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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북한석탄 국내 유입 파장 ‘일파만파’

정부 “철저한 조사, 문제 없어”…야권 “정부 묵인 의혹, 유엔 제재 회피”

  • 북한 석탄 국내 반입(연합 PG)
북한석탄이 러시아산으로 둔갑해 국내에 유통된 정황이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북한산 석탄이 국내에 유입된 것이 공식적으로 확인되고, 대북 제제 결의를 위반한 것으로 판명될 경우 국제적 문제가 될 수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정부가 북한석탄 반입을 묵인했다며 의혹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실제 북한 석탄이 실렸던 시에라리온, 파나마 선박이 지금까지 인천항, 포항항에 30회 이상 입항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이에 대해 “북한 석탄이 실린 선박으로 의심되는 관련 선박은 유엔안보리 대북제재에 의거, 철저한 조사를 해왔다”고 해명했다. 또한 “관계 당국에서 조사가 진행되고 있고, 필요시 반입자를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국내에는 9000톤 이상의 석탄이 유통됐고, 사실상 정부의 묵인이 아니고서는 북한석탄이 유입될 수 없다는 강한 의혹이 불거졌다.

북한석탄의 국내 유입 논란은 그 실체에 따라 문재인 정부에 직간접의 영향을 줄 수 있고, 남북관계에도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

북한산 석탄이 러시아산으로 둔갑해 국내에 유통됐다는 의혹이 국내외 주목을 받고 있다.

야권은 정부에 사실관계를 추궁했고, 미국은 “북한 정권을 지원하는 주체에 대해 행동을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은 최근 국무조정실에 공식적으로 북한 석탄 유입에 관련된 자료를 요청했다. 질문의 요지는 ‘북한산 석탄의 국내 반입 사실을 관계부처로부터 보고 받은 시기와 보고 형태에 관한 자료’다. 이에 국무조정실은 “지난 17일 외교부로부터 해당 내용과 관련된 보고를 서면으로 받았다”고 답했다. 사실상 북한 석탄의 국내유입을 인정한 것이다.

북한 석탄의 국내 유통은 작년 10월부터 9개월이 지나서야 언론 보도를 통해 의혹이 불거졌고, 국무조정실은 관련 사실을 9개월 후에 보고 받았다.

이에 대해 김정훈 의원 측은 “이는 분명 유엔 안보리 결의 제2371호를 위반 한 것”이라며 “유엔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결의안이기에 그 파장은 국내뿐만 아니라 유엔 회원국들 사이에서도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엔 안보리 결의 제2371호는 작년 두 차례에 걸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응한 대북제제 결의안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북한석탄 관련 정황을 보면 북한 석탄의 국내유입은 기정사실로 여겨진다. 국무조정실이 외교부로부터 전달 받은 답변 자료에 의하면 작년 10월 이후에도 북한 석탄을 실은 배로 추정되는 파나마 선박이 11회, 시에라리온 선박은 22회 국내 입항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7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유엔안보리 대북제재위 산하 전문가패널이 지난달 제출한 ‘연례보고서 수정본’을 인용해 “북한산 석탄을 실은 두 대의 배가 작년 각각 인천항과 포항항에 정박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외교부는 이 배들이 국내에 입항할 때 관련 사실을 파악했고 국제 공조로 조사에 임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북한 석탄의 국내 유입을 인정한 셈이다.

  •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알려주는 '마린트래픽(Marine Traffic)'에 따르면 북한 석탄을 적재한 것으로 추정되는 '리치 글로리호'(왼쪽)와 스카이 엔젤(오른쪽)호가 20일 오후 각각 제주도와 포항 인근 영해를 지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마린트래픽 제공]
유엔 대북제제위원회가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홀름스크항에서 환적된 북한산 석탄이 스카이엔절호(파나마 선적)와 리치글로리호(시에라리온 선적)에 실려 작년 10월 2일, 11일에 각각 인천과 포항으로 입항했으며 석탄의 총 무게는 9000톤’이라고 했다.

지난해 8월에 채택된 유엔안보리 대북제재결의 2371호는 북한 석탄의 수출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12월에 채택된 안보리결의 2397호는 더 강력하다. 북한 석탄 밀매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이 입항하면 회원국은 해당 선박을 강제로 억류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지난 20일 외교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스카이엔젤호와 리키글로리호와 관련해 유엔안보리 결의에 의거, 억류조치 여부를 검토했고 조사 결과와 제반 사항을 고려하여 판단해왔다”고 밝혔다. 정확한 억류 여부와 정부의 판단조치가 무엇이었는지는 확실하게 드러난 것이 아직은 없다.

