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비핵화-체제보장’ 빅딜 전망… ‘종전선언’ 가시화 북한 매체 북미회담 발표는 ‘합의문’ 조율됐다는 의미

‘비핵화(핵포기)’ 명기해도 北 ‘보유핵’은 결론 못내

2차 회담 불가피…핵탄두ㆍ핵물질,ICBM 해외 이전 가능

북한 매체들이 11일 처음으로 북미정상회담 사실을 보도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첫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한 소식과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 회담한 소식을 1면과 2면에 걸쳐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연합)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은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합중국 대통령과의 역사적인 첫 상봉과 회담을 위해 평양을 출발해 싱가포르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3꼭지의 기사를 통해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행을 알렸고 노동신문 역시 1~2면에 걸쳐 김 위원장의 행보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같은 보도는 그동안 북한이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침묵해온 것에 비춰 보면 매우 이례적이다.

실제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월 9일 북미정상회담을 처음 언급했을 때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5월 24일 북미회담을 전격 취소했다가 하룻만인 25일 회담을 하기로 밝혔을 때도 북한 매체는 일체 다루지 않았다.

그러던 북한 매체가 북미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위상 강화 측면도 있지만 북미 양측이 회담 합의문을 마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베이징 소식통은 “북한 매체가 북미회담 사실을 이제야 보도한 것은 회담 합의문에 접근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전해왔다. 따라서 '세기의 담판'이라는 북미정상회담이 예상보다 일찍 끝나고 당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각각 본국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오는 12일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단독 회담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AP통신이 11일 보도했다.(연합)

북미 양측 실무협상팀 대표인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11일 하루종일 협상을 벌인 것에 대해 베이징 소식통은 “세부 사항을 다듬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으로선 북핵 협상의 핵심인 북한의 기존 ‘보유핵’에 대해 양보를 받아내려한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미회담의 최대 의제인 북핵에서 ‘보유핵’이 해결되지 않으면 회담의 의미가 반감되거나 실패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은 마지막까지 보유핵 논의를 할 수 있지만 이미 끝난 일“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외 대다수 언론은 한반도 비핵화 목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합의문에 담을지를 놓고 미국과 북한이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고 보도하지만 요체는 북한의 ‘보유핵’이고 이 부분을 조율하는데 실패했다고 소식통은 전해왔다.

이에 따르면 12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에선 ‘핵포기-체제보장’이라는 큰 틀의 합의를 발표하는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세부적인 진행 사항은 2차회담 등에서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미완의 비핵화’에 대한 국내외 비판 여론을 의식해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선언’이라는 보완 카드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이 원하는 핵탄두ㆍ핵물질,ICBM 해외 이전에 대해 북한은 보유핵을 제외한 부분은 수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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