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 당권에 근접…당 돌파구는 ‘막막’

안철수-손학규 연대, 孫 당 대표 가능성…‘위기의 당’ 구할지는 의문

전대 후 안ㆍ손 ‘동상이몽’?… 당 존재성 미약, 야권 재편 따라 부침

바른미래당 당대표 후보로 나선 손학규 상임고문이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정견 발표회에서 발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연합)

바른미래당은 오는 9월 2일 전당대회를 통해 당 재건을 위한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간다. 현재 바른미래당은 미래가 안 보일 정도로 ‘위기’ 상황이다. 당 지지율은 매우 저조해 자유한국당과 비슷한 지지율 수준으로 올라온 정의당의 약진과 대비된다.

바른미래당은 9ㆍ2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구성하고 전환의 계기를 마련하려 한다. 전대 흐름은 ‘손학규 대세론’이 견고한 가운데 타 후보들이 견제하는 양상이다. 과연 손학규 후보가 완주해 당권을 거머쥐게 될지, 아니면 다른 변화가 나타날지, 바른미래당의 전대를 집중 분석했다.

바른미래당 전당대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단연 손학규 후보다. 손학규 후보는 이미 대세로 자리잡았고 거물급 정치인사라는 이미지를 갖췄다. 손 후보는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새 당대표 등과 직접 상대할 인물로 거론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왜 올드보이가 대세로 굳혀지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정치적 문제를 경륜과 경험으로 돌파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력한 정치신인이나 새로운 인물이 없는 상황에서 결국 최종 선택지는 거물급 정치인사로 귀결된다는 뜻이다.

정치권에서의 ‘올드보이 기준’은 절대적인 나이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충분한 정치적 경험과 네임벨류로 판단된다. 그런 의미에서 손 후보는 이해찬 당 대표나 김병준 위원장을 상대할 수 있는 ‘급’을 갖춘 인사로 평가 받는다. 결국 이준석 후보나 하태경 후보의 무게감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이른바 ‘손학규 대세론’의 배경에는 바른미래당의 조직 특성과도 관련있다. 바른미래당은 국민의당에서 21명, 바른정당에서 9명의 의원들이 합류해 출발한 정당으로 국민의당 출신인 손 후보에게 유리하다.

때문에 후보들마다 대세인 손 후보를 집중 견제하고 있지만 판세를 흔들지는 미지수다. 일부에선 후보 간 연대를 통해 손 후보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면 손 후보와 타 후보와의 연대설도 있다. 최근 일각에서 거론된 손학규-김영환 연대론에 대해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결과적으로 득표율에 집중하기 때문”이라며 “절대적인 승리의 기준은 60% 이상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당권 장악력과 이어진다. 만약 50% 이하의 득표율로 당선된다면 손학규의 당내 동력은 많이 약화될 것이라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김영환 후보는 손 후보에 대해 우호적 발언을 했지만 연대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바른미래당 전당대회에서 손 후보의 승리가 유력한 가운데 또 다른 관심사는 손 후보와 안철수 전 대표 간의 물밑거래 여부다. 안 전 대표 진영이 손 후보를 밀고, 손 후보가 당 대표가 될 경우 안 전 대표의 킹메이커로 나설 것인가 하는 점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손 후보가 킹메이커가 아닌 스스로 대권행보를 할 가능성 있다고 전망한다. 이에 대해 신율 교수는 “현재로서는 판단할 수도 없고 그렇게 예측할 사안도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안 전 대표의 복귀도 불분명한 상황에서 벌써부터 킹메이커를 위한 물밑거래가 성사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안 전 대표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참패하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의 정치적 영향력과 지지세력이 상당히 약화됐다. 따라서 손학규 후보와의 구체적인 역할분담이라든지 물밑거래는 상상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배종찬 본부장도 손학규-안철수 물밑거래 자체에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배 본부장은 이에 대해 확률이 적다고 전제한 후에 “킹메이커보다는 욕심을 부릴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물밑거래를 예측하기엔 시기상조이지만, 정치권에서 올드보이 돌풍이 불고 있고 보수재편 과정에서 손 후보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바닥으로 떨어진 안 전 대표의 지지율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면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펼칠 수 있다는 뜻이다. 배 본부장은 “손학규의 대권행보 경쟁력이 안철수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무주공산인 보수의 핵심 자리에 여전한 ‘대권 기회’가 존재한다고 분석한다.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이 전당대회 이후에도 반등하지 못할 경우 당에 큰 변화가 올 수 있다. 바른미래당이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라는 서로 다른 성향의 집단이 합당한 결과물인 만큼 정치적 상황에 따라 다시 갈라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배 본부장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언급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도적인인 지지율 때문에 야권은 재편에 재편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배 본부장은 “정당의 생물학적 본질은 ‘정권획득’에 있다. 이 부분이 충족된다면 연정이든 연대든 합당이든 분당이든 여러 과정을 거치는 것이 이상한 현상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바른미래당의 미래도 전당대회에서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에 영향을 받지만 이보다는 정치적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이는 ‘손학규 대세론’이 갖는 가능성과 한계이기도 하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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