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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쪼개지는 보수 거함 새누리당 운명 어디로

비박계 개혁보수신당 TF 가동 ‘배수의 진’, 헌재 판결 후 신보수-구보수 연합 가능성도

친박-비박 선명성 경쟁…비박 신당 성패에 승자 갈려

새누리당 중도파 친박ㆍ비박 결합 가교 역할 자임

야권, 새누리당 위장분열 의심…반기문에 합류 가능성

새누리당이 비박계 탈당 선언 이후 처음 열린 지난 2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인명진 전 당 윤리위원장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전격 내정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집단 탈당’을 결의한 비박계는 이 주 안으로 집단 탈당을 결행, 국회 원내교섭단체 등록을 추진하는 순서를 밟고 있다.

신당 명칭은 새누리당을 ‘가짜보수’로 규정한 만큼, 이를 부각시키는 차원에서 가칭 ‘개혁보수신당’으로 결정했다.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신당창당준비위원회 결과 브리핑을 통해 “신당의 명칭은 당분간 가칭 ‘개혁보수신당’으로 하기로 했다”며 “보수의 구심점 역할, 쇄신, 변화의 의미를 담은 명칭으로 개혁보수신당으로 했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신당추진위는 전략, 기획 분과 등 7개 팀을 구성해서 운영할 것”이라며 “또 디지털 정당을 통해 창당의 모든 과정을 공개하겠다. 당명은 물론 정강정책 등도 국민의견을 수렴해 마련할 것”이라고 ‘열린정당’을 강조했다.

황 의원은 또 “분당선언 이후 곧바로 원내교섭단체를 등록한 뒤 본격적으로 움직일 예정”이라며 “이후 의총을 소집해 원내대표도 선출하겠다”고 밝혔다.

친박-비박 보수 정통성 경쟁

보수신당의 대변인은 오신환 의원이 맡기로 했다. 창당준비위 회의에는 유승민 김무성 박인숙 이종구 김영우 하태경 황영철 이학재 김현아 주호영 정병국 박성중 김세연 이은재 나경원 정양석 의원 등 16명의 새누리당 의원들이 참석했다.

탈당을 선언한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이 창당준비를 본격화하면서 이들의 움직임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보는 정통보수를, 민생 관련 경제정책은 개혁을 내건 정책 추진을 내세우며 차별화 전략까지 구체화하는 모양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인재영입을 주도하고 유승민 의원이 정책을 이끌며 내실화다지기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탈당파와의 회동을 통해 세를 불리는데 이어 이 주 안으로 정강정책 초안을 마련해 국민 여론 수렴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는 콘텐츠 강화도 진행된다.

보수신당 창당추진위원장을 맡은 정병국 의원은 “우리가 지향하는 새로운 정당 개념은 기존 정당정치의 틀을 완전히 바꾸는 것으로, 조직 중심의 패권주의를 지향하는 정당을 탈피할 것”이라며 “어떤 의사결정 과정도 한두 사람의 의사에 의해 밀실에서 결정되는 게 아니라 공개 토론을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창당을 위한 준비 작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정강정책 등 당의 내실화를 다지는 작업도 시작됐다. 김무성 전 대표가 인재영입으로 외연 확대에 나서고 유승민 의원과 김세연, 오신환, 김영우 의원 등이 정강정책 마련에 주력할 계획이다.

유승민 의원은 위원회 회의 직후 “대북정책은 정통보수 그대로 간다. 안보는 정통보수를 견지할 것”이라며 “민생과 관련해 경제, 교육, 복지, 노동 등은 새누리당 보다 훨씬 개혁적인 방향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개혁적인 것이 경제민주화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교육과 복지, 노동 분야까지 생각해 경제민주화보다 세게 가고 싶다”며 “새누리당의 정강정책은 사실 개혁보수지만 현재 새누리당의 모습은 이와 많이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신당 신경전

비박계의 이별통보를 받은 새누리당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부분을 고민 중이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새누리당 재창당 혁신추진 태스크포스(TF)도 설치하는 등 내년 5~6월 중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인 전 윤리위원장을 신임 비대위원장에 내정했다”며 “2006년 당시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맡아 보수정당의 두 축인 책임정치와 도덕성을 재정립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분”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새누리당은 오는 29일이나 30일 열릴 전국위에서 비대위원장 선임을 추인할 방침이다.

새누리당은 비대위원장 최종 선임 전까지 ‘재창당 추진 혁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다. TF는 비대위의 당 혁신작업을 기초를 준비하는 역할을 맡는다.

개헌 이슈와 관련해 정 원내대표는 “당의 혁신과 함께 국가시스템을 재설계하는 개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며 “조만간 설치될 국회 개헌특위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철우 의원은 “1987년 개헌을 보니 당시 국회 발의 40일 후인 10월 27일에 국민투표에 부쳤다”며 “이후 선거는 12월 17일에 진행된 것을 보면 개헌 발의 후 3개월 내에 대통령 선거를 실시한 만큼 이번에도 시간이 충분하다”고 발언해 개헌에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새누리당은 이날부터 국내 활동을 시작하는 태영호 전 주(駐) 영국 북한대사관 공사와 새누리당 의원들과의 간담회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밖에 당내 민생점검단과 정책개발단을 발족하고, 여ㆍ야ㆍ정 민생경제협의체의 재가동을 야당에 촉구하는 등 민생 챙기기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이현재 정책위의장은 “내년 예산 60%를 상반기에 조기집행하고 추경도 내년 2월까지는 편성하도록 정부에 강력히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친박’과 ‘비박’이 서로 ‘진짜 보수’라는 선명성 경쟁에 나서면서 정치권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비박계의 집단 탈당으로 새누리당 분당이 현실화 되면서 향후 보수지지층 확보를 위해 진검승부를 하게 된 것이다.

