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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① ‘이재명 운명’ 어디로…후폭풍, 정치판 흔든다

경찰 “혜경궁 김씨는 이 지사 아내 김혜경씨” vs 李 “혜경궁 김씨 내 아내 아냐”
경찰 제시한 ‘스모킹 건’ 결과 따라 이 지사 정치적 운명 좌우될 듯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으로 출근하며 이른바 '혜경궁 김씨(@08__hkkim)' 트위터 계정 소유주는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라는 수사결과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연합)
이재명 경기지사가 ‘혜경궁 김씨’ 사건으로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지난 대선과 경기지사 경선 과정에서 드러난 혜경궁 김씨의 실체가 이재명 지사의 정치 운명을 뒤흔들고 있다.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이 이 지사 부인인 김혜경씨의 것으로 명백히 드러날 경우 이 지사는 치명상을 입는다. 아내가 아닌 제3자가 공유해 선거에 활용했다면 지사직을 그만둘 가능성도 있다. 현재 상황은 이 지사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경찰은 ‘혜경궁 김씨’로 잘 알려진 ‘정의를 위하여(@08__hkkim)'가 이 지사 아내 김혜경씨의 트위터 계정이라고 발표했다. 이 지사는 ‘정의를 위하여 계정은 내 아내의 것이 아니다’라고 줄곧 부정해 왔다. 하지만 경찰은 결정적 증거 몇 가지를 발표하면서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제 ‘혜경궁 김씨’ 사건은 이 지사의 정치적 운명을 가르게 됐다. 이 지사가 최대의 정치 위기를 넘길지, 아니면 정치 무대에서 퇴장할 지는 결정적 증거, 즉 ‘스모킹 건’에 달려 있다.이 지사는 24일 검찰에 소환돼 또 다른 사건의 관련 의혹을 조사받으면서 ‘운명의 길’에 들어섰다.

‘혜경궁 김씨’는 이 지사 아내 김혜경?

지난 4월 경찰은 혜경궁 김씨 트위터가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였던 이재명 지사의 선거 개입 및 공작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한 바 있다. 당시 이재명 지사는 혜경궁 김씨 계정이 아내의 것이 아니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결정적인 물증이 확보되지 않은 채 혜경궁 김씨 사건은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 경찰이 이른바 '혜경궁 김씨(@08__hkkim)' 트위터 계정 소유주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라고 결론짓고 19일 김씨를 검찰에 송치한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정황과 의심만으로 기소한 것"이라고 반박했다.(연합)
수개월이 흐른 지금, 혜경궁 김씨 사건에 대한 결정적 증거가 나왔다. 문제의 트위터 계정에 등록된 G메일 아이디인 'khk631000'과 완전히 일치하는 아이디가 포털사이트인 ‘다음’에서 발견된 것이다. 다음 계정이 혜경궁 김씨의 아이디와 일치하자 경찰은 이 계정을 집중 수사했다. 이 다음 계정은 지난 4월 탈퇴 처리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수사 진척에 애를 먹었지만, 결국 이 계정의 마지막 접속지가 이 지사의 자택에서 이뤄졌다는 것이 경찰 수사 결과 명백하게 드러났다.

이에 이재명 지사는 “아내는 hk가 아닌 hg를 주로 이용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지사의 항변에 완전히 상반되는 증거가 계속해서 나오는 상황이다. 경찰은 혜경궁 김씨의 계정인 khk631000을 사용하는 사이트를 전수 조사한 끝에 국내 2위 포털사이트인 ‘다음’에서 혜경궁 김씨의 계정과 정확히 일치하는 아이디를 발견했다.

경찰은 이 계정의 탈퇴 시점도 의심을 살만한 정황으로 보고 있다. 혜경궁 김씨 의혹이 언론에 보도되고 경찰이 조사에 착수하자 바로 그 시점에 탈퇴한 것이다. 경찰은 “이름의 이니셜은 충분히 일치할 수 있지만 뒤에 이어진 숫자 6자리까지 모두 일치할 확률은 거의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계정을 생성할 때는 중복 아이디 검사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동일한 아이디를 사용할 수 있을 확률도 없다. 즉 아이디 중복 검사 절차를 밟기 때문에 한 아이디를 두 명 이상이 공유할 수 없다는 소리다. 이니셜 3개와 숫자 6개가 동시에 일치할 수학적 확률은 무려 101조 분의 1이다. 수학적 확률로만 보면 동일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같은 아이디를 쓸 수 없다.

이 계정을 여러 명이 공유하는 ‘공동의 계정’이라고 상정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하나의 계정을 여러 명이 공유하면서 선거에 개입했다면 지시와 공모가 되고 이는 명백한 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 그래서 하태경 의원은 이와 관련한 추가 고발을 예고하고 나섰다. 만약 선출직 공무원이 선거법 관련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을 선고받게 되면 이재명 지사는 경기도지사에서 물러나야 한다. 야권은 이를 의식해 적극적인 대응을 하며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가 2일 오후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 논란과 관련 피고발인 신분 조사를 마친 뒤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을 빠져나가고 있다.(연합)
경찰 제시한 ‘스모킹 건’ 3개 위력은?

앞서 언급했듯이 경찰은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이 이 지사의 아내인 김혜경씨의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한 결정적 증거인 ‘스모킹 건’은 3가지다. 국내 포털사이트에서 동일한 계정이 발견됐다는 점, 지난 4월 경찰 조사가 들어가던 시점에 해당 계정이 탈퇴된 점, 그 계정의 마지막 접속장소가 이 지사의 자택이었다는 점이다.

