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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성남시장 ‘독도 소송’에 숨겨진 이야기

국민적 지지 업었던 소송… 준비부족ㆍ시장출마로 문제 제기, 결국 패소

이민석 변호사 “독도소송, 상대는 요미우리 아닌 이명박 대통령이었어야”

정치적ㆍ외교적ㆍ국민적 관심 집중된 독도소송, 그러나 부족했던 소장 내용

독도소송 패소에도 변호사 활동 인기 바탕으로 성남시장 선거에서 당선




  • 이재명 성남시장 (사진=연합)
과거 이재명 성남시장이 변호를 맡았던 ‘독도소송’에 대한 뒷이야기가 공개됐다. 해당 소송은 이재명 당시 민주당 부대변인과 1886명의 국민소송인단이 지난 2009년 8월 일본 요미우리신문을 상대로 오보에 대한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등을 청구한 사건이다.

앞서 요미우리신문은 같은 해 7월 15일자 기사에서 한일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일본교과서 독도영유권 표기에 대해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가 “교과서에 다케시마(竹島ㆍ독도의 일본명)라고 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자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실이 전해지며 전 국민적인 분노가 일었고, 대규모 국민소송인단은 요미우리신문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재명 시장은 이 소송의 무료변론을 맡으며 화제가 됐다. 아쉽게도 소송은 법원으로부터 기각판결을 받았지만, 이 시장은 시민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으며 이후 성남시장에 당선됐다.

그런데 당시 소송 준비가 부실했고, 이재명 시장이 도중 변론에서 이탈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주간한국>은 해당 소송의 준비서면 작성을 도왔던 이민석 변호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독도소송 당시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국민소송인단이 요미우리신문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대해 다수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소송인단을 ‘독도수호대’라며 지지했지만, ‘왜 이명박 대통령이 아닌, 요미우리신문에 소송을 거는가’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당시 소송을 두고 이런 상반된 입장이 있었던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선 1886명이 왜 분노해 소송까지 갔는지 ‘발단’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 사건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라는 발언에서 비롯됐다. 만약 요미우리가 이 대통령의 발언을 왜곡해 보도한 것이 명백했다면, 그들에게 정정보도를 요청하거나 소송을 제기할 당사자는 이 대통령이나 청와대 측이었다. 이재명 시장과 소송인단들이 소송을 제기한다면 사건의 발단이자 ‘독도는 한국땅이다’라고 당당하게 말하지 못했던 이명박 대통령에 했어야 맞다고 생각한다. 엄밀히 말해 소송을 제기했을 때 요미우리 측이 오보를 냈을 것이라 생각했던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그들 대부분은 이명박 대통령이 해당 발언을 했었을 것이라 믿으면서 요미우리에 소송을 걸었다고 생각한다. 당시 소송인단의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은 전반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이라는 뉘앙스가 강했다. 아무리 한국인들의 정서에 반하는 보도를 했던 일본 신문사라고 할지라도 사실에 입각해 기사를 냈다고 거듭 밝힌 언론사의 보도의 자유를 침해할 권리는 없다. 때문에 소송인단이 요미우리에 소송을 제기한 점은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라는 생각이 든다.”

- 그렇다면 그 소송은 무의미했다는 뜻인가?

“우리 영토를 자신들의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 정부 및 언론에 대한 태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때문에 당시 1886명 소송인단의 분노와 애국의 마음을 담은 소송 자체는 큰 의미가 있었다. 단지 해당 소송은 요미우리가 아닌, 이명박 대통령에게 했어야 맞았다. 설령 요미우리 측에 대한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타당한 모양새였다고 할지라도, 첫 단계부터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문제가 있었다.”

- 그 문제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었는가?

“해당 소송은 당시 온 국민들의 관심을 받았고, 여러 민감한 사항이 얽힌 굉장히 중요한 사건이었다. 그만큼 보다 철저하게 소송자료를 준비하고 납득할 수 있는 주장을 펼쳐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시장이 소송대리인으로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은 본문의 분량이 겨우 3페이지에 불과했다. 그만큼 요미우리가 허위보도를 했다는 근거가 미약했기 때문에 소장에 담을 내용이 부족했고, 준비가 덜 됐다는 뜻이었다. 특히 당시 소송인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한 회원은 ‘이기면 요미우리가 박살나고, 지면 이명박이 박살나니 손해 볼 것이 없는 소송’이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상대는 외국의 대형 언론사이자 정치적ㆍ외교적 그리고 국민 정서적 측면 등 여러 문제가 걸린 중요한 소송이었는데 이런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에 굉장히 놀랐다. 그래서 이재명 시장에게 소송자료가 미진했다는 점, 요미우리의 오보가 사실이라 할지라도 ‘현실적 악의’를 인정하기 위한 조사도 필요했다는 점, 그리고 아무리 이명박 대통령이 싫더라도 언론사의 보도의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등의 내용을 실어 이메일을 보냈다.”

- 이재명 시장으로부터 답장을 받을 수 있었는가?

