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군사 공격 가능성 없어진 것 아냐”… 부정적 반응

정의용 국가안전보장실장, 브리핑 통해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 알려

北 측, 북미관계 정상화 위한 대화 의지 보인 것으로 전해져

일본 정부 고위급 인사들, 북한 정부의 태도에 ‘거짓’이라는 입장 밝혀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 청와대에서 대통령 특사로 북한을 방문한 뒤 귀환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
한민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 대표단이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남북 합의가 이뤄졌다는 소식을 알린 가운데, 일본 정부 고위급 관계자들이 회의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전보장실장을 수석특사로 한 대북특사단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등 북한 측 인사들과 오는 4월말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6일 발표했다.

1박 2일의 방북 일정을 마친 뒤 청와대로 복귀한 정의용 실장은 이날 저녁 8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공식 브리핑에서 남북정상회담 등 북 측과의 협의 사항에 대해 구체적으로 발표했다.

정의용 실장은 “남과 북은 4월말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구체적 실무협의를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라며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완화와 긴밀한 협의를 위해 정상간 핫라인(Hot Line)을 설치하기로 했고, 제3차 남북정상회담 이전에 첫 통화를 실시키로 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정 실장은 북 측이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고, 동시에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대화의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이번 대북특사단의 방북 결과가 긍정적이고 평화적 취지의 내용으로 발표되자,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대체적으로 회의적 시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은 이날 일본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대북특사단이 밝힌 방북 결과 내용에 대해 “진짜 북한의 핵 또는 미사일 개발 포기로 이어질지 신중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본 미디어와 인터뷰 중인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 이날 오노 방위상은 “진짜 북한의 핵 또는 미사일 개발 포기로 이어질지 신중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진=니혼테레비 뉴스 화면 캡처)
또 다른 일본 방위성 간부도 같은 주제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정말로 이런 말을 했을 리가 없다”라며 “시간 끌기”라고 말했다.

특히 한 일본 정부 관계자 역시 같은 인터뷰에서 “북한의 이번 주장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한국 정부가) 그대로 발표하고 있지 않는가”라며 우리 정부가 북한 측 의견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다른 일본 외무성 간부는 “이로써 미국의 군사 공격 가능성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라며 북한이 북미관계 정상화를 언급했지만, 미국의 북한에 대한 태도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 지적했다.

물론 다른 시각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의 한 각료(장관)는 “북한이 표면적으로 양보의 자세를 보이는 것은 제재 효과가 확실히 나오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번 대북특사단의 방북 결과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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