북한 석탄이 제3국의 선박으로 위장해 국내로 반입된 것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을 두고 ‘책임 회피’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바른미래당의 정병국 의원 측은 “아직까지 정황상 북한석탄 반입이 사실이라고 판단되지만 명확한 사실관계를 정리하여 다음 정기국회에서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외교부는 “해당 선박 두 척이 북한산으로 의심되는 석탄을 하역한 지난해 10월 당시에는 2397호(의심 선박 억류를 의무화한 제재안) 채택 전이었고, 선박의 억류를 위해서는 금수품 운반을 포함한 제반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해당 선박들이 재입항했을 때 수시로 검색 조치를 실시했지만, 안보리 결의에서 금지한 금수품 적재 등 결의 위반 사항은 없었다”고 밝혔다.

유엔에서 결의하는 대북제재안은 각 회원국의 ‘의지’에 달려 있다. 강제적으로 집행하는 기구가 아닌 회원국의 의지와 판단에 의해 대북제재가 천차만별로 적용될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우리 정부가 지난 10월 북한석탄 반입 문제를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면 선박 억류와 같은 강력한 조치도 수행할 수 있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언론과 국회차원에서 제기된 주장에 의하면 정부는 북한산 석탄 9156톤이 제3국의 선박에 실려 입항되는 동안 4개월 넘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파나마 국적의 선박인 스카이엔젤호와 시에라리온 국적의 리치글로리호는 작년 10월 러시아 홀름스크항 부두에서 각각 북한산 석탄 4156톤, 5000톤을 인천항과 포항에 하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북한산 석탄은 러시아산으로 둔갑돼 국내 업체에 수입됐다.

이 선박들은 최근까지도 총 32∼33회에 걸쳐 한국 내 항구를 드나들었다. 외교부는 북한 석탄으로 의심된 선박들에 대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정부에 즉각 보고했다고 했다. 하지만 올 2월까지 이 선박들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한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는 “대북제재 이행 위반 국가나 단체에 대해 독자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북한 석탄의 국내 유입 의혹이 불거지자 미국은 “한국은 대북제재의 든든한 동반자, 조력자”라고 표현하며 대북제재 이탈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의 대북제재 기조는 ‘물음표’다. 지난 20일 뉴욕에서 열린 유엔안보리 15개 이사국을 대상으로한 비공개 브리핑에서 강경화 장관은 “북한과의 대화, 협력을 위해 필요한 부분에 한해 제재 면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말은 지난 판문점선언에서의 남북 경협 및 협력사업의 수월한 진행을 위해 ‘제재 예외’를 인정해 달라고 한 것이다. 정부는 이를 두고 대북제재 완화는 아니며 일시적 예외 혹은 면제라고 주장했다.

외교부는 19일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북한산 석탄의 국내 반입에 관여한 이들에 대해 “관계 당국에서 조사가 진행되고 있고, 그에 따라서 필요할 경우 처벌도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까지는 대북제재를 확고히 유지해 나간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이라면서 “정부는 대북제재 회피와 관련된 동향을 주시해 왔으며, 국제사회와 긴밀한 공조 하에 결의들의 충실한 이행에 대한 노력을 경주해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실에서 우리정부와 미국의 대북 입장은 적잖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번 북한석탄의 국내 유입과 관련해서도 우리 정부가 실체 파악에 소극적인 반면, 미국은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안 위반까지 거론되는 북한석탄의 국내 유입 문제가 어떤 결과로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스> 북한석탄 국내 유입 논란 ‘실체’는?

김정훈 의원, 남성욱ㆍ문성묵 교수 인터뷰
  • 김정훈 의원(자유한국당)
  • 남성욱 교수
  • 문성묵 교수
북한석탄이 러시아산으로 둔갑해 국내에 유입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본지는 이를 집중 추궁한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실과 북한 전문가인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안보학부(전 북한학과) 교수와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문성묵 교수로부터 이번 사건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북한 석탄이 유입됐다는 최초의 정보는 어디에서 입수하였나?

(김정훈 의원실) “북한산 석탄의 국내 반입 사실은 7월 3주차 언론의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 의원실에서는 사실 여부 확인과 함께 언론에서 다루지 않은 국무조정실 사실 인지 여부 및 시기, 반입된 북한산 석탄 국내 수입업체 및 판매 내역 등을 확인하고자 국무조정실에 7월 18일에 자료요청공문을 발송했다.”

-정부의 답변에 따르면 북한산 석탄을 실은 선박이 입항과 동시에 관련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판단되는데 정부가 사실상 묵인한 것으로 볼 수 있나?

