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단일 후보’ 당 간판 유력…당권 향방 ‘당심(黨心)’ㆍ ‘문심(文心)’이 결정

최재성ㆍ전해철 단일화 주목…김부겸 출마 변수

차기 당대표 후보군 20명 육박… ‘친문 대 비문’ 대결 양상

70만 명 권리당원 투표 비율, 문대통령 의중 전대 가를듯

친문 교통정리 예상되는 가운데 7선 이해찬 등판 여부 관심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오는 8월 25일로 확정된 가운데 차기 당대표를 향한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에 선출될 당대표는 21대 총선 공천권을 쥐고 있는데다 차기 대권의 유력 주자로 부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또한 문재인 정부가 임기 반환점을 돌아 후반에 접어드는 시기를 함께해야 하는 막중한 역할도 부여돼 있다.

따라서 8월 전대는 당권 도전자들의 행보와 더불어 문재인 정부에게도 중요한 전기가 될 수 있다.문 대통령을 비롯해 이른바 ‘문재인 사람들’이 큰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당대표 출마 후보군은 20명에 육박하는 가운데 이종걸 민주당 의원이 출사표를 가장 먼저 던졌다. 친문 그룹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박범계 의원이 완주 의지를 강하게 밝히며 당권 도전을 선언했고 친문 핵심으로 불리는 이해찬, 최재성, 전해철 의원의 등장도 예고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차기 당대표 여론조사 1위에 오른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출마 의향을 밝히면서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는 김부겸 행안부 장관의 출마 여부, 민주당 내 친문재인 그룹 간 교통정리 등이 관전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당대표ㆍ최고위원 분리 선출…대의원·권리당원 비율 관심

민주당은 지난 6월 20일 차기 지도부 선출과정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지도부 선출방식이다. 현재 최다 득표자가 대표가 되고 차순위 득표자가 최고위원이 되는 ‘순수 집단지도체제’ 대신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 선출하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단일지도체제 도입 시에는 당권 도전 주자들이 대표 선거와 최고위원 선거 사이에서 진로를 결정해야 한다. 지금의 추미애 대표 체제와 같은 방식이다. 현행인 권역별 최고위원제는 폐지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당시 김현 대변인은 “시도당 위원장이 돌아가면서 맡는 방식으로는 지도체제가 불안정하고 대표와 호흡을 계속 맞춰서 일해야 하는데 6개월, 1년 단위로 바뀌어 나가는 게 당 운영 평가가 좋게 나온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표를 중심으로 굳건하게 지도력을 형성하고 최고위원들이 받쳐주는 형식으로 가는 게 오히려 안정적인 당 운영이 된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전당준비위원회 위원장은 오제세 의원으로, 부위원장에는 민병두 의원, 총괄본부장은 김민기 의원이 맡는다. 김영진 의원이 간사로 내정됐다. 위원에는 남인순ㆍ서형수ㆍ조응천ㆍ정재호ㆍ김종민ㆍ제윤경ㆍ송옥주ㆍ정춘숙ㆍ이재정ㆍ윤준호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관심사는 투표 반영비율이다. 현재 당헌ㆍ당규에 명시된 투표 반영 비율은 대의원 투표와 권리당원 ARS투표 85%,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ARS투표 15%다. 직전 2016년 8ㆍ27 전당대회의 경우 대의원 투표와 권리당원 ARS투표 75%, 국민ㆍ일반당원 선거인단 ARS투표 25%로 현재 당헌ㆍ당규의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비율이 10% 늘었다.

문제는 권리당원이 크게 늘었다는 점에서 대의원·권리당원 투표 비율인 85%를 어떤 비율로 나눌 것인가다.

현재 민주당 대의원은 1만3000명 규모이며 당비를 납부하는 권리당원은 70여만 명으로 분석된다. 결국 대의원 투표는 조직이 강한 후보가, 권리당원 투표는 인지도가 높은 후보가 각각 유리할 것이라는 게 당내 관측이다.

