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유력, 김근식 급부상 배경은?

통일부 장관 후보 송영길 1순위…김근식 다크호스 배후 이해찬 거론돼

이해찬 중국특사, 송영길 러시아 특사 통일부 장관‘장외 대결’ 소문

문재인 정부의 각료 인선이 체계를 갖춰가고 있는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부서 중 하나는 통일부와 국방부다. 지난 10년의 보수 정권에서 북한과 극한 대립를 지속해온 터라 문재인 정부에서는 큰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북한이 연신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며 문제인 정부를 위협하는 것도 두 부서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있다.

그중 통일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획기적인 남북관계 변화를 공약한 상황이어서 그 수장이 누가 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잇다.

그런데 최근 통일부 장관 자리를 놓고 당과 청와대 안팎에서 이런저런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유력한 후보를 제치고 특정 인사가 부상하고 있다는 게 요지다. 또한 문 대통령의 측근 실세가 그 인사를 밀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통일부 장관 인선을 둘러싼 ‘이상 기류’를 살펴봤다.

‘안보 라인’ 마지막 퍼즐 통일ㆍ국방 장관

북한의 미사일 도발 위협과 미국과 중국의 엇갈린 동북아전략에 따라 한반도 위기 상황이 고조되면서 문재인정부의 ‘안보 라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외교안보의 컨트롤타워인 안보실장에 정의용 전 주제네바대표부 대사를 임명하고, 외교부 장관에는 유엔 다자외교 전문가인 강경화 전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보를 내정했다. 안보실 1차장에는 남북 군사회담 전문가인 이상철 성신여대 안보학 교수(예비역 육군 준장)를, 2차장에는 문재인 캠프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김기정 연세대 교수를 임명했다.

모두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9년 동안엔 부각되지 않았던 인사들로, 그간 북한 핵 문제나 한ㆍ미 동맹 관련 이슈를 다뤄 본 경험이 거의 없거나 미약하다.

때문에 ‘안보 라인’의 중요 퍼즐인 국방부ㆍ통일부에는 북핵과 미사일 위기,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한ㆍ일 위안부 합의 재협상 등 당면한 핵심 외교안보 현안을 직접 다뤄본 경험이 있는 전문가가 요구되고 있다.

현재 국방부 장관에는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이 유력한 가운데 백군기 전 3야전군사령관, 정승조 전 합참의장, 박종원 전 공군참모총장이 거론되고 있다.

통일부 장관에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선원 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 천해성 전 통일부 정책실장, 조명균 전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 등이 물망에 올랐다.

이해찬 전 총리-송영길 의원 대결?

현재 청와대와 민주당 주변에서는 송영길 의원이 가장 유력하게 통일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송영길 의원은 인천시장으로 일할 때 남북관계 개선에 큰 관심을 갖고 남북교류협력사업을 대폭 확대했다. 송 의원은 사드 배치 논란과 관련해 중국을 방문해 왕이 외교부장과 면담을 하기도 했다.

송 의원은 지난 19대 대선에서 선대위의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고, 새 정부의 러시아 특사로 내정됐다. 송 특사는 24일(현지 시각)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45분간 만나 한반도 문제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송 의원을 러시아로 특사로 보낸 것은 러시아를 활용해 경직된 남북관계를 풀려는 전략으로 그만큼 송 의원을 신뢰하고 있는 방증으로 해석한다.

그런데 최근 통일부 장관 후보로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는 얘기가 당 안팎에서 돌고 있다.

김근식 교수는 북한ㆍ통일 분야 전문가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수행해 평양을 방문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을 했다.

김 교수는 2009년 전주 덕진에서 민주당 국회의원으로 출마해 정동영 의원에게 패했고, 2016년엔 국민의당에 입당해 전주 덕진 국회의원 후보 출마를 선언했으나 낙천했다.

때문에 일부에선 김 교수가 북한과 통일 분야 전문가는 맞지만 정치 이력상 통일부 장관으론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김 교수가 통일부 장관 후보로 급부상한데는 누군가, 또는 모처에서 힘을 실어주기 때문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런 ‘보이지 않는 손’으로 이해찬 전 총리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는 이 전 총리와 김 교수와의 특별한 인연에 근거한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이 전 총리는 사전에 북한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논의하는 등 실질적인 주역이었다. 김 교수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수행하여 평양을 방문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을 했다.

또한 이 전 총리가 노무현재단이사장으로서 2011년 시도한 ‘2011 봉하캠프’(2월 24∼26일)도 함께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이해찬 전 총리, 김두관 의원이 메인 강연을 했고, 김 교수는 ‘한반도 평화와 청년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 전 총리가 민주통합당 비대위원장이던 2012년 2월 13일 개최한 ‘한반도 정세변화와 평화ㆍ통일 정책의 재구성’이란 주제의 간담회에서 김 교수는 주제 발표를 했다.

일설에는 이 전 총리가 중국 특사로 시진핑 주석 등을 만날 때 남북관계에서 중요 역할을할 것임을 알리고 중국 측의 도움을 요청했다는 얘기도 있다. 나아가 이 전 총리가 통일부 장관에 자기 사람을 앉혀 복잡다단한 남북관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려는 게 아니냐는 말도 덧붙여진다.

반면 송영길 의원은 내심 통일부 장관을 적극 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ㆍ통일에 대한남다른 관심과 함께 통일부 장관으로 일정한 성과를 거둬 ‘또다른 도약’을 계산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송 의원은 러시아 특사로 푸틴 대통령을 만나 한반도 문제에 주요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와 당 안팎의 얘기나 소문 대로라면 문재인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놓고 이해찬 전 총리와 송영길 의원이 충돌하는 양상이다.

통일부 장관 윤곽은 이낙연 총리 인준을 계기로 구체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이홍우 기자

-송영길 러시아 특사가 24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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