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 특정후보 밀기에 불만 팽배 표심 향배주목

보수진영 거함 이끌 사령탑 놓고 자질론 무성

1년 넘게 회장을 뽑지 못하고 직무대행 체제로 유지되던 재향군인회(향군) 회장 선거가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선거를 치르게 되면서 후보들을 놓고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대선을 앞두고 보수의 거함인 향군회 사령탑으로 누가 선출될지 정ㆍ관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차기 향군회장의 성향에 따라 대선에서 향군회의 역할범위도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어서다.

향군회 안팎에서 2개의 요인이 선거를 결정지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나는 육사 출신과 비육사출신 간의 표갈림 형상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고, 또 다른 하나는 후보자의 최종 계급이 무엇이었는지가 표심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추가로 하나를 더 덧붙인다면 보훈처의 지원을 등에 업은 후보는 일단 투표에 참여하는 대의원들의 반감을 살 것이라는 말도 들린다.

이번 향군 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김진호 전 합참의장(75ㆍ예비역 육군 대장ㆍ학군 2기), 신상태 전 향군 서울시회장(65ㆍ예비역 육군 대위ㆍ3사 6기), 송영근 전 새누리당 비례대표 국회의원(69ㆍ예비역 육군 중장ㆍ육사 27기), 이선민 전 향군 사무총장(71ㆍ예비역 육군 중장ㆍ학군 6기) 등 모두 4명이다.

향군회 내부에서는 이들 후보와 관련 여러 말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계급이 높은 사람이 당선돼야 대외활동이 수월하고 원활하게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하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육사출신과 3사 출신 사이에 보이지 않는 갈등이 향군회에 존재하는 만큼 여기서 자유로운 사람이 향군회의 힘을 모아야 한다고 의견을 내놓고 있다.

향군회의 한 관계자는 “향군회장 선거를 둘러싼 파행의 배경에는 육사-3사 출신 간의 힘겨루기와 보훈처의 특정인 유력후보 만들기 시도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향군회의 정상화를 바라는 이들은 정부와 협력적인 관계를 잘 구축하고 조직 내부를 잘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을 차기 회장으로 원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포용과 조직정상화를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향군회는 그동안 선거를 치르기 위해 선관위를 구성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선거 출마 선언을 한 후보들이 무더기로 부정선거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았고 이후 향군회 대행체제가 일부 후보의 출마 자격을 박탈하는 등 홍역에 시달렸다.

여기에 보훈처의 특정후보 밀어주기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내부갈등까지 표면화돼 회장 부재 시 60일 내에 선거를 치러야 하는 정관도 무시된 채 파행을 거듭해왔다.

향군은 제36대 회장 선출을 위한 제67차 임시총회를 24일 오후 2시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hankooki.com



윤지환기자 musas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