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에 날 세우는 민주당 영화‘비열한 거리’ 연출 가능성

‘유엔사무총장 만들기 작업’ 아킬레스 쥔 친노진영 폭탄 터뜨릴 수도

차기 대권의 핫이슈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될 것이라는 분석에 이견을 던지는 이는 많지 않다.

반 총장은 벌써부터 정치권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얼마 전 반 총장이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거액을 받아 챙겼다는 주장이 제기돼 적지않은 파장이 일기 시작하더니 연이어 반 총장이 종교단체 ‘신천지’와 밀접한 관계라는 의혹이 불거져 그 파장이 쓰나미가 될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이 반 총장 견제작업에 착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반 총장의 박 회장 스폰서 증언과 신천지 관련 의혹 모두 야권에서 생산된 것이라는 추측이 많아서다.

또 정치권 일부에서는 민주당의 친노진영이 반 총장과 관련된 파일들을 조금씩 정치권에 흘리며 반 총장에 경고탄을 쏘는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친노진영이 반 총장의 약점을 총망라한 이른바 ‘반기문 X파일’을 쥐고 있다는 말은 곳곳에서 들린다. 이는 가능성이 전혀 없는 루머라고 치부하기 어렵다.

노무현 정권 당시 반 총장을 유엔사무총장으로 만들기 위해 정부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는 말이 적지 않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노무현 정부는 반 총장의 유엔입성을 위해 상당한 자금을 유엔에 지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정부 때 반 총장을 세계의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작전 못지않은 치밀한 계획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 ‘치밀한 계획’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에 대해서 이 인사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국격상승을 위해 유엔총장만들기 작업은 상당히 계획적이고 단계적으로 진행됐다”고만 이 인사는 밝혔다.

물리적 지원을 포함한 정부의 다각도 지원 없이 유엔사무총장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또 이 인사는 “노무현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유엔 관계자들을 포섭하지 않았다면 유엔사무총장 탄생은 절대 불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반 총장의 아킬레스건을 쥐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들린다.

문 전 대표는 반 총장이 외교통상부 장관이던 2004년부터 2006년까지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이었다. 반 총장이 유엔사무총장 도전을 본격화하던 2006년 중반 경에는 민정수석자리를 내려놓는다. 그 다음도 공교롭다. 2007년 1월 반 총장은 사무총장에 취임하고 같은 해 3월 문 전 대표는 대통령비서실장 자리에 오른다. 그야말로 정권 최고 핵심실세가 된 것이다.

이를 두고 여권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서 “반기문 유엔총장만들기 성공에 대한 포상이었던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이 같은 내용 즉, ‘반기문 유엔총장만들기 프로젝트’가 실제 있었고 이 프로젝트를 움직인 핵심이 문 전 대표라고 가정하면 반 총장은 노무현 정부와 문 전 대표의 덕을 본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이 그림에 따르면 문 전 대표는 대권출마를 공식화한 반 총장에 미묘한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는 일이다.

정치권 일부에서는 반 총장이 보수당과 손잡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반 총장에 날을 세우는 것이라고 분석하지만, 이보다는 ‘호랑이새끼를 키운 심정’에 가까울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더해진다.

이에 더민주 주변에서는 심상치 않은 말도 나온다. 반 총장에 대해 가장 잘 아는 문 전 대표가 ‘반기문 X파일’을 꺼내 들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더민주 안팎에서 “문 전 대표가 과거 반기문 총장 만들기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사 검증을 등 여러 작업을 했을 것이며, 이 과정에서 스폰서 존재 등 반 총장에 대한 치명적 파일을 손에 넣었다”는 소리가 적지 않다.

이뿐만 아니라 “더민주는 반 총장이 보수당에 몸을 싣고 대권도전을 할 경우 이 파일 속 핵폭탄급 내용을 언론에 흘려 공개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관측도 나온다.



윤지환기자 musasi@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