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ㆍ안희정ㆍ이재명 틈 속에서 기적 꿈꾸는 최성

이인제ㆍ원유철ㆍ안상수 출마한 새누리당…최대 7명 더 출마

군소후보로 전락한 천정배ㆍ심상정 주목받지 못해

4월 말ㆍ5월 초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대권주자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문재인 전 당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의 3파전으로 좁혀졌고, 최근에는 문재인ㆍ안희정 양강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야권의 또 다른 한 축인 국민의당은 지난 7일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합류함에 따라 안철수 전 대표와의 2파전 양상이다.

개혁ㆍ중도보수를 지향하는 바른정당은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가 뛰고 있지만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여권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사실상 대권 행보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

19대 대통령에 도전하고 있는 이들은 언급한 8명만 있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최성 고양시장이 당내 첫 번째 대권 도전을 선포했고, 대권 후보가 보이지 않던 새누리당에서도 출사표를 던지는 후보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밖에 국민의당에서는 천정배 의원, 정의당은 심상정 대표ㆍ강상구 교육연수원 부원장도 존재감을 드러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주간한국>은 유력 대선 주자들에게 가려 있지만 이변을 꿈꾸는 군소후보들을 살펴봤다. 후보들은 여론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인물들로 추렸다.

1.1%의 기적을 꿈꾸는 최성 고양시장

최성 고양시장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등록 1호다. 하지만 문재인ㆍ안희정ㆍ이재명 3파전에 합류하기에는 지지율이 미미하다. 대선주자 여론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이유로 전국 지지율은 알 수 없지만 민주당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1월에 1.1%, 2월 초에는 0.5%를 기록했다. 낮은 지지율에 대해 최 시장은 “높은 지지율이 있어도 국민들에게 탄핵되는 상황이고, 반기문 전 총장도 자진 불출마를 선언한 상황”이라며 “고양 시장에 출마할 때 0% 지지율로 시작해 현재까지 8승 1패의 선거전적을 가지고 있어 문제될 게 없다”며 개의치 않는 눈치다. 그는 또 “탄핵이 결정되면 돌풍을 일으키겠다. 본격적인 경선이 시작되고 토론회가 열리면 후보 검증하는 과정에서 지지율이 급상승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지지율을 합치면 50%가 넘는 강력한 경쟁자(문재인ㆍ안희정ㆍ이재명)가 있음에도 최 시장은 왜 경선에 출마했을까. 그는 “대선후보들이 당리당략이나 자신들의 대권욕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며 개헌논쟁이나 3지대 정계개편론 등 한심스러운 작태에 직면하고 있다”며 “고 김대중 대통령의 행동하는 양심을 보여주고 싶어 예비경선에 1호로 등록을 했다”고 밝혔다. 최 시장은 광주 출신으로 김대중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다. 현재 김대중기념사업회 김대중사상계승발전위원장을 맡고 있는 대표적 친DJ계 인사다. 최 시장은 현재 각종 토론회 참석은 물론 북콘서트를 개최하며 이름 알리기에 열중이다. 하지만 정책 공약과 비전 제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촛불민심과 고양시 이야기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무주공산 속 난립하는 새누리당 후보들

새누리당에서 가장 먼저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는 이인제 전 의원이다. 지난달 15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 전 의원은 이번이 4번째 대권 도전이다. 이전까지 4번 대권 도전 이력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뿐이었다. 이 전 의원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지만 탄핵 심판 이후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6일에는 원유철 의원이 대선 레이스에 합류했다. 원 의원은 대선 출사표로 ‘대선 전 개헌’과 ‘외교ㆍ안교’ 화두를 던졌다. 그는 “대선 전 최소 권력 구조 문제만이라도 개헌을 실시하고 대선 후 나머지 문제들에 대해 개헌을 추진하겠다"며 "비핵화 대화를 지속하면서 비핵화 실패 시 조건부 핵무장을 추구하겠다"고 제안했다.

안상수 의원도 같은 날인 6일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대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안 의원은 “헬조선을 외치는 청년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길은 부족한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며 "농지를 활용해 30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청년들과 서민들에게 희망을 줄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출마 의지를 밝혔다.

이 밖에 김관용 경북도지사, 김문수 전 경기지사, 조경태 의원 등이 출마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완종 리스트’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의 출마 가능성도 있다. 홍 지사는 3월 항소심 선고에서 무죄가 날 경우 출마해 황 대행과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는 후문이다.

새누리당에서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는 이유는 일종의 전략으로 보인다. 최대한 많은 대선후보를 내 당내 경선에서 지지세를 결집시킨 뒤 황 권한대행과 단일화를 통해 본선 후보를 내겠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주자들은 탄핵 결정 전까지는 태극기 집회 등에 참가하며 보수층 결집에 공을 들이겠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인적청산 등 국민들이 원하는 수준의 혁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들만의 잔치’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명성만큼 오르지 않는 지지율

이름값에 비해 저조한 지지율에 그치고 있는 후보들이 있다. 천정배 전 국민의당 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주인공이다.

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일찌감치 대선후보 출마를 선언하고 국민의당 대선 경선후보로 활동하며 "개혁적 연합 민주정부'를 주장하고 있지만 존재감은 미미하다. 설상가상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국민의당에 합류함에 따라 당내 입지도 좁아졌다. 여기에 행선지가 국민의당이 유력한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도 경선에 참여한다면 천 전 대표의 앞날은 더욱 불투명해질 가능성이 높다. 천 전 대표는 현재 지지율에 상관없이 호남 민심행보를 통해 지지율을 올려 경선 승리를 1차 목표로 두고 있다.

심 대표 상황도 비슷하다. 인지도 측면에서 앞서 거론한 주자들 가운데 단연 톱이라고 할 수 있는 심 대표의 전국 지지율은 1%가 채 안 된다. 조사 대상에서 빠지는 경우도 많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정의당 지지율은 6.8%로 바른정당(5.8%)을 제치는 등 기세를 올리고 있지만 정작 심 대표의 지지율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미미한 심 대표의 지지율에는 이재명 시장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있다. 이 시장의 당적은 민주당이지만 발언의 수위와 급진성은 진보정당인 정의당에 가깝다는 평이다. 때문에 이 시장이 심 대표의 지지율을 잠식하고 있다는 논리다. 실제로 정의당 지지층이 제일 선호하는 대선 주자는 이 시장이다. 심 대표로서는 뼈아픈 결과다. 그럼에도 심 대표는 대선 레이스 완주 의사를 밝히고 있다. 지난 대선처럼 중도 후보 사퇴는 없다는 의지로 당내 경선을 준비하고 있는 심 대표에게 반등의 기회가 주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허인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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