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분 겪는 국민의당, 민주당 3곳 수성 못하면 빛 바랜 승리

세대교체 바라는 호남 “참신한 인물 공천해야”

광주…민주당 이용섭ㆍ강기정ㆍ양향자ㆍ민형배, 국민의당 박주선ㆍ김동철ㆍ장병완

전남…민주당 이개호, 국민의당 박지원ㆍ주승용, 임종석 비서실장 출마 변수

전북…민주당 송하진 지사 독주, 국민의당 정동영ㆍ유성엽

현재 호남 정치 지형은 민주당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호남은 전국 평균 지지율을 훨씬 웃도는 70% 후반대의 대통령 지지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 지지율도 50~60%를 오가며 집권당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호남 의원들과 극한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통합 수순으로 갈 경우 호남 민심 이탈은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현재의 상황만 유지된다면 민주당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는 이유다.

이런 예상이 민주당은 못내 부담스러운 모습이다. 현재 전북지사, 전남지사, 광주시장 등 호남 광역단체장은 민주당 소속이다. 3곳 중 한 곳이라도 야당에 내줄 경우 타 지역에서 승리하더라도 빛이 바랬다는 지적이 당연히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야당 거물급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남지사직을 호남에서 민주당 격전지역으로 꼽고 있다. 또한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참신하고 혁신적인 인물을 공천하는 것이 민주당 호남 수성의 필수 조건이라고 입 모아 주장하고 있다.

광주, 윤장현 교체 가능성 높아…친문 공천?

광주는 2014년 총선 당시 문 대통령의 호남 홀대론 근거지에서 지금은 절대적 지지 지역으로 탈바꿈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문 대통령에게 61.14%의 득표율을 안겨주며 호남의 맹주를 자처했던 안철수(30.08%) 대표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 기류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가 1~3위를 모두 차지하는 등 국민의당을 압도하는 상태다. 유력한 민주당 후보는 이용섭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다. 이 위원장은 20%대 초중반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한 자리대 지지율의 후보들을 너끈히 앞서고 있다. 현재 이 위원장은 출마 관련 입장 표명은 하지 않았지만 지난 연말 인터뷰에서 “지방선거는 내년에 가서 본격적으로 고민해 보겠다. 시민의 뜻이 중요하지 않겠느냐”며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밖에 3선의 강기정 전 의원, 양향자 최고위원,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과 최영호 남구청장 등 현재까지 8명의 후보군이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당에서는 통합과정에서 어수선한 당 분위기로 인해 아직 후보군이 형성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1월 중순은 지나야 출마 후보자들이 수면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당내에서는 위기에 처한 내부사정을 고려해 박주선·김동철·장병완 등 중진 차출론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호남 최대 격전지 전남, 민주당 패배 이변 일어나나

이낙연 전 전남지사가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로 옮겨가면서 무주공산이 된 전남지사 자리를 놓고 현역 정치인들의 각축전이 서서히 시작되고 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민주당의 이개호 의원(담양ㆍ장성ㆍ영광ㆍ함평), 국민의당의 박지원, 주승용 의원 등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정당 개편이 이뤄지더라도 후보 개인 경쟁력이 높은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의 선전 여부에 당락이 달려있다”며 두 후보가 어떤 방식의 연대를 취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국민의당 소속 현역 기초단체장이 많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현재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이개호 의원은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출마가 예상되는 야당 후보에 비해 경쟁력이 조금 떨어지지 않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당초 우윤근 전 의원(주러 대사), 김영록 전 의원(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이 유력한 전남지사 후보였다. 하지만 이들이 정부에 몸을 담게 됐고 우려의 연장선상에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차출론 등 무게감 있는 인사들이 언급됐다.

인력풀이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굳이 이름값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배종찬 본부장은 “대통령과 당의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주도권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파격적인, 혁신적인 인사를 공천하는 것이 당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전남의 민심도 배 본부장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쿠키뉴스가 의뢰하고 조원씨앤아이가 12월 2~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세대교체 필요성’에 대해 응답자 76.8%가 필요하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60대 이상(62.6%)을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80%가 넘게 세대교체 필요성을 주장했다. 30대의 경우 90%에 달하기도 했다. 전남지사를 누구로 공천하느냐가 민주당 광역단체장 공천의 백미가 될 것이라는 것이 배 본부장의 주장이다.

한편, 전북에서는 3선 도전이 유력한 송하진 전북지사의 대항마가 보이지 않고 있다. 탁월한 업무 수행능력을 바탕으로 도민들의 지지가 여전하고 전북도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유리하다는 평가다. 야당에서는 정동영, 유성엽 국민의당 의원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지만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전국 최고인 65%의 득표율을 안겨 준 전북민심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허인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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