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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박근혜ㆍ최순실 재판, 검찰 ‘신의 한 수’ 던지나

사건 연루자 재판 앞두고 전 정권 핵심 실세 추가 수사 박차

최순실 선고 후폭풍…이명박ㆍ박근혜 정권 정경유착 정면 겨냥

국정농단의 주범인 ‘비선실세’ 최순실씨에 대해 검찰이 25년을 구형하면서 다른 이들에 대한 구형과 이에 따른 재판부의 판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씨에 대한 선고가 다음 달 말로 예정된 가운데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다른 피고인들도 내년 초 줄줄이 선고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는 지난 14일 최씨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다음 달 26일로 선고공판 일자를 고지했다.

재판부는 사건 기록의 양이 방대해 통상의 경우처럼 결심공판 4주 이내 선고가 어렵다는 점에 대해 소송 관계인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아울러 별도로 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도 심리 중이라는 점도 이유로 꼽았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의 재판 보이콧에 따른 변호인단 사임으로 공전을 거듭하던 재판을 지난달 27일부터 정상화시켰다. 박 전 대통령이 여전히 출석을 거부하고 있지만 5명의 국선전담변호사로 꾸린 변호인단이 참여한 가운데 궐석재판으로 심리를 이어가고 있다.

최씨 등 공범들에 대한 심리가 마무리되면서 추후 심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부터는 주 3회 공판이 예정돼 있다. 법원의 휴정기인 12월 마지막 주와 1월 첫째 주에도 공판을 이어간다.

법조계에선 박 전 대통령의 결심공판이 이르면 내년 1월 중순에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2월 말로 예정된 법관 인사 이전에 박 전 대통령 1심 판결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법조계 주변에서는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결심공판도 이번달 내에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20일 최순실씨를 끝으로 증인신문이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결심공판이 올해 안이나 오는 1월 초에 진행될 경우 이 부회장에 대한 2심 판결은 1월 말이나 2월 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여 혐의를 받고 있는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항소심 결심 공판은 오는 19일 진행된다. 이에 이들에 대한 항소심 판결은 1월 중순경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정농단 연루자들의 운명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인물인 최씨에게 검찰이 징역 25년을 구형함에 따라 다음 달 하순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박 전 대통령의 결심공판이 주목된다. 검찰 주변에서는 검찰이 최씨 보다 더 엄중한 구형을 할 것으로 관측한다.

박 전 대통령의 법적책임이 최씨 보다 더 무거울 수 밖에 없다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검찰은 지난 14일에 열린 최씨 등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이화여대 입시부정으로 선고된 징역형을 감안했다”라고 말했다. 최씨는 앞서 진행된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시비리와 관련한 1·2심 재판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검찰이 구형한 징역 25년에 이미 선고받은 징역 3년을 포함하면 최씨에 대한 구형은 사실상 유기징역의 최대치라고 볼 수 있다.

형법 제42조에 따르면 유기징역의 범위는 1개월이상 30년 이하다.

법조계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책임이 최씨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구형은 물론 향후 1심 선고 형량도 박 전 대통령이 더 무거울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 신뢰를 저버린 책임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최씨에 대한 구형량이 사실상 유기징역의 상한선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박 전 대통령에게 내려질 구형량은 무기징역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박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는 10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나 무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분석도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 측이 전날 결심(結審) 공판에서 최씨에 대해 “범죄로 얻은 이익의 실질적인 귀속 주체”라고 표현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뇌물을 직접 받은 당사자가 아니란 점에서 최씨보다 형량이 낮게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 측이 최씨의 뇌물 수수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고 또 실제로 뇌물을 받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런 점들이 받아들여지면 형량이 최 씨보다 더 낮을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변수가 남아 있다는 시각이다. 장시호씨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삼성 후원 강요’ 혐의가 유죄로 인정됨에 따라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우에 따라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 대한 유죄 판단 가능성이 한층 높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 분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지난 6일 장씨와 김 전 2차관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선고공판에서 장씨에게 징역 2년6개월, 김 전 2차관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일반적 예상과 달리 장씨에게 검찰 구형량보다 1년이 더 많은 실형을 선고했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수사에 적극 협조해 기여한 점을 참작해야 한다”며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한 바 있다. 김 전 2차관에게는 징역 3년6개월 구형했다.

그러나 재판부의 판단은 모두의 예상을 깼다. 재판부는 장씨에 대해 진실 규명에 기여한 점을 감안했다고 하면서도 “이 사건 각 범행으로 가장 많은 이득을 본 사람이 장씨라고 판단된다”며 “피해금액이 20억원이 넘는 거액이고 피해자들과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은 장씨가 운영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영재센터)에 삼성전자가 16억2800만원을 후원하도록 이재용(49) 부회장 등을 압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한국관광공사 자회사 그랜드코리아레저(GKL)로 하여금 영재센터에 후원금 2억원을 지급하게 한 혐의도 있다.

장씨의 경우 영재센터를 운영하면서 문체부에 제출한 사업계획서 기재대로 자부담금을 집행하지 않았는데 한 것처럼 속여 국가보조금 약 2억4000만원을 편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장씨와 김 전 2차관의 혐의 중 주요 대목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소사실과 겹친다. 검찰에 따르면 영재센터는 최씨가 조카 장씨에게 운영을 위임하기로 구상해 김 전 2차관의 도움을 받아 2015년 7월 설립됐다.