대의원ㆍ권리당원 투표 비율에 대해 전준위원장 오제세 의원은 지난달 25일 KBS 라디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지방선거를 하면서 권리당원이 숫자가 엄청나게 많이 늘어나서 늘어난 숫자만큼 이번에 가중치 비율을 더 높게 가져가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리당원에 친문과 비문이 섞여 있고, 친문이 늘어난 만큼 비문도 많이 늘어났다.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전대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권한이 없는 권리당원의 당원권을 강화하는 형태로 당권 주자들의 권리당원 구애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권리당원의 지지를 받는 후보가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민주당은 대표·최고위원 선출 방식은 지역별로 돌아가면서 투표를 진행하는 기존 순회 경선 대신 전대 당일인 8월 25일 한 번에 경선을 갖는 ‘원샷’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당권 거론 주자들 출마 선언 잇따라

전대 ‘운동장’의 룰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당권을 접수하려는 주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첫 테이프를 끊은 인사는 이종걸 민주당 의원이다. 이 의원은 지난달 21일 “온몸을 던져서 정치적 역량을 총결집시키고 싶은 욕망이 있다”며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날 오전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한 이 의원은 “대한민국 한 단계 올리는 ‘업그레이드 코리아’라는 모토로 문 대통령이 열어주신 평화의 문을 공고히 할 수 있는 길을 택하는 것이 당이 해야 할 일이고 제가 하고 싶은 일”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금 경제 상황이 국민들에게 굉장히 어렵다”며 “8500만의 큰 시장을 통해 우리를 위축된 경제적 상황에서 좀 더 올려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범계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당권 경쟁에 합류했다. 박 대변인은 지난달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준비하며’라는 글을 올리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박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님의 높은 지지율과 6ㆍ13 지방선거 압승, 분명 기회이지만 현안이 산적해 있고 이것을 잘 해내지 못하면 촛불혁명의 주역들은 등을 돌리실 거”라며 “유능함으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해야 한다, 전력어인(全力於人) 전력을 다하여 진심을 다하여 당원과 국민을 대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혁신의 선봉으로서 돌풍을 일으켜 보겠다, 당원 동지들의 심장을 춤추게 하겠다”라며 “제가 결코 최고는 아니지만 젊음을 바탕으로 일 잘 할 ‘유능한 혁신가’로 자리매김 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 대변인 출마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변호사가 공개지지를 표해 눈길을 끌었다. 곽 변호사는 지난달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범계, 대전에서의 추억-그의 당대표 출마를 응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저는 박 의원이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 새 날을 열어갈 당대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곽 변호사는 “시선의 감옥에서 벗어나 가족을 지키기 위해 서울이 아닌 곳으로 이사하게 됐고 우연히 정착하게 된 곳이 대전으로 우리 가족에게 평온함과 행복함을 주었다”며 “당시 부산에서 변호사업을 하고 계시던 문재인 변호사께서 박 변호사를 소개해 주셔서 박 변호사 사무실에 방 한 칸을 얻어 조용히 변호사업을 수행했다”고 박 의원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이어 “오늘 저는 박 변호사, 아니 시간이 흘러 벌써 재선 의원이 된 박 의원이 용감하게도 민주당 당대표에 출마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반가웠다”며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동안 그의 모든 것에 만족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기질과 성품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인내력과 추진력이 남다르고 타인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는 박 의원이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 새 날을 열어갈 당대표가 되기를 바란다”며 “현재의 정치 상황에서 새 날을 열어갈 저력이 있는 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당대표 선거와 분리해 치러질 최고위원 선거에는 4선의 안민석 의원을 비롯해 재선의 박광온 의원과 초선의 박주민 의원 등이 출마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당권 후보간의 물밑 교통정리 가속…친문 대표주자 정하나

출마 선언을 공식화한 친문 박범계 의원 외에 최재성, 전해철 의원도 당권 도전에 나설 태세다. 두 의원은 6ㆍ13 지방선거 이전부터 당대표에 도전할 뜻을 내비쳐왔다. ‘3철’ 중 하나인 전해철 의원과 문 대통령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면서 측근으로 부상한 최재성 의원이 본선에서 맞붙을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최재성 의원은 최근 여러 차례 인터뷰를 통해 “나와 전 의원 둘 다 전당대회에 나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고 전해철 의원 역시 “(후보 단일화를) 인위적으로 하는 것은 맞지 않지만, 논의 과정에서 필요하면 서로 양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 범 친문으로 속하는 김진표 의원과의 연대도 거론되고 있다. 김 의원은 18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다양한 경로로 당 대표에 나오라는 요구를 받고 있어 외면하기 어렵다”며 당대표 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친문 핵심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연대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 의원은 28일 인터넷 언론 뉴비씨의 팟캐스트에서 “과거 컷오프 제도 하에서 대립하다가 당원 다수의 의사를 대변하는 후보가 다 떨어지는 경우가 있었다”며 “당원들을 너무 오래 괴롭히지 말고, 충분한 토론을 거쳐 어느 정도 단일화를 만들어 가져가는 게 옳다"고 말하기도 했다.

