❶혼돈의 서울시장 선거…박원순·안철수 빅뱅 열리나

❷홍준표 언급 지방선거 6곳…사수 가능성 집중 분석

❸6·13 지방선거가 대권 잠룡에게 미치는 영향은

6·13 지방선거 넉 달 앞으로…서울시장, 朴·安 맞붙나


6·13 지방선거가 넉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일 120일 전인 오는 13일부터 시·도지사와 시·도교육감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면서 선거 열기가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공직자들도 속속 사퇴하고 있다.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은 충남지사, 문대림 제도개선비서관은 제주지사, 오중기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충북지사 출마를 위해 지난 2일 사퇴했다. 공직자 사퇴시한은 3월 15일이지만 예비 후보 등록을 해야 선거 운동을 할 수 있어 오는 13일에 앞서 미리 청와대를 떠난 것이다.

각 당들도 공천 룰을 확정지으며 지방선거 출마 채비를 마쳤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6.13 지방선거 대비 광역·기초단체장 후보 국민참여경선에서 ‘권리당원 50%·여론조사 50%’ 비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여론조사는 안심번호를 활용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기초단체장 전략공천도 확정지었다. 현행 당헌·당규는 광역단체장만 전략공천이 가능하게 돼 있다. 적용대상은 자치구청장·시장·군수선거 후보자 추천 시 선거 전략상 특별히 고려가 필요한 선거구에 한하며, 적용범위는 전국적으로 총 29개 선거구 이내로 하며 해당 시도의 기초단체수가 21개 이상이면 3곳, 11개에서 20개 이하이면 2곳, 10개 이하이면 1곳 이내로 하며, 제주도와 세종시는 제외하기로 하였다. 전략공천 3곳에 해당하는 지역은 서울, 경기, 전남, 경북이 해당된다.

자유한국당의 공천 룰은 민주당과 비슷하다. 한국당은 지난 2일 전국위원회에서 경선의 경우 책임당원 전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투표 결과 반영 비율은 책임당원 50%, 여론조사 50%로 조정했다. 여성·청년 등 정치신인에 대해서는 경선에서 얻은 득표수의 20%(최대 30%)를 얹어주기로 했다. 청년의 기준 연령은 만 45세 미만이다.

한국당은 공천관리위원회가 선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지역에 대해서는 ‘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할 수 있도록 했다. 경쟁력 있는 후보에 대해서 보다 수월하게 전략공천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볼 수 있다. 당 일각에서는 우선추천지역 선정 요건을 추가한 개정안이 경쟁력 있는 후보에 대한 공천을 쉽게 했다는 장점이 있으나, 지도부의 입김으로 후보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우려도 하고 있다. 사당화 심화를 지적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당은 평창올림픽이 끝나는 오는 25일 이후로 본격 공천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가장 든든한 지지 텃밭인 TK 지역부터 경선에 들어가 선거 분위기를 띄운다는 계획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신당인 바른미래당은 창당 작업 중이라 지방선거 준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국민의당 탈당파가 만든 평화민주당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민주당, 9곳+α 목표…인천·경기·부산·경남 탈환 예고

2014년 지방선거 결과,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은 17곳 광역단체장 가운데 9곳(서울·충남·세종·대전·전북·전남·광주·강원·충북)에서 승전고를 울렸다.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에 1곳 차이의 신승을 거둔 바 있다.

민주당은 일단 소속 현역 단체장이 있는 9곳의 지역 수성을 1차 목표로 삼았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높은 수도권과 영남권에서 추가로 광역단체장을 차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달 24일 김영진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지난 2014년 선거에서 9석을 확보했기에 9석 플러스 알파(α)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알파는 수도권과 영남권에서의 상징적인 진출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밝힌 수도권은 인천시장과 경기도지사, 영남권은 부산시장과 경남도지사로 해석된다.