(남성욱 교수) “묵인이라는 표현보다 공무원들의 소극적인 태도와 의지적 문제라고 봐야 한다.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면 청와대와는 반대의 방향이니까 구체적 지시가 없으면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그런 자세가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고 본다.

(문성묵 교수) “이런 사실을 알고도 정부가 묵인한다면 큰 문제다. 실수로 본다 해도 사실을 정확히 밝히고 적법한 절차를 밟고 관련자를 처벌하는 등 확실한 입장 정리와 수습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렇게 할지는 미지수다.”

(김 의원실) “만약 북한산 석탄의 국내 반입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정부가 준비하던 남북정상회담과 평창동계올림픽 등 굵직한 국내외 일정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랬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도 한다.”

-대북제재 균열이 북한의 노림수다. 정부가 북한의 노림수에 넘어간 것인가. 일부러 눈감아줬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남 교수) “북한을 달래서 비핵화를 끌고 가는 것이 북한의 입장을 고려한다는 것이다. 결국 그렇게 운전대를 잡은 정부가 책임질 순간은 온다. 국민들의 판단 시기가 결국은 올 것이다. 비핵화와 관련된 평가는 역사가 말할 것이다. 결국 이런 것들을 평가하기엔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았다. 자세한 판단을 내리기엔 일련의 과정들이 진행 중이다. 전체적으로 유보적인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문 교수) “일부러 눈감아줬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오히려 비핵화를 위해 대북제재를 선도하고 공고한 유지체제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비핵화를 유도하는 건데, 그 제재의 틈을 우리가 스스로 내면 안 되는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정부가 이번 일을 의도적으로 하진 않았을 거다. 사건에 대한 시간이 많이 흘렀고 정부는 결과 발표도 명확하게 하지 않고 있다. 입장이 곤란하다는 거다. 앞으로 이런 상홍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대처하는 일이 중요하다.”

- 정부는 강경화 외교장관의 발언처럼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해 일부 대북제제의 예외 인정을 국제사회에 요구하고 있다. 이번 북한석탄 반입 의혹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나?

(남 교수) “눈을 감아줬다는 표현보다는 공무원들의 소극적인 태도가 문제의 원인이 됐다고 본다. 행정관료는 정부의 방침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정부와 보조를 맞추다 보면 이런 일이 생길 수도 있다. 그래서 언론에서 보도가 이어지자 “조사중”이라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나오는 것이다.”

(문 교수) “대북제재의 완화가 아니라 예외를 두자고 했죠. 예를 들어서 통신선 복원이나 개성 연락사무소 시설보수, 장비나 물자가 들어가고, 만경봉호 입항 등 일시적으로 대북제재 유예, 혹은 면제란 말이죠. 정부도 대북제재의 확고한 틀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는 있다. 그렇기에 일부러 제재를 흩트리고 완화시킬 의도는 없었다고 본다.”

-미국은 최근 공식적으로 한국에 대해 확실한 대북제재 동반자라고 언급했다. 이번 사태를 의식하여 한 발언 같은데, 외교적 수사로 “너희들 잘해라”라는 압박성 발언으로 들린다.

(문 교수) “한국이 남북관계의 특수성 때문에 그런 명분으로 대북제재국면을 흩트리면 어쩌나라는 우려가 있는 것 같다. 그러면 비핵화 구도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한국이 먼저 대북제재에 균열을 내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강력하게 말할 명분도 없어진다. 그래서 공식적으로는 확고한 대북제재 파트너라고 했지만 그런 역할을 실제적으로 하길 바란다는 의지가 담긴 걸로 본다.

-바른미래당의 정병국 의원도 북한석탄 반입 의혹을 제기했다. 9월 정기국회 때 공식적인 문제로 다루고자 준비한다고도 들었다. 자유한국당은 향후 대응을 어떻게 할 것인지.

(김 의원실) “이번 북한산 석탄 국내 반입은 이해하기 힘든 점들이 많다. 먼저 북한산 석탄 국내 반입 여부 과정에서 국무조정실이 이를 7월 언론의 보도를 통해 처음으로 인지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외교부로부터 서면 보고를 받았다는 사실도 의문이 남는다. 외교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는 6월 유엔안보리 북한제재위 전문가 보고서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10개월 째 수입업체에 대한 수사와 조사가 진행되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해당 상임위 차원에서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본다. 북한산 석탄 국내 반입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외교부와 관세청 등이 정무위원회 소관부처가 아니기에 일정 부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본다. 따라서 국무조정실을 통해 수사와 조사 과정을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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