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ㆍ안철수 양강 대결에 홍준표 다크호스로 부상 …영ㆍ호남 표심이 대권 좌우

文 지지율 1위 회복, 安ㆍ洪 중도ㆍ보수표 분산…文 대권 유리

文ㆍ安, 호남지역 박빙에서 최대 30%p 차이로 벌어져

PK, 文 아성 뒤집지 못하는 安ㆍ洪…요동치는 TK, 결국 보수 대결집?

安ㆍ洪ㆍ 劉의 보수 제로섬 게임…文에 유리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양강 구도의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4월 첫째 주 후보 확정 이후 급등한 안 후보의 지지율이 4월 둘째 주를 거치면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4월 셋째 주 발표한 여론조사기관 7곳의 여론조사 발표결과에서 문 후보는 1개(조사의뢰-YTN, 서울신문, 조사기관-마크로밀엠브레인)을 제외한 6개 여론조사에서 소폭 상승하며 4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반면, 안 후보는 YTN, 서울신문 의뢰,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만 1.4%p 상승했을 뿐, 나머지 여론조사에서는 3~6%p 가량 하락했다. 문 후보와의 격차는 적게는 3%p에서 많게는 11%p까지 벌어졌다.

안 후보의 상승세가 한풀 꺾인 것은 ‘단설 유치원 신설을 자제하겠다’는 공약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논란을 일으킨 데다, 부인 김미경 교수의 ‘1+1 임용 특혜 의혹’과 국회 보좌진을 사적으로 이용했던 보도 등 부정적 보도 등이 지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4월 둘째 주 초반 5자 대결에서 앞선 여론조사결과도 나왔던 안 후보는 4월 셋째 주에 나온 결과에서는 지지율이 전국적으로 하락했다. 특히 호남에서 하락폭이 컸다. 또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대선 후보 결정 전 지지율로 조금씩 올라오는 분위기다. 리얼미터가 지난 17~1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4월 들어 처음으로 두 자릿 수 전국 지지율(10.2%)을 기록하기도 했다. 눈여겨봐야 할 점은 영남, 특히 TK(대구·경북)에서 홍 후보의 지지율이 전국 지지율의 두 배에 육박하는 지지율로 올라오고 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홍 후보는 TK에서 19.0%의 지지를 받았다. 여전히 영남 유권자들의 표심이 유동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지난 3주간 지역별 여론조사를 보면 수도권에서 문재인ㆍ안철수ㆍ홍준표 후보의 지지율은 4월 첫째 주로 돌아간 모습이다. 호남에서는 문재인 후보는 조금 오르거나 현상유지, 안철수 후보는 급등했다가 하락, 홍준표 후보는 미미한 지지율을 기록했다. 영남에서는 문 후보는 현상유지 또는 하락, 안 후보는 지속적으로 상승한 조사도 있는 반면, 일주일마다 널뛰기하는 조사도 나왔다. 홍 후보는 완만한 상승세다.

선거가 10여 일 남은 현재, 세 후보에게 영ㆍ호남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문 후보와 안 후보에게 호남은 전통적 지지기반이다. 전략적 몰표 가능성이 줄어든 호남에서 큰 격차가 벌어지게 된다면 청와대 입성은 물 건너간 것이나 다름없다.

영남은 상황이 복잡하다. 강력한 보수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PK(부산ㆍ울산ㆍ경남)와 TK의 분위기가 다르다. PK에서 문 후보는 근소한 격차를 보이며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TK에서는 안 후보가 보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홍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도 지지율이 오르고 있어 보수층의 마음을 잡아야 할 안 후보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文ㆍ安, 호남지역 박빙에서 최대 30%p 차이로 벌어져

지난 17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안철수 후보는 서울 광화문 유세를 끝내자마자 곧바로 전주와 광주를 방문했다. 문재인 후보는 취약지역인 대구를 먼저 방문한 후 이튿날인 18일, 제주를 찍고 전주와 광주를 찾았다. 하루 간격으로 호남을 찾아 지역 표심에 호소한 셈이다.

두 후보가 이렇게 호남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여론조사에서는 문 후보가 안 후보와의 격차를 조금씩 벌이는 모습이다. 4월 둘째 주 호남에서 안 후보가 문 후보를 앞서는 결과도 있었지만 이번 주 들어서는 적게는 10%p에서 많게는 30%p까지 격차가 벌어진 결과들이 나왔다. 지난 3주간 흐름을 보면 안 후보의 급락세는 두드러진다. 리얼미터(4월 3~7일, 10~12일, 17~18일 실시)의 조사에서 문 후보는 46.3%→48.9%→45.9%로 40%대 중후반 지지율을 기록했다. 안 후보는 41.7%→43.3%→35.9%로 지난 주 문 후보를 턱 밑까지 추격했다 7.4%p 하락하며 30%대로 떨어졌다.