친문 인사 가운데 최대 화두는 이해찬 의원의 출마 여부다. 당내 최다선(7선)인 이 의원은 출마 여부와 관련해 ‘고민 중’이라는 원론적 입장만을 밝히고 있다. 당내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 2기의 안정적 운영을 뒷받침하고 내각의 ‘군기’를 잡기 위해서는 이 의원이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반면 ‘올드 보이’, ‘강성’ 등의 이미지를 우려하는 의견도 존재한다. 박범계 의원은 지난달 28일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 인터뷰에서 “(이 의원 출마 가능성이) 반반이라고 생각한다.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 의원 출마 여부에 따라 친문 당대표 후보 교통정리의 속도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인 4선 설훈, 3선 이인영 의원도 단일화가 모색될 전망이다. 송영길, 김두관 의원도 물밑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김부겸 행안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당권 도전 여부도 관심사다. 그간 당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 말을 아끼던 김 장관은 최근 의향이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지난달 26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 대표 출마가 저의 정치 경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왜 모르겠나”라면서 “저를 지휘하는 사람은 대통령과 국무총리다. 그분들에게서 ‘당에 돌아가라’는 메시지가 없는데 제가 마음대로 사표를 던지면 어떡하나”라며 딜레마를 토로했다. 당권 도전 의향은 분명히 있으나 장관직 수행이라는 현실적인 고민을 얘기한 것이다. 김 장관은 최근 정치권 관계자와의 식사 자리에서 “당에서 나를 친문으로 인정해주겠나”라며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얘기도 들린다.

김 장관의 출마 의지가 확인되면서 민주당 당권 싸움은 소용돌이 속에 빠지는 모습이다. 정청래 전 의원은 지난달 27일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김 장관의 발언은) 민주당 전당대회 판에 대통령을 소환한 것”이라며 “굉장히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당권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 대통령을 전당대회에 끌어들였다는 비판이다.

일각에서는 “김 장관이 사표를 쓰고 나오면 될 일”이라고 주장하지만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만류에도 당대표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당원의 70%를 차지하는 친문의 지지는 요원하다.

정치권에서는 무리해서 김 장관이 장관직을 내던지고 당권에 도전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장관이 전대에 나오게 된다면 문 대통령의 재가를 받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나아가 잠룡 중 한 명인 김 장관의 당권 도전을 용인했고,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해석까지 나올 수 있다. 이 경우 친문 진영에서는 일대 혼란이 예상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당권에 대해 의중을 밝힐 리 만무하다. 자칫 전당대회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전 정부에서나 하던 일”이라며 “이런 이유로 김 장관이 출마할 경우 친문 진영에서 친문 대표 주자로 어떤 후보를 지지할지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은 “문 대통령은 원칙주의자다. 현직 장관을 무리하게 전대에 차출하지는 않을 것이다. 김 장관 역시 검ㆍ경 수사권 조정 등 산적한 과제가 많은데 전대에 나선다면 당 안팎의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며 출마 가능성을 낮게 봤다.

허인회 기자

<박스> 8월 전대 ‘문심(文心)’에 달려…전해철 의원에 힘 실리나?

‘친문(親文)’ 이해찬ㆍ최재성ㆍ전해철ㆍ박범계 등 출마 전망… ‘단일화’시 전해철 유리

오는 8월 25일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새 당대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에서는 21대 총선 공천권이 달려있고, 문재인 정부 입장에선 임기 전환점을 앞두고 당ㆍ청관계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당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을 포함해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후보군은 10여 명이 넘는다. 전문가들은 새 당대표 경쟁이 ‘친문 대 비문’ 구도를 띠겠지만 결국 ‘친문(친문재인)’ 쪽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당헌ㆍ당규에 규정된 투표 방식과 문재인 대통령의 영향력 때문이다.

민주당 당헌ㆍ당규에 따르면 투표 반영 비율은 대의원 투표와 권리당원 ARS투표 85%, 국민ㆍ일반당원 선거인단 ARS투표 15%다. 현재 민주당 대의원은 1만3000명 규모이며 당비를 납부하는 권리당원은 70여만 명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대의원 투표의 경우 조직이 강한 후보가, 권리당원 투표는 인지도가 높은 후보가 유리하지만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70% 이상이 친문 성향일 것으로 분석한다. 즉, 친문 후보가 차기 당대표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또한 70% 이상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존재는 그 자체로 전대 후보와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친문계 중 29일 현재 당대표 출마를 밝힌 인사는 4선 중진인 김진표 의원과 2선의 박범계 의원이다. 최재성 의원(4선)과 전해철 의원(2선)은 우회적으로 출마의사를 내비쳤다. 7선의 이해찬 의원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김진표 의원은 친문 핵심으로 보기 어려워 실제 전대에 후보로 나설지 의문이다. 김 의원 스스로 ‘친문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고 있어 독자 출마보다 연대에 나설 것이 예상된다.

