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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해외동포, 북한 문 열어 남북관계 대변화 이끈다

해외동포, 꽉 막힌 남북관계 물꼬 터…김정은 신년사 ‘해외동포’ 강조

해외동포 자유롭게 북한 왕래, 교역…‘민간 경협’ 매개로 북한 문 열 수 있어

남북 정부 자국 이익 우선 대립 관계… 민간은 현실법 저촉돼 남북관계 푸는데 한계

김정은 신년사 “누구와도 손잡을 것” 해외동포에 손짓, 수차례 역할 강조

북한 ‘민족’ 차원서 해외동포에 기대…北 시장경제 활성화에 중국 동포 큰 역할

해외동포 폐쇄된 개성공단 재가동시킬 적임자…북한 주민 위한 업종 전환 필요

北에 LED 지원 최우선 과제 …북한도 기대, 남북관계 대변화 이끌어낼 수도

2017년 새해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사는 없었다. 반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의 신년사는 자신감이 넘쳤고 힘이 실렸다.

극명하게 갈린 남북 지도자의 신년 모습은 경색된 남북관계의 앞날이 순탄치 않음을 예고하는 듯하다.

실제 남북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악화된 상황으로 국내 탄핵정국과 맞물려 당분간 개선의 여지는 없어 보인다. 결국 차기 대통령선거를 계기로 남북관계에 어떠한 변화가 나타날지 알 수 없으나 모든 게 불투명하다.

분명한 것은 현재 굳게 닫힌 남북관계가 꽤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만큼 민족통합(통일)은 요원하고, 남북 모두 발전이 지체된 채 외세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남북관계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움직임이 해외동포를 중심으로 조용하게 진행되고 있다. 해외동포가 ‘민간 경협’을 매개로 북한의 문을 두드리고, 북한 또한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으로 예상돼 얼어붙은 남북관계에 해빙의 단초를 열 것으로 전망된다.

경색된 남북관계 탈출구 안보여

1945년 해방 이후 2016년 1월 초에 이르기까지 남북관계는 엄청난 부침의 역사를 거쳐왔다. 1950년 전쟁이 있었는가 하면 1972년 최초의 남북대화도 열렸다. 이후 남북은 여러차례 크고 작은 충돌이 있었고, 2000년과 2007년엔 남북정상회담도 가졌다.

하지만 남북관계는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았다. 다시말해 협력과 공존ㆍ평화는 구두언에 그쳤고 여전히 ‘대립(대결)’이 남북관계의 현실로 상존해왔다. 현재의 남북관계 또한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정부가 2010년 단행한 5ㆍ24 대북제재 조치 이후 남북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고, 박근혜정부 초기 반짝한 해빙 분위기는 2013년 3월 개성공단 폐쇄 조치로 최악 상황이 됐다. 박 대통령이 탄핵된 현 상황에서는 남북관계 변화의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처럼 남북관계가 부침을 거치면서 결과적으로 ‘대결’ 상태로 남은 데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남과 북의 대화ㆍ교류 주체가‘정부’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즉, 정부가 남북관계를 주도하다 보니 ‘민족’이라는 공동의 이념에 충실하기보다 자국의 입장을 앞세우게 되고 결국 대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민간이 주도해 남북관계를 이끌어갈 수도 없는 상황이다. 남북 모두 현행법에 발이 묶여 민간이 대화나 교류를 자유롭게 할 수 없다.

정부와 민간이 남북관계의 주체로 나설 수 없는 현실에서 최근‘해외동포’가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당사자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현행법의 저촉을 받지 않고 남북을 상대로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고, 특히 북한이 해외동포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향후 역할에 기대를 갖게 한다.

김정은 신년사 ‘해외동포’ 에 큰 관심

앞날이 불투명한 남북관계에 변화의 주체로 해외동포가 주목받는 가운데 남한이 아닌 북한이 먼저 이들에게 손짓을 했다.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은 2017년 신년사에서 이례적으로 ‘해외동포’를 강조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 초입 부분에서 ‘남녘겨레들과 해외동포에 따뜻한 인사’를 보낸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통일을 해나가는 부분에서 해외동포를 여러차례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가 7ㆍ공동성명 발표 마흔다섯돐과 10ㆍ선언발표 열돐이 되는 해라면서 온 민족이 힘을 합쳐 자주통일의 대통로를 열어가야 한다며 해외동포를 거론했다.