비박계의 집단 탈당에 친박계는 ‘인명진 비대위원장’이라는 카드를 꺼내들고 혁신보수의 틀을 선취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였다.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혁명적 수준의 새누리당 혁신을 통해 보수 혁신과 대통합의 절체절명의 과제를 이룰 비대위원장으로 인명진 목사이자 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모시려 한다”고 밝혔다.

인 목사는 비대위 구성 전권을 갖고 앞으로 비대위 활동에 있어서도 전권을 행사할 예정이다. 정 원내대표는 “인 목사에게 전권을 드리겠다”며 “비대위 구성이나 활동에 대해 협의를 하고, 그 분이 요구하는 것을 최대한 수용하겠다는 의미에서의 전권이다. 비대위원 구성도 그 분에게 맡겨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 원내대표가 인 목사를 내세워 ‘골수 친박’에 대한 인적 청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인 목사는 지난 2006년 ‘강재섭 대표’ 체제 당시 한나라당 개혁 차원에서 중앙윤리위원장으로 영입한 인사다. 그는 윤리위원장 취임 후 성추문, 논란 발언 등 문제행위를 조금이라도 한 인사들이 적발되면 가차없이 윤리위에 회부시켜 징계를 단행, ‘한나라당의 저승사자’라고도 불렸다.

특히 인 목사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친박계 인사들과는 다소 불편한 관계다. 인 목사는 윤리위원장 당시는 물론 박근혜 정권 출범 이후에도 박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줄곧 밝혀 친박 진영에서는 ‘반박 인사’로 통했다.

야권 새누리당 위장분열 의심

보수개혁신당에 남경필 경기도지사, 김용태 의원 등 선도 탈당파도 신당에 합류가 점쳐진다.

남 지사와 김 의원은 지난 23일 정병국 의원과 주호영 의원을 만나 신당의 방향과 형식 등을 놓고 논의를 시작했다.

여권의 이 같은 움직임을 야권은 의심어린 시선으로 보고 있다. “비박 헤쳐모이기는 국민 속임수”라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여권이 지금 시점은 분열해도 탄핵재판 이후 대선 정국에 들어설 경우 다시 연합전선을 구축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한다. 실제로 친박과 비박 모두 거리를 둔 ‘중도’ 그룹의 대표적인 인사인 이주영 의원은 비박이 탈당을 선언한 지난 23일 “‘당분간’ 새누리당에 남아서 저희들(중도그룹)이 그동안 추구해왔던 결속 노력, 특히 대선을 앞두고 보수대연합을 이루는데 가교 역할을 하고 때로는 지렛대 역할을 하겠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친ㆍ비박의 분당 후 재결합을 염두에 둔 포석 아니냐”고 분석한다.

이에 야권은 여권의 분열을 견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같은 날 “비박 신당이 새누리당 친박과 무엇이 다른지 새로운 실천으로 보여주지 않고 헤쳐모이기를 한다는 것은 국민을 두 번 속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친박과 비박이 만든 정치세력은 박정희 체제 온실 속에서 온갖 기득권을 누렸다”며 이같이 언급한 뒤 “이제 와서 비박 의원들이 탈당하고 꼬리 자르기를 한다고 면죄부를 주지는 않을 것이며 국민은 그런 기득권 연대를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그는 “그들이 제대로 된 정치세력이라면 한일 위안부 협상이나 국정교과서 문제, 성과연봉제 등 박근혜표 불통정책에 대한 입장부터 밝혔어야 했다”며 “촛불민심의 사회개혁 요구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수용할지 대답부터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외에도 추 대표는 “최순실 재산이 10조원에 이른다고 하는데, 이는 박정희 일가의 차명재산이라는 의혹도 있다”며 “촛불민심은 대통령 박근혜를 바꾸자는 게 아니라 박정희 체제 자체를 종식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 대표는 “그 체제 종식 없이는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열 수가 없다. 부패 온실에서 자란 세력이 국민의 땀과 노동의 대가를 빼돌렸고, 유착으로 부패를 키운 이 세력에 국민은 더는 속지 않겠다는 단호함이 있다”고 강조했다.

추 대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서도 비판을 날을 세웠다. 이는 보수신당이 반 총장의 영입을 놓고 친박과 경쟁구도를 형성할 가능성을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추 대표는 “국가발전에 한 몸 불사르겠다”는 반 총장의 발언을 거론하며 “조국의 촛불민심 앞에서 함부로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국민은 엄동설한에 생업도 전폐하고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면서 일상을 불살라 이 정권이 땅바닥에 떨어뜨린 국격을 지켜냈다. 박 대통령도 반 총장도 하지 못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반 총장은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부패의 기득권 연장인 친박세력의 ‘반기문 대망론’에 손들어주면서 의기양양했던 분 아니냐”며 “한나라의 지도자가 되고자 한다면 고국의 촛불민심이 무엇을 바라는지 성찰부터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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