘제3지대’에 안철수ㆍ손학규 합류 가능성 높아

2017년 12월 치러지는 제19대 대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 모두 차기 대선에 사활을 걸고 있으나 현재 상황은 전혀 다르다. 여권이 마땅한 대선후보 부재로 ‘비상등’이 켜진 반면, 야권은 “이번엔 집권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위기의 집권 여당은 경쟁력 있는 대선후보인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영입에 전력하고 있지만 장래를 알 수 없고, 이를 놓고 친박(친박근혜)-비박 간 입장차로 인한 마찰음이 예사롭지 않다.

야권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독주하는 가운데 여타 잠룡들이 추격하는 양상이다. 대선 전망도 야권에 유리한 형국이지만 야권 각 정당의 이해관계가 달라 ‘집권’을 장담할 수 없다.

차기 대선은 크게 여야의 대결이지만 내부적으론 계파 간 힘겨루기에, 대선후보 진영의 이해가 달라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때문에 현재 유력한 대선후보가 반드시 대권을 거머쥔다고 할 수 없다.

차기 대선 구도는 다양한 변수들에 의해 변화할 수 있다. 대권의 주인을 쉽게 점칠 수 없다는 얘기다. 과연 누가 제19대 대선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짚어봤다.

대선 전선 여야 상반된 상황

4ㆍ13 총선을 계기로 여야의 정치 지형은 180도 변했다. 집권 여당의 참패로 정치 주도권이 야권으로 넘어갔다. 동시에 대권 지형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새누리당은 총선 참패에 따라 대선후보들까지 몰락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한 때 유력한 여권 잠룡으로 평가받아 온 김무성 전 대표는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김문수 전 지사는 총선에서 더민주 후보에 패해 치명상을 입었다.

그나마 여권에서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이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나 야권 후보들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야권 후보들에 필적할 만한 잠룡이 부재한 여권은 다양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이정현 대표체제에서 당을 장악하고 있는 친박 진영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정현 대표는 대선후보 경선을 ‘슈퍼스타K’ 방식으로 하자며 노골적으로 반기문 총장에 유리한 방식을 제시했다가 비박 진영의 반발을 샀다. 비박 진영은 반 총장이라도 경선을 거쳐야 하며, 당내 여러 대선후보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여권과 달리 야권은 ‘집권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큰 이변 없이 현 정치 상황이 지속된다면 정권 탈환이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대권 도전에 나서는 잠룡들이 발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더민주를 장악한 친문(친문재인) 진영은 문 전 대표를 대선후보로 내세우는데 전력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부겸 의원은 ‘문재인 대세론’에 우려를 나타내면서 대권 도전에 나서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문 전 대표와 지지층이 겹쳐 대선 출마 여부를 내년초로 미뤘다.

더민주 상황은 문 전 대표의 독주에 여타 잠룡들이 추격하는 양상으로 문 전 대표가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민의당은 안철수ㆍ천정배 전 공동대표가 대권 도전을 선언했지만 더민주 후보들에 비해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전 대표에 기대를 걸고 있으나 국민의 지지는 총선 전만 못하다. 경쟁 후보인 문 전 대표에 크게 뒤지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내년 대선 과정에서 야권 단일화가 진행될 경우 문 전 대표가 유리하다는 분석을 한다. 결국 차기 대선에서 문 전 대표는 통합 야권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반기문 변수, 신DJP 축으로 여야 중도세력 모이나

여권은 차기 대선이 불리하다고 보고 반기문 총장에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반기문 총장은 지난 5월 대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해 그 어느 때보다 출마 가능성을 높였다.

실제 반 총장의 가까운 지인들은 반 총장이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90% 이상이라고 말한다.

국내외 정보 관계자들도 반 총장의 대선 출마를 확신하고 있다. 최근 반 총장이 러시아 푸틴 대통령을 만나고 곧바로 중국으로 가 시진핑 주석과 환담하는 등의 행보는 대권과 관련있다고 분석한다.

반 총장이 대선에 출마한다고 할 때 어느 당 후보로 니설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새누리당과 일부 정치 전문가들은 반 총장이 여권 후보, 특히 친박의 지원을 받아 새누리당 후보로 대선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한다.

야권에선 반 총장이 노무현 대통령 시절 유엔 사무총장이 된 것을 인연으로 야당 후보로출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 반 총장은 여야의 기대와 전망과는 달리 새로운 지대에서 전혀 다른 방식으로 대선에 출마할 것으로 전해진다. 즉 현재의 여야가 아닌 ‘제3지대’에서 중도세력과 합리적 보수세력의 지지를 토대로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특정 정당이 아니라 새누리당, 더민주, 국민의당에서도 반 총장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함께 대선을 치룬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치권 빅뱅이 일어날 수 있다. 새누리당은 현재 대립하고 있는 친박과 비박이 갈라져 다른 길을 갈 수 있고, 더민주에서도 반문(반문재인) 인사가 반 총장 진영에 합류할 수 있다.

특히 국민의당의 행보가 주목되는데 반 총장과 손을 잡고 정권 창출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들리고 있다. 1992년 대선에서 호남의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와 충청의 김종필 자민련 총재가 연대해 정권창출한 것과 마찬가지로 충청의 반기문 총장과 호남의 국민의당이 손을 잡고 여기에 다른 세력(수도권, 영남 등)이 참여해 대권을 거머쥔다는 시나리오다.

이와 관련 안철수 전 대표가 ‘제3세력’을 강조하고 김종필 전 총재를 만난 것이나 손학규 더민주 전 상임고문이 ‘국민공동체’를 주창한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치권에선 손학규 고문이 국민의당에 합류하지 않는 것은 일정한 정치세력을 확보한 뒤 대선에 출마하거나 킹메이커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는 국민의당과 손잡은 뒤 반 총장을 지원하는 방안도 제기된다. 한 정치평론가는 “국민의당과 손학규 세력이 손을 잡게 되면 국민의당의 ‘호남색’을 탈색해 대선에서 반기문 총장 측과 연대하는데 유리하다”고 평했다.

1992년 대선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자민련(충청)에 박태준ㆍ박철언(영남) 세력이 결집해 집권에 성공했다.

차기 대선에서도 반기문 총장을 중심으로 신DJP에 영남ㆍ수도권(알파) 세력이 합류할 경우 승리할 수 있다는 공식이 점차 회자되고 있다

박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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