광역단체장 17곳 가운데 최대 12곳 석권을 목표로 하고 있는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낙관론을 경계하는 눈치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62.9%를 기록했다. 1월 3주차에 발표된 60.8%보다는 상승했지만 70%를 넘나들었던 집권 초기에 비하면 조정 국면에 들어서는 모습이다. (이번 주중집계는 2018년 2월 5일부터 7일까지 사흘 동안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35,326명에 통화를 시도해 최종 1,501명이 응답을 완료, 4.2%의 응답률을 나타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민주당 지지율은 46.8%를 나타냈다. 꾸준히 50% 안팎을 기록했던 지난 수개월에 비하면 40%대 중반까지 내려오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의 꾸준한 하락은 가상화폐, 남북 단일팀, 부동산 정책, 최저임금 등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

반등의 기회는 있다. 평창올림픽 관련 보도가 증가하면서 문 대통령 지지율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국의 펜스 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선임 고문은 물론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거물급 인사들이 평창올림픽을 위해 한반도로 집결하는 상황에서 소기의 정치적 성과를 보여준다면 대통령은 물론 여당의 지지율도 상승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개헌도 함께 추진하고 있는 청와대와 민주당 입장에서는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기세를 몰아 지방선거 승리를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당, 홍준표 언급 6곳 사수 승패 분수령…전망 불투명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이겼던 부산·인천·대구·울산·경북·경남을 사수하지 못하면 “물러나겠다”고 줄곧 언급했다. 상황은 여의치 않다. 현재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6곳 가운데 1~2곳을 제외하고는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판세가 유리하지 않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비관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 그는 지난달 29일 개헌과 임시국회 전략수립을 위한 의원 연찬회에서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폭발적으로 올라가고 있다. 여당과의 격차도 많지 않다”며 “전국적으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선전을 하면 총선은 반드시 이긴다”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

한국당 내에서도 비슷한 반응이다. 한 당직자는 “문재인 정부 정책에 대한 불안감, 특히 외교, 안보, 경제 분야에서 우려를 표하는 보수층들이 많다”며 “여론조사에 드러나지 않는 보수층을 얼마나 투표장에 나오게 하느냐가 중요한 변수”라고 꼽았다. 실제 여론조사 상에서는 미국의 강경 대북 제재나 북한 관련 이슈가 터질 때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곤 했다. 한국당에서는 외교·안보 등 보수층의 불안해하는 이슈가 결국 지지층 결집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간한국>에서는 민족 최대 명절 설을 맞이해 6·13 지방선거의 관전 포인트 셋을 꼽아 집중 분석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첫째 순서로 ‘소통령’이라 불리는 서울시장 선거의 판세를 짚어봤다.

민주당, 서울시장 6파전 양상…한국당, 인물난에 뾰족한 묘수 없어

지방선거의 꽃인 서울시장을 놓고 여야의 상황이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에서는 후보군 6명으로 늘어나는 등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는 반면, 야당에서는 뚜렷한 후보가 거론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민주당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박영선ㆍ민병두ㆍ우상호ㆍ전현희 의원이 출마를 공식화한 상태다. 여기에 지난 7일 복당한 정봉주 전 의원까지 경선 레이스에 참가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6파전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정 전 의원은 “당의 입장과 처한 환경을 고려해 저를 어떤 재료로 쓸지 지도부와 상의해 봐야 한다. 지방선거에 나가는 것이 좋을지 재보궐선거에 나가는 것이 좋을지 상의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서울 여의도에 사무실을 내고 서울시장 출마 준비에 들어갔다는 후문이다.

자유한국당은 후보로 내세울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하고 있다. 홍정욱 전 의원 카드가 불발로 사라진 이후 한달 넘게 새로운 시장 후보에 대한 하마평이 나오지 않고 있다. 때문에 홍 전 의원에게 다시 시장 출마를 권유하는 방향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소문도 돈다. 일각에서는 이재웅 다음 창업주에게 영입 제안을 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현재까지 한국당 내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김병준 국민대 교수, 나경원·김용태 의원 정도다. 김 교수는 혁신위 행사에 참여하는 등 꾸준히 한국당과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 당선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라 후보로 낙점되기 어렵다는 평가다.