JTBCㆍ한국리서치(4일, 11~12일, 18~19일 실시) 조사에서는 문 후보는 45.1%→45.9%→57.9%로 이번 주에 전주 대비 12%p나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안 후보는 39.4%→41.1%→27.4%의 추이를 보였다. 4월 둘째 주, 문 후보를 4.8%p까지 따라갔지만 이번 주 20%대로 폭락하며 30.2%p의 큰 격차를 보인 것이다.

데일리안ㆍ알앤써치(3~4일, 9~11일, 16~18일 실시) 조사에서 문 후보는 49.8%→43.8%→57.5%, 안 후보는 39.0%→47.4%→29.3%를 기록했다. 4월 둘째 주에는 안 후보가 문 후보를 근소하게 앞섰지만 이번 주 20%대를 기록하며 28.2%p의 격차를 보였다. 그간 호남에서 박빙 혹은 근소한 열세를 기록하고 있던 안 후보로서는 문 후보와의 격차와 눈에 띄게 벌어진 결과는 뼈아프다. 특히 지난 주 알앤써치 결과에서는 문 후보를 앞서기도 했기 때문에 그 여파는 더 크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의 호남 지지율 하락은 안 후보의 우클릭 행보에 호남 민심이 술렁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선거 컨설턴트는 “안 후보가 작년부터 줄곧 유지해왔던 사드 배치 반대에서 찬성으로 입장을 바꾸면서 보수층에 본격적으로 구애를 시작했지만 집토끼인 호남의 중도ㆍ진보층 민심을 놓친 측면이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여기에 호남 민심에 민감한 5ㆍ18 문제도 불거졌다. 안 후보는 지난 13일 TV 토론회에서 2014년 당시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통합 과정에서 당 강령에서 ‘5ㆍ18 광주민주화운동과 6ㆍ15남북공동선언 관련 사항 삭제 논란과 관련해 “실무선 논의 과정에서 잘못된 발언이 나온 것이며, 내가 바로잡았다. 잘못 알려진 흑색선전”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안 후보의 ‘(제가) 그것을 바로 잡았다’는 토론회 답변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영관 전 장관 발언 직후 당시 대변인이었던 제게 일제히 질문이 주어졌고, 저는 브리핑을 통해 윤 전 장관 발언을 확인해줬다”며 “그 후 저는 모든 의사결정을 혼자서 하던 안 위원장의 조치를 기다렸는데, 밤이 늦을 때까지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밤 늦도록 안 위원장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자 결국 ‘실무자’들이 수습에 나서야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당시 안 위원장은 윤 전 장관을 통해서 6ㆍ15남북공동성명과 10ㆍ4남북정상성명을 정강정책에서 삭제하자는 주장을 했다가 엄청난 비난이 일어나자 철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윤영관 전 장관이 “제 사견이었으며, 안철수 위원장과 상의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안 후보도 “그 당시 강령, 무엇보다 지금 현재 국민의당 강령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일축했지만 여진은 며칠 간 지속됐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의 발언도 논란이었다. 박 대표는 지난 17일 전주 유세 도중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대북 송금 특검에서 우리 김대중 전 대통령을 완전히 골로 보냈다”고 말한 것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공동선대위원장은 “선거가 격앙되기 쉬운데, 공당으로 지킬 품위가 있다”며 유감을 표시했고, 경쟁상대인 바른정당도 비판했다. 유승민 후보 측 지상욱 대변인단장은 “노골적으로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있다”며 “돈 몰이 경선을 호남돌풍으로 포장하더니, 말 바꾸기를 보수로 위장전입하더니, 이제는 호남에서 표가 떨어지자 노골적으로 호남당이라고 외치고 있다”고 논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호남 바닥 민심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전북 지역은 문 후보 쪽으로 조금 기우는 분위기다. 17일 방문한 안 후보 유세보다 18일 문 후보의 유세 열기가 더욱 뜨거웠기 때문이다. 전북대 근처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50대 박 모씨는 “어제(17일) 온 안철수 후보 유세 때보다 문재인 후보를 보려고 사람들이 더 많이 몰린 것 같다”며 “요즘은 안철수보다 문재인을 더 많이 얘기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전북대를 다니는 한 대학생은 “보수층을 잡으려고 너무 우클릭 행보를 하는 것 같다”며 “줄타기하는 모습이 썩 보기 좋지는 않다”는 반응이었다.

