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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대·기존 정당 합류·독자세력… 반기문 승부수는?

대선 출마 선언에 정치권 송곳검증 돌입
개헌 고리로 제3세력과 연대할 가능성
국민의당·비박계 신당과 손잡는 그림도
높은 지지율 바탕으로 신당 창당 나설수도
[조옥희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사실상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그의 향후 행보가 정치권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반 총장이 최순실 사태에 따른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에도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권은 물론 야권도 ‘반기문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어 보인다.

실제 친박계와 비박계로 나뉘어진 여권은 서로 반 총장과의 연대를 기대하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반면 야권은 벌써부터 반 총장에 대한 송곳 검증에 돌입하며 경계심을 표출하고 있다.

당장 야권이 26일 최근 반 총장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달러(약2억8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검찰수사를 촉구하는 등 파상 공세에 나서자 친박계와 비박계는 경쟁적으로 “야권의 정치공세”라며 반 총장 엄호에 나섰다. 반 총장 측도 “근거 없는 허위이자 악의적인 보도”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정치권의 이 같은 반응은 반 총장이 대선에 출마해 어떤 세력과 손을 잡느냐에 따라 대선 판도의 유동성도 증폭되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그렇다면 반 총장은 과연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

그간 반 총장은 명실공히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친박계의 비호를 받는 보수세력의 강력한 대선 주자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박 대통령의 실패로 이른바 ‘친박 꽃가마론’은 반 총장 측에서도 거부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반 총장은 이와 관련 지난 20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 국민은 국가의 리더십에 대한 신뢰가 배신당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을 위시한 친박 세력과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반 총장이 기존 정치와 거리를 두면서 제3지대를 주시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여야의 양극단인 친박세력과 친문세력을 제외한 비박 · 비문 세력과 연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이는 현재 제3세력이 개헌을 고리로 이합집산에 나서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데다 반 총장도 대선국면에서 현실 정치세력의 뒷받침이 필요할 것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개헌에 대해서는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를 제외한 여권의 친박 비박계, 비노·비문 세력, 국민의당,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 원외인사 전반에 걸쳐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향후 조기대선 정국이 본격화되고 이에 따른 정계개편 과정이 빨라지면 제3지대론의 파워는 더욱 강해질 소지가 다분해 보인다. 반 총장으로서는 그 중심에서 보수와 중도를 아우르는 중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개헌이 시기상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은 또다른 난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반 총장이 국민의당과의 연대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민의당 역시 반 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연일 맹공을 펼치는 민주당과 달리 반 총장에 구애의 손짓을 보내고 있다.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와 관련 “박근혜 리더십에서 국민이 배신당했다고 한 것만 봐도 우리와 같이 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러브콜을 보냈다.

반 총장 입장에서도 국민의당과 연대를 통해 충청과 호남의 민심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려할 만한 선택지로 볼 수 있다. 다만 국민의당과 연대할 경우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와 천정배 전 공동대표를 비롯해 국민의당에서 영입에 힘쓰고 있는 손 전 대표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과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점은 확실한 정치기반이 없는 반 총장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개혁보수신당을 창당하는 비박계와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반 총장은 그에게 덧씌워진 낡은 보수로 대변되는 친박 후보 이미지를 희석시킬 수 있고, 기존 보수정치 기반을 등에 업을 수 있다는 효과를 거머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여권 대선 주자는 많지만 지지율이 낮은 후보들이 여럿 포진해 있는 비박계도 반 총장의 합류 자체가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질 공산이 높다. 이와 관련, 반 총장과 가까운 인사로 그동안 반 총장의 대권도전을 돕겠다고 공언해온 정진석 새누리 전 원내대표의 신당 참여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정치 상황이 한치 앞을 못 볼 정도로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점에서 반 총장이 당분간 일정시점까지는 '본색'을 드러내지 않은 채 독자 세력화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반 총장이 일단 국민과의 직접 소통에 나서면서 상황의 추이를 지켜본 후 여의치 않을 경우 신당 창당에 나설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그런 맥락에서 제기되는 그림이다.

특히 반 총장이 귀국 후 곧바로 대선 정국에 뛰어들 경우 이미 야권에서 예고한대로 혹독한 검증대에 올라서야한다는 점에서 독자 행보는 매력적인 선택지라는 분석이 유력해 보인다.

무엇보다 반 총장은 그를 둘러싼 정치 상황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문 전 대표와 함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 2위를 다투고 있다. 반 총장의 이같은 지지율 유지는 독자 세력화 경쟁력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반 총장 측도 이를 고려한 듯 준비를 철저히 하는 양상이다. 실제 반 총장측 핵심측근으로 꼽히는 김숙 전 유엔대사와 김원수 유엔 사무차장 등은 반 총장의 귀국을 준비하며 대선 사전 정지작업에 나섰다는 말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또한 반 총장의 팬클럽인 '반딧불이' 등도 활발하게 활동하며 본격적인 세몰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 총장이 격변하는 국내 정치 상황에서 과연 어떤 카드를 꺼내들고 청와대행(行) 대권 승부수를 던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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