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

<특집> 6ㆍ13 지방선거 - 영남권

최대 격전지 PK 뺏느냐 뺏기느냐…민주당 우세 속 보수 결집 ‘뒤집기’

낙동강 벨트 사수에 민주당ㆍ한국당 대격돌

민주당 후보,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어…한국당 “뚜껑 열어봐야”

TK, 민주당 후보 약진 속 ‘보수 보루’ 사수 위해 한국당 전력


부산ㆍ울산ㆍ경남은 이번 지방선거 격전지로 꼽힌다. 자유한국당은 지방선거 목표(9곳) 달성의 교두보로 PK를 꼽았고 민주당은 낙동강 벨트 탈환을 노리며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선거 국면으로 돌아선 지난 5월부터 추미애 민주당 대표와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가장 많이 찾은 곳이 PK다.

당초 PK 지역은 ‘드루킹 사건’으로 인한 여파가 예상됐다. 그러나 특검 수용으로 파문이 잦아들면서 영향은 반감됐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국민들이 드루킹 사건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는 인식은 갖고 있다”며 “다만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 지표에 큰 변동이 없다는 점에서 유권자들이 드루킹 사건을 국정 운영과는 별개의 사안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윤 센터장은 “선거에 미칠 영향력은 상당히 약화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PK 탈환을 이번 지방선거의 승부를 가를 요소로 보고 있다. 지난 4월 김영진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부울경 지역은 (당의 지방선거 목표인) 9+알파에서 알파지점의 가장 중요한 지점”이라면서 “부울경 지역에서 한 곳의 승리가 민주당 지방선거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고, 1990년 3당 합당 이후 기울어진 운동장을 펴내고 합리적인 경쟁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부울경 지역에 모두 단수후보로 전략 공천했다.

추미애 대표 역시 PK 탈환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추 대표는 지난달 30일 “이번에야말로 완전한 지역주의 극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역주의를 극복해내겠다는 끈기와 의지를 가지고 부산·울산·경남 선거에 많은 집중을 하겠다”고 PK 필승 의지를 다졌다.

자유한국당은 낙동강 벨트 사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31일을 시작으로 이튿날인 1일에도 PK를 찾은 홍준표 대표는 한국당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부산유세에서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부·울·경만 차지하면 지역주의 정치구도가 타파된다는 얘기를 했다”며 “그런데 호남가면 민주당 지지율 93%고 우리는 후보도 못낼 정도다”고 전했다. 이어 “호남지역에서 93% (민주당) 지지하면 지역주의가 아니고 경남지역에서 우리 당을 지지하면 그건 지역주의가 되냐”며 “자기 밥그릇 챙겨 놓고 남의 밥그릇 뺏으려는 못된 심보”라고 꼬집었다.

부산시장 재대결 오거돈ㆍ서병수…1.31%p 석패 오거돈, 이번엔?