이어 “북과 남, 해외의 전체 조선민족은 민족공동의 위업인 조국통일에 모든 것을 복종시키는 원칙에서 련대련합하고 단결하여야 하며 전민족적범위에서 통일운동을 활성화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한 김 위원장은 “북남당국을 포함하여 각 정당, 단체들과 해내외의 각계각층 동포들이 참가하는 전민족적인 통일대회합을 실현하여야 한다”며 “민족의 근본리익을 중시하고 북남관계의 개선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와도 기꺼이 손잡고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베이징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누구와도 기꺼이 손잡겠다’고 한 부분에서 가장 우선시되는 대상이 해외동포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해외동포’를 두드러지게 밝힌데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 ‘전민족적인 통일대회합’을 강조한 것은 올해도 민간 차원의 접촉을 통해 ‘대남 흔들기’를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베이징 소식통은 그와는 전혀 다른 견해를 전했다. 김 위원장이 세계가 주목하는 신년사에서 해외동포를 거듭 언급한 것은 남북관계의 현실을 냉철하게 파악하고 향후 해외동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고려한 전략적인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소식통은 “북한은 작년 1월 초 수소탄 실험과 9월 핵실험을 통해 명실상부하게 핵보유국이 됐다”며 “핵을 보유한 북한과 이전의 북한은 완전히 다르다”고 전했다. 그는 “사실상 핵보유국이 된 북한은 남북관계에서도 우월한 입장에서 섰다고 보고 있다”며 “자신들이 남북관계를 선도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지난해 5월에 열린 당7차 대회를 여러번 강조한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당 7차 대회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밝힌 것은 ‘핵ㆍ경제 병진 노선’으로 핵보유국으로서 당당하게 남한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향해 ‘갑’의 지위를 과시하겠다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것이다. 특히 남한에 대해서는 핵과 미사일로 완벽하게 제압할 수 있다고 보고 남한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북한은 그렇게 남한을 상대하려 했지만 박 대통령이 탄핵으로 정부의 기능을 제대로 할수 없게 되고, 민간 또한 국내법 문제로 한계가 있기에 해외동포에 기대를 나타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그는 “연변 조선족자치주 동포들이 북한의 군사ㆍ경제에 지대한 도움을 준 것을 김정은도 잘 알고 있고, 러시아 등의 동포들도 북한에 힘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해외동포에 대한 김정은의 관심이 남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김정은 체제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는 가운데 그나마 굴러가는 것은 중국 동포들이 북한 시장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라며 “김정은도 그러한 사실을 알고 해외동포에 상당한 기대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외 한반도 전문가들 역시 남북관계가 경색돼 있고, 더욱이 박 대통령이 탄핵된 상황에서 해외동포가 무너진 남북관계를 회복하는데 적임자라고 평가한다.

베이징 소식통은 “북한은 자존심이 강하다. 남한에 손을 내밀기보다 같은 민족인 동포에게 도움을 청하는 게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내 북한 전문 교수는 “남북은 정부 간 교섭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이룬 게 없고 서로정치적 효과를 추구했을 뿐”이라며 “국내 민간이 나서는데 법적인 한계가 있고 유엔의 제재도 있는 만큼 해외동포가 꽉 막힌 남북관계의 물꼬를 틀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동포 ‘경협’으로 북한 문 연다

해외동포가 경색된 남북관계의 가교 역할을 할 경우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다.

베이징의 대북 소식통은 “북한 주민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일이 관건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양을 상대해서는 대다수 주민에게 돌아가는 몫이 줄거나 아예 없을 수 있는 만큼 북한 주민을 상대하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장백산 해외동포지원사업단 이사장은 “북한 주민들의 생필품 같은 그들의 생활에 실질적으로 유익한 사업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1980년대부터 북한과 무역을 해 북한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장백산 이사장은 “평양 외의 95% 북한 주민 생활은 매우 어렵다. 그들을 위한 사업이 필요하다”며 “북한의 식량난과 기초생활난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식품가공업, 농ㆍ수ㆍ임산물 가공업 등이 적합하고 이를 위한 도축장, 도계장, 반찬류ㆍ순대 공장 등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장 이사장은 그러한 생필품과 주식용 재료가 북한 주민에게 전달되기 위해서는 남북 38접경지대에 공단을 건설하는 방안과 ‘물물교환’ 형태의 교역을 강조했다.