광주 지역은 세대별로 민심이 나뉘고 있다. 20~40대는 문재인, 50대 이상은 안철수를 지지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충장로에서 노점상을 하는 40대 김 모씨는 “젊은 사람들은 문재인을 많이 좋아한다. 그에 반해 나이가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문재인에 대한 반감이 상당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론조사도 비슷한 결과다. 시민의소리ㆍ알앤써치가 지난 15일, 16일 광주지역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문 후보는 20~40대에서 50~60%대의 지지율을 얻은 반면, 안 후보는 50대에서 49.5%, 60대 이상에서 60.3%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향후 호남에서 남은 변수는 안보다. 문재인ㆍ안철수 후보의 안보관이 분명하게 차이가 있음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TV토론회에서 문 후보는 보수층에서 공격받을 수 있는 ‘주적’ 논란에 대해 기존 입장을 유지한 반면, 안 후보는 햇볕정책에 관해 “공과 과가 있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두 후보의 북한 및 안보에 대한 입장 차이에 대해 호남 민심이 어떻게 반응할지 지켜보는 것도 이번 대선의 관전 포인트다.

PK, 文 아성 뒤집지 못하는 安ㆍ洪

PK 지역은 문 후보의 고향인데다 지역구 국회의원을 지냈기 때문에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높은 편이다. 또한 지난 대선과 비교해봤을 때 TK와는 달리 보수 색채가 많이 옅어졌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이는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난다.

리얼미터(4월 3~7일, 10~12일, 17~18일 실시)의 조사에서 문 후보는 PK에서 45.2%→44.6%→43.3%를 기록했다. JTBC·한국리서치(4일, 11~12일, 18~19일 실시) 조사에서는 44.6%→37.5%→38.6%을, 데일리안·알앤써치(3~4일, 9~11일, 16~18일 실시) 조사는 39.8%→43.2%→46.3%의 지지율을 얻었다. 문 후보는 40% 안팎의 지지율로 PK에서 꾸준히 지지받고 있는 모습이다.

40%대를 오르내리는 문 후보와는 달리 안철수 후보는 20~30%대의 PK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안 후보는 리얼미터 조사에서 30.7%→31.0%→32.2%, JTBCㆍ한국리서치 조사에서는 22.9%→34.1%→24.0%, 데일리안·알앤써치 조사에서는 27.7%→29.0%→24.5%의 지지율 변동을 보였다. 등락을 거듭하는 모양새다.

경남도지사를 지냈던 홍준표 후보는 꾸준히 15% 전후의 지지를 기록하고 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홍 후보는 13.0%→14.3%→15.6%를, JTBCㆍ한국리서치에서는 14.4%→10.5%→14.4%, 데일리안ㆍ알앤써치 조사에서는 18.0%→15.2%→16.4%의 지지율을 보였다. 안 후보의 지지율이 급등했던 4월 둘째 주에 소폭 하락했지만 다시 자신의 지지율을 회복하는 모습이다.

문 후보는 기세를 몰아 PK에서 사상 첫 진보진영 1위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다. 문 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 PK에서 40%에 조금 못 미치는 득표율을 기록한 바 있다. (부산 39.87%, 울산 39.78%, 경남 36.33%) 전국적 지지를 받는 ‘국민통합’ 대통령을 내세우고 있는 문 후보로서는 TK에서 1위를 차지하지 못하더라도 PK 지역을 탈환한다면 지역감정을 일부분 해소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문 후보 측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국민대 특임교수와 상도동계 좌장인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의 지지선언을 이끌어냈다. 김 교수는 최근 몇 년간 문 후보와 교감이 있었고, 김 이사장은 2012년 대선 때도 문 후보를 지지한 바 있다. 이런 이유로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두 인사의 공통분모인 YS라는 상징성이 PK지역 고연령층에 일부분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김 이사장 영입에 상당히 공을 들인 국민의당 측은 못내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PK 바닥민심은 문재인, 안철수, 홍준표 후보가 모두 거론되고 있다. 부산 사상구에서 자영업을 하는 최상덕(47세)씨는 “지난번에도 문재인을 찍었다. 지난 4년 동안 맷집이 튼튼해진 느낌이다. 국정 경험도 있어 바로 업무를 시작해야 하는 이번 대통령에 가장 적합할 듯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부산 서면에 사는 50대 주부 한 모씨는 “문재인이나 홍준표나 너무 극단으로 치우쳐 있다. 중도적이고 기업 경영 경험도 있는 안철수가 조금 더 나아 보인다. 첫 TV토론에서 아쉬운 모습도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다. 다 처음엔 그런거다”라는 입장이다. 70대 이 모씨는 “북한이 저 난리를 치는데 무엇보다도 안보가 중요하다. 우리도 이제 강하게 나가야 한다. 안보 측면에서 가장 분명한 태도를 보이는 홍준표가 제일 좋다”고 밝히기도 했다.

요동치는 TK, 결국 보수 대결집?