부산은 PK 선거에서 승부처다. 부산시장이 갖는 함의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부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라며 “민주당 후보의 부산시장 당선은 지역주의 타파를 줄기차게 주장했던 노 전 대통령의 꿈이 실현되는 동시에 문재인 대통령이 2016년 20대 총선부터 준비했던 동진전략의 완성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배 본부장은 이어 “민주당 후보의 당선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안철수 대표를 견제하면서 문 대통령의 영향력을 확인하는 동시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을 뿌리내리는 현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의식한 듯 추미애 대표는 지난달 25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꾸려지자마자 부산으로 내려갔다. 추 대표는 오거돈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오 후보는 ‘3전 4기’의 도전”이라며 “남북화해시대를 열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도 3전4기만에 대통령에 당선됐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사법시험에 3번 낙방 후 합격했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이어 “부산의 희망이 되기 위해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난 오 후보를 통해 ‘3전4기’의 신화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 6·1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 31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가 부산 남구 부산시립미술관 주차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분위기는 좋다. 오 후보의 여론조사상 지지율이 50%대를 넘나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30일과 5월 1일, MBC 의뢰로 (주)코리아리서치센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는 48.5%의 지지율을 얻어 18.4%의 서병수 후보를 눌렀다. 5월 11, 12일에 진행된 여론조사(조사의뢰 - KBS, 한국일보, 조사기관 - (주)한국리서치)에서는 오 후보는 51.8%, 서 후보는 20.0%를 얻었다. 같은 달 20일과 21일 실시된 중앙일보 자체 여론조사에서는 오 후보 47.6%, 서 후보 24.2%의 지지율이 나왔다. 지난 28일과 29일에 진행된 JTBC 의뢰, 한국 갤럽이 시행한 여론조사에서는 오 후보는 54.8%, 서 후보는 18.1%를 기록했다. 오 후보는 50% 안팎을, 현역인 서 후보는 20%를 오르내리는 상황이다.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지만 자유한국당은 믿을 수 없는 결과라고 비판하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지난달 31일 부산을 찾은 자리에서 “모 언론에서 부산 시장이 누가 될 것이라고 나와 있는 걸 보고 제가 ‘참 여론조사 웃기게 한다’고 했다”며 “실제로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지지하는 패거리 50~70%만 응답한다. 다른 사람들은 전화를 받아도 응답은 안 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어 “서병수가 최고로 잘한다”며 “여러분들이 2번을 찍으면 세상이 2배로 좋아지고 장사도 2배로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 6·1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 31일 오후 자유한국당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가 부산 사상구 사상시외버스터미널 주변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민주당 관계자는 “대통령은 물론 당과 후보의 지지율이 높지만 부산이라는 지역의 특수성 때문에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예측 불허다. 지난 선거에서도 오 후보의 신승을 점쳤지만 아깝게 지지 않았나”라며 “긴장의 끈을 절대로 놓지 않고 투표 독려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남, 드루킹 파문에도 김경수 고공행진

부산과 함께 경남도 격전지로 꼽힌다. 출마를 마다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 결정을 번복할 정도로 경남지사 승리가 갖는 의미는 크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부산과 경남을 민주당이 가져간다면 선거를 통한 정계개편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사실상 여론상의 정치적 균형이 여대야소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봤다.

현역 국회의원을 차출해가면서까지 경남지사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민주당은 드루킹 파문에도 여론조사상 김경수 후보의 지지율이 앞서는 것으로 나오면서 안도하는 분위기다. KBS가 의뢰하고 (주)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5일과 2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경수 후보는 50.6%를 기록했다. 김태호 한국당 후보는 25.2%에 그쳤다. 27일과 28일 진행된 JTBC 의뢰, 한국갤럽이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김경수 후보가 47.4%, 김태호 후보가 28.3%를 기록했다.

여론조사의 추이를 살펴보면 김경수 후보는 미세하게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김태호 후보는 30%의 벽을 넘지 못한 채 답보상태다.

  • 24일 오후 경남 창원시 경남발전연구원에서 열린 '경남도지사 후보 초청 농정공약 이행 확약식'에서 경남도지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의 발언을 자유한국당 김태호 후보가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은 김경수 후보의 젊음과 대통령 측근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김경후 후보에 대해서는 “아주 참신한 후보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 철학을 문 대통령을 가까이 수행하면서 이미 머릿속에 담고 있는 후보”라며 “젊고 패기 있고 대통령의 복심이라 할 정도로 ‘J노믹스’를 경남에 실천할 수 있는 필승카드”라고 기대했다.

김경수 후보는 김태호 후보와 홍준표 대표를 함께 비판하며 선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대선 직전 경남지사직을 사퇴한 홍 대표의 행보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다. 김 후보는 “야당은 국민의 여망과 늘 거꾸로 가고 있다”며 “김태호 후보와 홍준표 대표는 과거를 먹고 사는 한 팀이다. 그분들은 네거티브로 이번 선거를 진흙탕으로 끌고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저들의 네거티브라는 무기가 얼마나 낡고 낡은 것인지, 무디고 무딘 것인지를 보여주겠다”며 “반드시 이기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 측의 전략에 김태호 후보는 홍준표 대표와 거리를 두고 있다. 김 후보는 홍 대표의 날선 발언들에 대해 “놀랐다”, “부적절했다”, “신중하셔야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등 자세를 낮추는 모습이다. 대신 특유의 유세 방법인 ‘스킨십’을 백분 활용해 서슴없이 다가가 인사하고 대화하면서 도민들과의 접촉을 늘리고 있다.