“당시 나는 이재명 시장이 성남시장에 출마하면서 만든 인터넷 홍보자료에 나와 있던 이메일 주소로 메일을 보냈다. 그 이메일 주소는 이 시장이 언론에도 공개했던 주소로, 답장이 올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끝내 오지 않았다. 심지어 이재명 시장은 이 소송의 변론준비기일에 한 번 참여한 뒤 성남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선거법 위반의 소지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로 중간에 소송을 대리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 시장 입장에서는 해당 소송의 무료변론을 맡아 국민적 지지를 받으며 긍정적 이미지를 쌓았고, MB정부를 견제하는 소득까지 올렸다. 동시에 성남시장 출마까지 이어졌지만, 요미우리 소송은 흐지부지하게 끝날 위기에 놓였던 것이다. 실제로 소송인단은 (이재명) 변호사 없이 변론기일에 출석하는 황당한 일을 겪었고, 이후 소송인단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변호사 없이 소송을 진행할 것 같다는 우려섞인 글이 올라왔다. 나 역시 이 소송에 큰 관심을 가지며 소송인단을 응원하고 있던 한 사람으로서 도저히 그 상황을 지켜만 보고 있을 수 없었다.”

- 이민석 변호사 본인이 소송을 대신 맡았다는 말인가?

“내가 소송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는 않았다. 소송인단의 글을 접한 뒤 커뮤니티 운영자의 이메일로 소장을 보내달라고 연락했고, 그것을 받을 수 있었다. 그 후 이메일로 준비서면을 보낸 뒤 운영자에게 소송인단 대표와 이야기하고 싶다고 전했고, 소송인단 대표 중 한 사람과 만날 수 있었다. 당시 나는 소송인단에게 ‘왜 이명박 대통령이 아닌, 요미우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 했는가’라고 가장 먼저 주장했다. 나는 소송인단 대표에게 준비서면을 빨리 법원에 제출하라고 전했다. 준비서면은 본문이 30페이지를 넘었고 일본어 증거자료 2개도 첨부했다. 준비서면에는 헌법적 쟁점과 언론의 자유 및 그 한계에 대해 논했고, 소송과정에서 요미우리에 대한 소를 취하할 수 있다는 내용 등을 명시했다.”

- 이후 소송은 어떻게 진행됐는가?

“그런데 2010년 3월 초에 국민일보가 이명박 대통령의 당시 ‘기다려달라’ 발언이 사실이었다는 단독보도를 내고 이 사건이 다시 크게 이슈화됐다. 이후 다행히도 이재명 시장은 다시 소송을 대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내가 작성한 준비서면 내용을 약간 수정해 법원에 제출했다. 소송이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걱정이 있었기 때문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시장은 내가 특별히 강조했던 부분인 ‘소송과정에서 요미우리에 대한 소를 취하할 수 있다’는 표현을 삭제한 채 준비서면을 제출했다. 결국 같은 해 4월 법원은 해당 소송의 기각 판결을 내렸다. 소송인단 일부가 항소했지만, 역시 항소기각 판결을 받았다. 당시 법원은 소송인단이 요미우리의 보도를 통해 직접적으로 명예훼손을 당한 피해자로 볼 수 없고, 소송인단의 인격적 법익이 보도로 침해됐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 이재명 시장은 당시 요미우리 소송에서부터 최근 TV조선에 대한 소송까지 언론사 소송에 인연이 있다. 최근 이재명 시장은 언론의 자유는 보장하되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고 악의적이거나 반공익적 목적이 있다면 해당 언론사의 허가ㆍ등록 취소 등 강경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인데 이에 대해 법조인이자 사회운동가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흔히 ‘조중동’으로 불리는 주요 신문사의 왜곡보도에 대해서는 나 역시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심지어 나는 자택 대문에 ‘나쁜 것은 딱 끊읍시다. 조중동’이라는 스티커를 붙여 놓은 적도 있었다. 왜곡보도의 경우에는 정정보도나 반론보도 및 민형사상 소송을 통해 구제를 받을 수 있다. 또 시민운동을 통해 왜곡언론 반대 정론지 구독운동 등의 활동을 펼칠 수도 있다. 물론 TV조선의 이재명 시장에 대한 보도는 문제의 소지가 있었다. 그러나 언론사를 폐간시키겠다는 것은 과잉금지에 반하고 향후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키게 된다. 이재명 시장도 <주간한국>이 최근에 보도했던 대로 TV조선에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철거민들이 새누리당 시의원과 공모해 편집ㆍ조작한 동영상을 시의회에 상영했다는 허위사실을 주장하지 않았는가. 자신도 말에 신중하지 않은 채 TV조선의 왜곡보도만을 지탄한다면, 유력 대권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한 사람이 갖춰야 할 태도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한편, <주간한국>은 이민석 변호사와 인터뷰를 나눈 내용의 진위여부를 확인하며 공정한 취재를 하기 위해 성남시청 측에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아닌, 요미우리 신문에 소송을 제기해야만 했던 이유와 이민석 변호사가 작성했던 준비서면의 내용을 수정한 사실, 그리고 당시 소송이 철저한 준비를 거쳐 진행됐는지 여부 등을 물었다. 그러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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