38접경지대에 북한 주민을 위한 공단을 건설하는 것은 개성공단 실패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것과 남한 주도로 효율적으로 공장을 가동시키기 위한 측면도 있다.

‘물물교환’ 형태는 북한 주민의 손에 생필품 등이 실질적으로 전달되기 위한 방안이다. 남한의 잉여농산물이나 축산가공품, 농자재 등을 북한 주민에 주고 그들로부터는 북한에 풍부한 임산물, 수산물 등을 받는 형식이다.

장 이사장은 “남북 교역에 ‘돈’이 관여될 경우 평양의 중앙 정부가 개입하게 되고 주민에게 돌아갈 것이 줄어들거나 아예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동포 교역에서는 ‘돈벌이’가 아닌 ‘지원’ 개념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북한을 상대로 무슨‘이득’을 보겠다는 생각은 배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동포, 폐쇄된 개성공단 다시 가동시킬 수 있어

해외동포가 굳게 닫힌 남북의 문을 여는 데는 교역뿐 아니라 개성공단 활용도 거론된다.남북 교류의 상징인 개성공단은 2013년 3월 폐쇄된 이래 방치돼 있다. 이후 남북관계는 개성공단처럼 단절됐고, 입주 업체를 비롯해 이런저런 피해도 적지 않다.

이런 개성공단을 재가동하고 활성화하는데 해외동포가 적임자라는 주장이 상당하다. 해외동포가 남북 교류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폐쇄된 개성공단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성공단을 단지 재가동하는 것은 쉽지 않고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베이징의 대북 소식통은 “북한은 본래 군사지역이었던 곳에 세워진 개성공단을 탐탁치 않게 여겼다”면서 “특히 남한이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해 돈을 벌고 있다는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개성공단 폐쇄로 북한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끊겼지만 시장경제가 활성화되고 중국의 물자 지원 등으로 상당 부분 만회해 큰 타격을 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1980년대부터 남북교역을 해 북한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장백산 해외동포지원사업단 이사장은 “개성공단은 현대그룹의 요구로 인해 그들의 이익을 위해 조성된 것으로 처음부터 ‘민족’차원과는 무관했다”며 “첫단추를 잘못 꽤어 문제가 상존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개성공단이 북한 영향권 아래 있고, 국내 중소기업이 제조업 위주로 운영돼 온 것도 문제가 있다고 했다. 북한 주민이 임금을 받는, 돈이 개입된 형태는 결국‘평양’을 위한 것으로 북한 주민 이익과는 직접적인 관련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장 이사장은 “개성공단이 재가동 되려면 현재 업종을 북한 주민 위주로 전면적인 개편을 해야 한다”며 “그래야 북한도 적극성을 띠고 개성공단을 자원하고 자주 중단되는 사태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南 LED, 北 밝히면‘남북 대변화’ 온다

해외동포가 남북관계 변화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 일차적으로 추진할 중점 사업으로 LED가 주목받고 있다. 이는 북한이 가장 원하는 지원사업이면서 유엔 등 국제사회도 긍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장백산 이사장은 “북한은 시장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식량난 등은 어느정도 해소됐지만 야간 조명은 방법이 없다”면서 “LED 지원이 시급하고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우주에서 아시아의 밤을 촬영한 사진을 보면 북한 전역은 캄캄하게 나와 있다. 다시말해 밤이 되면 북한 주민들의 경제활동은 중단된다.

북한 전문가들은 밤에 조명이 켜진다면 북한 경제는 현재보다 배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장 이사장도 “북한 시장경제를 보면 놀라울 정도로 확산되고 발전하고 있다”며 “야간에 조명만 밝혀지면 북한은 몰라보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LED의 경우 한국이 세계적 기술을 갖고 있는 만큼 북한에 지원될 경우 북한은 물론 남북관계 변화의 획기적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LED는 중소업종 적합 분야이고 북한과 연계되면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어 한국에도 매우 유용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LED 사업의 경우 중소기업이 나서야 하는 만큼 중소기업중앙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들은 중소기업중앙회도 남북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업에 관심이 많은 만큼 북한에 대한 LED 지원은 최적의 플랜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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