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부상하는 文 복심 ‘3철’, 어디로 가나 이호철, PK 선거 승리로 이끌고 다시 잠행에 들어가

양정철, 요양 차 귀국…청와대행·전대 역할론 무성

전해철, 당 대표 출마 고심 중…법무부장관 입각설도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왼쪽)이 지난 3월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에서 열린 북콘서트 '함께한 시간, 역사가 되다'에서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가운데),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오른쪽)과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2018-06-22(주간한국) 트리밍 정보 : (칼라) 18 X ?

6ㆍ13 지방선거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3철’(전해철ㆍ양정철ㆍ이호철)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철’의 맏형격인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6ㆍ13 부산시장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며 PK(부산ㆍ경남)지역에서 영향력을 과시했다.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선거 직후인 지난 16일 일본에서 귀국했다. 묘한 시점이다. 여기에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는 8월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설이 나오는 동시에 입각설도 불거지고 있다. 선거 이후 문재인 정부 2기 출범을 앞두고 대통령의 최측근인 ‘3철’이 모종의 역할을 맡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당 대표 출마를 적극 검토 중인 전 의원을 제외하고 이 전 수석과 양 전 수석은 활동 재개 움직임을 부인하고 있다. 이 전 수석은 선거 이튿날인 14일 해외로 출국했고 양 전 수석은 요양차 입국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지방선거 압승으로 국정 동력을 확보한 문재인 정부 집권 2년차에 이들의 역할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들의 등장이 자칫 문재인 정부와 청와대에 이상징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신호를 줄 수 있어 야인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첫 부산시장 만든 이호철, 다시 잠행?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이 전 수석을 놓고 “선거 운동에는 기획, 홍보, 조직 등 여러 분야가 있는데 이 선배(이 전 수석)는 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능력이 있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전 수석의 조직 능력은 이번 6ㆍ13 부산시장 지방선거에서 십분 발휘됐다. 지난 연말을 지나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부산에서는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를 놓고 인물들이 난립했다. 당시 거론됐던 인물 중 한 명이 이 전 수석이다. 1995년 치러진 제1회 부산시장 지방선거에 출마해 떨어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의원 시절 첫 보좌관이라는 상징성에 문 대통령 최측근이라는 배경은 경선과 본선에서 큰 경쟁력이었다. PK 친문의 강한 요구도 있었다.

그러나 이 전 수석은 ‘킹’이 아닌 ‘킹메이커’를 자처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 1월 오거돈 당선인 복당 당시 비토 분위기를 불식시키는 데 일조했고 김영춘 해수부 장관이 출마를 저울질하며 자칫 어수선하게 흘러갈 수 있는 경선 과정을 바로 잡았다. 부산시장 후보군과 연석회의를 갖고 ‘원팀’으로 부산시장 선거를 치르기로 못 박은 것이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잡음을 최소화시켜 사상 첫 민주당 부산시장을 탄생시키려는 이 전 수석의 고육지책이었다.

이 전 수석은 오 당선인이 공천을 받자 ‘오거돈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선거를 진두지휘했다. 그는 PK 지역 각 후보의 캠프를 돌며 선거 전략 마련에도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줬다. 그 결과 사상 첫 민주당 후보의 부산시장 당선과 16개 구·군 기초단체장 선거 중 13곳과 42개 시의원 선거 중 38곳을 민주당이 싹쓸이했다. 이 전 수석의 전략적 판단과 ‘원팀’ 전술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PK 지역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자 여의도에서는 ‘청와대 차출설’도 제기됐다. 그러나 이 전 수석은 선거 다음 날은 지난 14일 중동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대선 이후와 같은 행보다. 이 전 수석은 대선 이튿날인 지난해 5월 10일 “자유를 위해 먼 길을 떠난다”는 글을 남긴 채 해외로 출국한 바 있다.

당대표 출마 검토 중인 전해철, 법무부장관 입각설도

‘3철’ 중 문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전해철 의원은 오는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출마를 고심 중이다. 경기지사 경선 패배에 아픔을 딛고 16년 만의 경기지사 수복에 일조한 전 의원은 당 대표로 나서 집권 2년차 문재인 정부의 국정 파트너로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대표, 국회의장에 이어 당대표도 친문으로 구성해 혼연일체로 청와대를 뒷받침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친노 좌장인 7선의 이해찬 의원과 국회 재입성에 성공한 4선의 최재성 의원 등 친문계 인사들도 출마를 검토하고 있어 교통정리가 필요할 수 있다.

친문 일색으로 당이 흘러갈 경우 계파 쏠림을 우려하는 당내 목소리도 있다. 이 같은 지적 속에 전 의원의 입각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부분 개각이 임박하면서 전 의원이 법무부장관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가 일단락된 이상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의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추진력 있는 인물이 새 법무부장관을 맡아야 한다는 얘기가 거론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검경 수사권 문제가 마무리됐지만 박상기 장관의 조직 장악력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문 대통령과 독대하면서 검경 수사권 관련 검찰의 우려를 전달한 것이 한 단면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냈고 개혁 성향이 강한 전 의원이 검찰 개혁의 적임자로 떠오르는 또 다른 이유다. 전 의원은 문재인 내각 1기 조각 과정에서 이미 법무부장관 후보로 언급된 바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당 대표 후보로 4선 이상 중진급 의원들이 언급되고 있는 상황에서 재선의 전 의원은 친문의 절대적 지지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잡음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면서 “입각을 통해 문 대통령을 보좌하는 형식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밝혔다. 공수처 신설의 과업을 달성할 경우 여론의 향방도 달라질 수 있어 향후 전 의원의 당내 입지가 공고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양비’ 양정철, 백의종군 고수…전대 역할론 제기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이 지난 16일 요양차 귀국했다. 양 전 비서관은 “건강이 안 좋아 검진과 치료를 위해 방문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그의 거취에 여권은 촉각을 세우고 있다.

그의 귀국은 문재인 정부 2기 출범 및 8월 전대와 맞물려 무성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일단 청와대 비서실 개편과 함께 양 전 비서관의 차출설이 제기되고 있다. 측근 중에 측근인 양 전 비서관이 국정 2년차의 문재인 청와대를 보좌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그가 가진 무게감 때문에 어떤 자리를 가든 ‘왕수석’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에 제대로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양 전 수석은 지난 1월 책 출판 기념 북콘서트에서도 “문 대통령이 청와대에 있는 동안 광화문 근처에 얼씬도 않고 공직에도 나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신 민주당 차기 당 대표 후보군 교통정리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친문을 표방하는 후보군만 10명에 다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 전 비서관은 ‘백의종군’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여권 인사들에게 “국내에 있다는 이유로 주목을 받고 시달린다면 건강이 회복되는 대로 일본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현재 그는 일본 게이오대학 방문교수로 있다.

허인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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