당내에서는 여성 최다선인 나경원(4선) 의원과 김용태(3선)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당사자들은 ‘한국당 혁신이 먼저’라며 손사래를 치고 있다. 실제 김 의원은 지난해 중순까지만 해도 서울시장 출마를 염두에 뒀으나 최근 제2혁신위원장과 국회 정무위원장 등을 맡으면서 당무와 원내 현안에 몰두하고 있다.

연대카드 꺼내나…安, 야권 단일후보 시나리오 모락모락

후보난에 시달리고 있는 자유한국당을 포함한 야권에서는 ‘이대로 가다간 힘도 못 써보고 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때문에 여야 1대1 구도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는 상항이다. 민주당 후보 대 보수 야권 단일후보 형식이다. 후보로는 안철수 대표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안철수 대표는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안 대표는 지난달 24일 C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에 출연해 “아직 결심한 상황은 아니지만, 어떤 일이라도 당을 위하는 일이라면 한다”며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통합신당의 윤곽이 나오던 지난달 31일에는 “(신당의) 대표는 맡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무엇이든 당을 위해 도움되는 일을 하겠다”고 서울시장 출마에 무게를 두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안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는 최근 자신의 SNS에 “계획대로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 유승민 당 대표로 2차 통합한다”고 예상했다. 정두언 전 의원도 지난 2일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선거 앞두고 다시 또 자유한국당하고 선거 연대론이 나올 거다. 그래서 안철수 대표 서울시장 얘기가 나온 것이다. 현재 자유한국당에 서울시장 후보가 없다. 연대를 염두에 두고 그렇게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단 연대의 대상인 자유한국당은 부인하는 모습이다. 홍준표 대표는 보수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한국당 이름으로 선거를 하지, 미니정당(바른정당 등)과는 연대가 없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한국당에서 마땅한 후보를 내세우지 못할 경우 ‘서울시장 안철수, 경기지사 남경필’ 선거 연대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보수 야권단일후보로 안철수 대표가 나선다는 것은 자유한국당과 손을 잡는다는 뜻이다. 유승민 대표는 “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과의 2단계 통합은 없다. 자유한국당은 아무런 반성과 책임과 비전이 없어 결국 소멸되고 말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지만 연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가능성은 존재하는 셈이다. 한 정치전문가는 “연대 효과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판세를 흔드는 그만한 이슈는 없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박원순 서울시장이 경선을 통과해 ‘박원순 대 안철수’ 구도가 만들어진다면 충분히 유권자의 흥미를 끌만하다는 평가다. 안 대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사퇴로 열린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자신보다 지지율이 훨씬 낮은 박 시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한 바 있다.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해 박 시장은 여유로운 모습이다. 박 시장은 지난 6일 “서울시민 입장에서는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꿔주고 어떻게 미래를 바꿀지가 제일 큰 것”이라며 “과거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그것을 갖고 그렇게 과거적으로 (판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는 “굳이 방어한다는 게 우스운 것”이라고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당선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있다.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은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선에 나가서 토론회에서 자기 자산을 다 폭로했다”면서 “자기 철학이 없다. 한동안은 개혁적이고 새정치를 했지만 지금은 보수가 아니라 이상한 색깔론이나 동참했다. 그런 사람을 누가 뽑나”라고 일갈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평론가는 “일정 수준 이상의 개인 지지율이 있어야 이슈와 구도를 만났을 때 폭발력이 생기는 것”이라며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보수 야권단일후보로도 민주당 후보에게 지는 것으로 나온다. 어떻게든 상황을 바꾸려 실현 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가 나오는 상황이 보수 야권의 현주소”라고 꼬집었다.

허인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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