보수의 핵심, TK도 초미의 관심지역이다. TK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대선의 향방이 결정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현재 TK 지역 여론조사는 하루가 다르게 요동치고 있다. 문재인, 안철수, 홍준표 후보 적어도 한번씩 1위를 차지하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리얼미터(4월 3~7일, 10~12일, 17~18일 실시)의 조사에서 문 후보는 30.1%→30.5%→27.4%, 안 후보는 33.4%→40.1%→35.1%, 홍 후보는 14.7%→13.3%→19.0%을 기록했다. 안 후보가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홍 후보가 전국 지지율의 2배가 넘는 19%를 기록하며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JTBCㆍ한국리서치 조사(4일, 11~12일, 18~19일 실시)에서는 문 후보 26.7%→35.5%→21.3%, 안 후보 38.2%→29.9%→44.8%, 홍 후보는 16.1%→12.3%→14.5%로 나왔다. 문 후보가 오르면 안 후보가 하락하고, 문 후보가 하락하면 안 후보가 상승하는 경향이다.

데일리안ㆍ알앤써치(3~4일, 9~11일, 16~18일 실시) 조사는 문 후보 30.6%→32.7%→25.0%, 안 후보 23.1%→33.0%→44.0%, 홍 후보 24.6%→15.1%→18.2%의 지지율을 받았다. 3개 여론조사에서 볼 수 있듯이 안 후보가 점차 TK에서 지지율을 다져가는 모습인 반면, 문 후보는 20%대에서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주목할 부분은 홍 후보다. TK에서 10% 후반 대 지지율을 보이며 보수 대결집 전략이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홍 후보가 TK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홍 후보는 26%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문 후보(24%), 안 후보(23%)를 제치고 처음으로 TK 선두를 탈환했다. 일주일 전 조사에서는 안 후보 48%, 문 후보 25%, 홍 후보 8% 순이었다. 불과 1주일 사이에 홍 후보 지지율이 18%p 뛰어오른 반면 안 후보 지지율은 25%p 떨어졌다. 홍 후보 지지이유로는 대북 안보(21%), 결단력(13%), 믿음(10%) 순으로 나왔다. “대북정책에 관한 한 문재인 후보는 모든 걸 김정은이 결정한다. 대북정책에 관한 한국 대통령은 김정은이 된다”는 등 홍 후보의 대북 관련 강성 발언이 먹혀 들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홍 후보는 안 후보에 대한 견제도 지속하고 있다. 그는 최근 “안철수 후보는 박지원 대표 그늘에 있는 위장보수”, “토론회에서 '안 후보의 포스터가 합성사진이냐'고 물었다. 목은 안 후보인데 몸은 박(지원) 대표가 아니냐”고 말하면서 보수층이 강한 반감을 갖고 있는 박지원 대표를 거론하며 안 후보 지지층을 흔들고 있다. 실제로 지난 두 차례 TV토론에서 가장 저조한 평가를 받은 홍 후보이지만 TK에서는 “문재인은 좌파임을 재확인했고 안철수는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반면 홍준표는 대북정책에 대해 가장 확실하고 명확하게 주장했다. 안보관 하나는 믿을 만하다”, “안보관 하나는 확실해서 좋다. 홍준표를 찍을 것”이라는 등 호평을 받고 있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설명이다.

安ㆍ洪ㆍ劉의 보수 제로섬 게임

TK민심이 요동치면서 보수의 선택이 이번 선거의 최대 관전포인트로 떠올랐다. 진보, 중도ㆍ진보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문 후보는 40% 안팎의 지지율을 다져가는 분위기다. 현재 지지율 추이상 안 후보가 보수층의 확실한 지지를 받지 못하면 문 후보를 역전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대다수 선거 전문가들의 중론이기도 하다. 보수층 표심이 흩어질 경우 안 후보의 대권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홍 후보에 대한 보수층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 현재 흐름은 안 후보에게는 치명적이다. 특히 TK에서 홍 후보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그 파급력은 더욱 크다. 보수 진영에게 TK가 갖는 상징성과 영향력을 감안하면 PK와 강원ㆍ제주, 대전ㆍ충청 등 보수 성향이 강한 다른 지역으로도 여파가 미칠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TK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유 후보는 이번 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6~8%의 TK 지지율을 기록했다. (리얼미터 8.1%, 한국리서치 5.6%, 알앤써치 6.7%, 한국갤럽 6%) 이전까지 유 후보는 TK에서 지지율 2~3% 수준에 그쳤다. 홍 후보의 급등, 유 후보의 약진은 보수층 표를 최대한 끌어 모아야 하는 안 후보로서는 결코 반갑지 않은 결과다.

영남 지역 한 오피니언은 “보수 후보들의 지지율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보수층 표심을 두고 물고 물리는 제로섬 게임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지지율 확장을 위해 보수 세력 지지가 절실한 안 후보, 강한 보수로의 변화를 꿈꾸는 홍 후보, 보수의 새 희망을 자처하는 유 후보, 모두 보수층 파이를 얼마나 차지하느냐에 따라 각자의 정치 운명이 걸려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누가 승자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허인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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