당내 최다선이자 친문계 좌장격인 이해찬 의원의 출마 여부가 변수다. 이 의원의 무게감이나 당을 강력하게 끌고가 문재인 정부 2기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적임자로 거론된다. 반면, 올드 정치인이란 인상과 강성 이미지가 문재인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반론도 상당하다.

일각에선 이 의원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안아 전대 출마가 불투명하고, 대신 특정 후보를 밀어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친문 후보와 관련해 최대 관건은 ‘단일화’ 여부다. 김진표ㆍ최재성ㆍ전해철 의원은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박범계 의원은 단일화에 소극적이다.

김진표 의원은 한 인터넷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실정치에서 당선 가능성이 큰 분, 당원들의 생각을 잘 실천할 수 있는 분을 중심으로 해서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성 의원은 “나와 전 의원 둘 다 전당대회에 나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김진표ㆍ최재성ㆍ전해철 의원은 물밑에서 ‘단일화’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박범계 의원은 28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에 출연해 "지난 1년간 최고위원, 수석대변인으로서 당의 명암과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알게 됐다. 충분히 컷오프를 통과할 수 있다"며 완주 의지를 밝혔다.

당 안팎에선 친문 후보 간 단일화가 성사되고, 그 ‘단일후보’가 새 당대표에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따라서 친문 핵심인 최재성 의원과 전해철 의원이 유력 단일후보로 거론된다.

최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사무총장 및 총무본부장을 지냈다. 전 의원은 문 대통령과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각각 비서실장과 민정수석으로 인연을 맺었다.

당과 ‘문재인 사람들’ 사이에선 전 의원이 노 전 대통령과 각별한 인연이 있고, ‘3철(이호철ㆍ양정철ㆍ전해철)’ 중 한명으로 문 대통령과 더 가깝다고 말한다.

또한 이번 전대에서 선출될 당 대표가 어떤 리더십을 갖고, 어느 역할에 비중을 두느냐에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여소야대 국면을 여당 주도로 조정하기보다 야당과 협치를 이끌어낼 수 있는 관리형 대표 체제를 원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독립형인 최재성 의원보다 관리형인 전해철 의원이 더 적합하다.

차기 당대표는 대권 가는 교두보

8ㆍ27 전당대회가 갖는 중요한 의미 중 하나는 새 당대표가 차기 대선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전대의 새 당대표는 21대 총선 공천권을 쥐고 있어 당내 강력한 세력을 구축해 대권 도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8ㆍ27 전대가 차기 대권의 교두보가 될 수 있는 셈이다.

현재 새 당대표 후보군엔 ‘잠룡’으로 거론되는 인사들도 적지 않아 실제 당권을 거머쥘경우 대권행의 날개를 달게 된다. 새 당대표가 될 경우 잠룡 반열에 들어설 수 있는 후보들도 있다. 친문 인사 중엔 전해철ㆍ김두관 의원이 대표적이다. 비문 후보군 중엔 송영길ㆍ우상호ㆍ이인영 의원 등이 거론된다.

특히 김부겸 행안부 장관의 출마 여부는 8ㆍ27 전대의 초미의 관심사다. 김부겸 장관이 새 당대표가 된다면 친문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인사가 당을 대표하는데다 여당의 최약 지역인 TK(대구ㆍ경북) 출신이란 점에서 차기 대권에 가장 근접한 잠룡으로 부상할 수 있다.

친문 인사들과 여당의 차기 주자 반열에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김 장관의 전대 출마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는 것은 강력한 경쟁자의 출현을 경계하는 것이기도 하다.

친문계 정청래 의원은 2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장관이 자신의 전대 출마와 관련해 “대통령이 그동안 업무 성과를 평가한 뒤 (정치권에) 돌아가도 좋다는 사인을 주시지 않겠느냐”고 말한데 대해 비판을 가했다. 김 장관이 출마선언을 하면 ‘대통령이 밀어줬다’는 식으로 오해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한 친문 인사는 “김 장관을 진문(眞文)이라고 하긴 어렵지 않으냐”며 반감을 나타냈다.

김 장관의 전대 출마는 현직 각료라는 점과 당내 기반이 취약하다는 점에서 새 당대표에 오를 가능성은 희박하다. 단,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출마한다면 당권을 잡을 수 있고, 최강 잠룡의 모습을 갖출 수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김 장관의 전대 출마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 장관의 전대 출마가 매우 유동적인 상황이다.

허인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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