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ㆍ심상정 대선 완주 천명… 대선 막판 ‘변수’ 가능성도

문재인-안철수 양강구도, 진보-범보수 대결시 김ㆍ심 선택 중요


대선 막판 문재인, 안철수 후보의 접전 상황이 펼쳐진다면 양 진영은 자신들의 이념, 사상, 정책 등이 비슷한 후보들에게 연대를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 그 중 가장 주목받는 후보가 5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이다. ‘대한민국 비상대책위원장’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김 전 위원장은 “각 정파의 유능한 인물들이 힘을 모으는 통합정부가 답”이라면서 “저의 출마와 선거운동은 통합정부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대표의 출마로 인해 김 전 대표가 추진해온 ‘통합연대’를 고리로 후보자 간 이합집산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앙일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 전 대표의 지지율은 1.7%에 불과하다. 하지만 김 전 대표의 지지율이 소폭이나마 오르고 문-안 접전 구도가 펼쳐진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김 전 대표와 정치적으로 거부감이 덜한 안 후보와 손을 잡을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일단 안 후보는 김 전 대표와의 연대에 선을 그었다. 그는 '대선 전 김 전 대표와 연대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 전 대표도 출마했다. 저는 이제 함께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기를 바란다"면서 "그런 일(연대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득표율 1~2% 차이로 당선이 결정되는 박빙 구도로 전개된다면 한 표가 아쉬운 안 후보가 도움을 요청할 것이고 김 전 대표는 이를 적절하게 활용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종인계’로 분류됐던 이언주 의원의 국민의당 입당도 안-김 연대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에 이 의원은 “생각은 안 해 봤지만 만약에 내 역할이 필요하다면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다만 그 문제는 본인들이, 당사자들이 결정하실 부분이니까 내가 지금 말씀드리기는 성급하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변수다. 현재 심 후보의 지지율은 2~4%대다. 낮은 지지율에 머물고 있지만 심 후보는 “지난 대선 때 내 정치인생에서 중도사퇴는 마지막이라고 한 적 있다. 심상정의 사퇴는 촛불시민의 사퇴다. 촛불시민들이 부여한 사명을 완수해 낼 책임이 있다“며 대선 완주 의지를 강하게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문-안 양강 구도가 초박빙으로 흘러갈 경우, 진정한 정권 교체를 원하는 진보 지지층에서 심 후보의 사퇴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갤럽이 7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재 심 후보를 지지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68%로 다른 후보들 가운데 가장 높았다. 후보에 대한 충성도가 타 후보에 비해 높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심 후보 지지층이 문 후보 쪽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유의미한 지지율이 나오지 않을 경우 심 후보로서는 중대 결심을 해야 할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 기사에 인용된 모든 여론조사는 응답률과 통계 보정 방법 등 조사 관련 상세 사항을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허인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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