최씨는 같은 달 박 전 대통령에게 영재센터가 삼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박 전 대통령은 이른바 ‘안가’에서 이 부회장에게 영재센터 후원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삼성전자의 영재센터 후원과 관련해 이날 선고를 받은 장씨 및 김 전 2차관과 박 전 대통령, 최씨가 모두 ‘순차 공모’를 통해 만든 범행이라고 밝힌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여기에 김 전 2차관이 GKL로 하여금 장애인 펜싱팀을 창단하게 하고 더블루K와 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하게 한 혐의 역시 검찰이 박 전 대통령, 최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공모했다고 적시한 것도 하나로 묶이는 부분이다.

따라서 재판부가 장씨와 김 전 차관에게 내린 유죄 판단, 선고, 양형 근거 등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해당 혐의 부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추가 사실 차고 넘쳐

최씨 등에 대한 선고가 끝나면 국정농단 1심 재판은 박 전 대통령과 더불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고영태씨에 대한 심리만 남는다.

우 전 수석과 고씨를 상대로 한 재판도 아직 1심이 진행 중이어서 그 결과에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종료 이후에 기소되면서 재판이 늦게 시작됐다. 이들에 대한 재판도 박 전 대통령의 1심 선고와 비슷한 시기에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주요 사건들은 이미 1심의 판단을 받고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은 매주 1~2회씩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에서 열리고 있다.

1심은 뇌물공여 등 이 부회장의 혐의 5개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선고 형량을 1심 구형량(징역 12년)에 더 가깝게 받아내려는 특검팀과 집행유예ㆍ무죄를 이끌어내려는 삼성 측이 치열하게 공방을 벌이고 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은 항소심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재판부는 이날부터 15일까지 이틀 동안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78) 등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하고 19일 결심공판을 연다. 내년 초 선고될 전망이다.

다른 국정농단 관련 재판은 항소심을 지나 대법원으로 넘어갔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해 항소심에서도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은 문형표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61)과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61)은 상고해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최씨의 딸 정씨의 대학교 입학·학사를 둘러싼 비리 의혹으로 국정농단 사건이 드러나는 계기가 된 '이화여대 학사비리' 사건도 현재 대법원에 가 있다. 항소심에서 최경희 전 이대 총장(55) 등 주요 피고인들은 모두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중 우 전 수석 수사와 재판에 시선이 쏠린다. 다섯 차례에 걸쳐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으면서 구속 위기를 두 차례나 벗어났던 우 전 수석이 지난 15일 전격 구속되면서 법원의 판단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우 전 수석의 구속 영장을 발부한 권순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혐의사실이 소명되고 특별감찰관 사찰 관련 혐의에 관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사유를 밝혔다.

권 부장판사가 여러 혐의 중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사찰 부분만을 이례적으로 콕 집어 언급한 부분이 주목을 끈다.

우 전 수석이 자신의 개인 비위 의혹을 내사하던 이 전 특별감찰관을 방해했다는 의혹은 이미 지난 2월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4월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청구한 구속 영장에 담겼던 내용이라는 점 때문이다.

당시 법원은 ‘혐의 성립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 등으로 영장을 신청을 받아주지 않았다. 이로 인해 우 전 수석은 특별감찰관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되는 선에 그쳤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우 전 수석이 이 전 특별감찰관을 뒷조사하는 데 국정원을 동원했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낸 게 결정적을 작용했다는 말이 들린다.

또 이를 증명하는 국정원의 사찰 문건을 확보하고,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 등으로부터 우 전 수석의 지시를 받았다는 진술까지 얻어냈다.

법원은 여러 대상자 중 적어도 이 전 특별감찰관에 대한 사찰 지시는 공적 목적이 아닌 자신의 비위를 덮기 위해서였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전 수석 구속으로 반등 계기 마련한 검찰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우 전 수석 구속으로 한동안 정체기를 보였던 검찰의 적폐청산 수사가 활력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우 전 수석은 국정원을 동원해 자신에 대한 비위 의혹을 감찰한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과 문화체육관광부 고위 간부들,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등 공직자와 민간인들을 불법사찰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외에 진보 교육감으로 분류되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에 대한 불법사찰을 지시하고 과학계 블랙리스트(지원 배제 명단) 작성에 가담한 정황도 추가로 포착됐다.

특히 우 전 수석이 검찰 조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지시로 사찰을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 수사가 박 전 대통령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이 사찰을 지시한 대상으로 김 전 위원장과 문체부 간부들을 지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이 같은 의혹이 입증된다면 박 전 대통령의 혐의도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 결과에 따라 최씨의 금융권 인사 개입 의혹이나 평창올림픽 관련 이권 개입 의혹 등 국정농단의 추가 단서가 드러날 가능성도 크다. 또 박근혜 정부에서 각계 인사나 단체의 지원을 배제했다는 ‘블랙리스트 사건’도 수사 대상이 확대된 상태다.

이 사건에 관여한 우 전 수석과 국정원이 문화예술계뿐 아니라 과학계, 교육계 인사와 단체들까지도 불이익을 주거나 사찰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태여서 검찰의 추가수사가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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