불모지 울산에 민주당 깃발 꽂나…8전 9기 송철호, 결과는

1995년 지방 자치 단체장 선거가 실시된 이래 민주당은 울산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그러나 23년 간 보수 권력이 집권해온 울산에서 변화의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현역인 김기현 후보을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 6·1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31일 오전 울산 공업탑로터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의 선거 출정식에서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JTBC가 의뢰하고 한국갤럽이 지난 28일과 29일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송철호 후보는 49.2%를 얻어 28.5%의 김기현 한국당 후보를 앞지르는 것으로 나왔다. 약 2주전 실시한 여론조사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지난달 11, 12일 국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송 후보는 44.1%, 김 후보는 28.4%를 얻었다.

그러나 한국당은 울산을 승리 가능 지역으로 꼽고 있다. 지난 1일 홍 대표는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전국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하는 것은 모두 허구”라며 “최근 울산지역 일간지 울산제일일보에서 보도한 여론조사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들에 대한 지지율이 상대당 후보보다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다”고 말했다. 울산제일일보가 지난달 30일 보도한 여론조사(조사기관 - 에이스리서치, 조사일시 - 5월28일~29일) 결과에 따르면, ‘내일 투표일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냐’는 질문에 김 후보가 50% 지지율을 받은 반면 송철호 후보는 34.2% 지지율에 그쳐, 최근 동향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 6·1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31일 오전 울산 태화로터리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울산시당의 선거 출정식에서 김기현 울산시장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는 “엇갈리는 여론조사 결과에 비춰 볼 때, 울산은 혼전 양상으로 볼 수 있다”며 “특정 지역별로 정치 성향이 극명하게 나뉘는 특성상 여론조사를 맹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영남의 인권변호사 3인방으로 불린 송철호 후보는 울산에서 8번 출마했으나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대통령과 당 지지율을 등에 업고 사상 첫 승리 여부가 관심사다. 재선에 도전하는 김기현 한국당 후보는 시도지사 직무 수행평가에서 거의 매번 1위를 차지하며 일 잘하는 시장으로 평가 받았다. ‘일꾼’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4년 시정을 다시 맡을 의지를 보이고 있다.

보수 보루 TK, 민주당 추격 뿌리치나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한국당 후보가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유일하게 앞서는 곳이 대구·경북(TK)이다. 그러나 격차가 예년 같지 않아 한국당에서는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영남일보와 대구CBS가 공동으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0~2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권영진 한국당 대구시장 후보의 지지율은 41.8%로, 33.9%의 임대윤 민주당 후보보다 7.9%p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경북도지사도 이철우 한국당 후보는 36.5%, 오중기 민주당 후보는 27.6%로 8.9%p 차이였다. 뉴스1 대구경북본부가 의뢰해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지난달 28~29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이철우 후보가 33.7%, 오중기 후보는 23.7%로 10%p 차이를 보였다.

다른 지역 한국당 후보들이 10%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보수의 심장인 TK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20~30%대의 지지율이 나오면서 지역 민심도 술렁이고 있다. 과거 후보조차 내지 못했던 민주당은 인지도 높은 인사들을 TK로 내려보내며 선거를 지원하고 있다. 추 대표는 지난달 22일 부처님 오신날 대구와 구미를 찾아 지역민을 만났고 박범계, 표창원, 이재정 등 지명도 있는 국회의원들이 임대윤, 오중기 후보의 선거사무소를 찾아 지지를 부탁했다. 미온적이었던 중앙당 역시 전보다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추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구를 직접 챙기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TK 선거 결과는 승패를 떠나 얼마나 지역민의 지지를 얻는지 중요하다”며 “차기 총선의 교두보로 삼고 끝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레이스를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절대 사수를 외치고 있다. 홍 대표는 공식선거운동 전날인 지난달 30일 경북 김천과 상주를 찾은데 이어 지난 1일에는 경북 포항과 구미를 찾아 지지를 부탁했다. 대구에는 오는 5일 방문이 예정돼 있다. 그러나 홍 대표의 방문은 잦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관계자는 “후보들이 대표의 방문을 크게 반기지 않아 여러 차례 내려 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민주당 기세가 만만치 않지만 집중 지원 유세를 지원받을 만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위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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