혜경궁 김씨가 김혜경씨라고 판단되는 주요하고도 세부적인 근거도 발표됐다. 김혜경씨는 2014년 1월 15일 오후 10시 40분에 본인의 카카오스토리에 이재명 지사의 대학입학 사진을 업로드했다. 뒤이어 10분 뒤엔 혜경궁 김씨의 트위터에는 동일한 사진이 업로드됐다. 곧바로 10분 뒤엔 이재명 지사의 트위터엔 같은 사진이 올라왔다. 혜경궁 김씨가 김혜경씨라는 결정적 증거로 단정짓긴 어렵지만 혜경궁김씨와 이재명 지사의 관계를 의심할만한 정황이다.

이에 이재명 지사는 “제3자도 충분히 카카오스토리 사진을 다운받아 트위터에 올릴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의심이 될만한 증거들이 속속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사가 계속해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의심받는 배경이다.

경찰이 발표한 또 다른 증거에 따르면, 이 지사는 2013년 5월 18일 당시 이 지사가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 가족이 영정을 들고 있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혜경궁 김씨 계정엔 다음날 오후 12시 47분에 동일한 사진이 리트윗됐다. 또한 김혜경씨의 카카오스토리엔 13분 뒤인 오후 1시에 같은 사진이 업로드됐다. 경찰 수사 결과 카카오스토리에 업로드된 동일 사진이 캡처된 시간은 12시 47분이다. 트위터에 사진을 업로드하고 곧바로 해당 사진이 캡처된 것은 동일한 인물이 아니고서는 힘들다. 결국 동일인물이 아니고서는 ‘일련의 시간 증거’가 수학적으로 일치하기 상당히 어렵다.

그러나 이 지사는 “동일인이 굳이 트위터 글을 캡처해 카카오스토리에 올리겠냐”고 항변했다. 그러나 혜경궁 김씨 계정이 김혜경씨의 것이 아닌 척을 해야 한다면 충분히 진행될 수 있는 부분이라는 반문도 나온다. 이재명 지사의 항변이 설득력이 떨어지는 까닭이다.

경찰이 제기한 마지막 스모킹건은 김혜경씨의 스마트폰 교체 시점이다. 혜경궁 김씨 트위터 글은 2016년 7월 중순까지는 안드로이드 체제의 스마트폰에서 작성됐다. 이후 해당 트위터 글은 아이폰에서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김혜경씨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아이폰으로 교체한 시점과 일치한다.

이에 이재명 지사는 “아내의 번호가 공개되면서 욕설 전화와 메시지가 쇄도해 교체했다”고 말혔다. 이 지사의 말대로 욕설전화와 메시지가 쇄도했다면 전화번호를 바꿔야하는데, 번호는 그대로 유지한채 단말기를 교체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 여론의 반응이다.

이재명 지사는 지금까지 김혜경씨의 스마트폰을 제출하라는 경찰의 요구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혜경씨가 바꾼 과거의 스마트폰은 분실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스마트폰 단말기 교체를 두고 결정적 증거를 인멸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판단했다.

김혜경씨는 스마트폰을 2016년에 교체했다. 그 전에 사용하던 기종은 안드로이드폰이다. 기종을 아이폰으로 바꿨으며, 올해 4월 다시 단말기를 새로운 아이폰으로 교체했다. 이 지사의 말대로 이번 사안이 굉장히 억울하다면 전에 사용하던 김혜경씨의 스마트폰을 제출하면 모든 의혹이 해결된다. 스마트폰 내의 활동 및 로그인 내역을 수사기관에 맡겨 세밀하게 조사하면 된다. 그러나 두 개의 스마트폰을 모두 분실했다고 하는 점이 상당한 의심을 사는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 친형 강제입원, 검사 사칭, 대장동 개발 관련 허위사실 공표 등 혐의에 대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4일 오후 13시간에 걸친 조사를 마친 뒤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검 성남지청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
검찰 소환받은 李 지사 위기 돌파할까

경찰이 혜경궁 김씨 계정이 혜경씨의 것이라고 공식 발표하자 이재명 지사는 적극적인 해명을 시도하고 있다. 이재명 지사는 SNS를 통해 혜경궁 김씨가 자신의 아내인 김혜경씨가 아니라는 증거로 2016년 12월 18일의 일을 들고 있다. 당시 이 지사와 김혜경씨는 어느 식당에서 장모님의 생일잔치 중이었고, 그 시간에 김혜경씨는 혜경궁 김씨 트위터로 댓글을 달 수 없다는 알리바이를 제시한 것이다.

구체적인 상황은 이렇다. 2016년 12월 18일 저녁 6시부터 9시까지 김혜경씨는 본인의 모친의 생일잔치에 참석했고, 가족들이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고 참석자들이 각자 선물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전혀 스마트폰을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같은 날 오후 6시 37분 혜경궁김씨 트위터의 소유주는 어느 글에 대한 긴 댓글을 달았다. 이에 대해 이재명 지사는 “트위터 중독자로 의심받는 나도 8년간 6만 건을 못 썼는데, 제 아내가 4년간 4만 7000건을 썼다는 건 불가능”이라며 “18:00부터 21:00 사이에 올라온 혜경궁 김씨 트위터의 글을 찾아달라”며 추가 제보를 요청했다.

이렇게 이 지사는 혜경궁김씨 트위터가 김혜경씨의 것이 아니라는 증거를 찾으며 적극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혜경궁 김씨 사건이 반전 국면을 맞을지는 미지수다. 경찰은 이미 해당 트위터가 게재한 4만 7000건의 글과 댓글에서 혜경궁 김씨가 김혜경씨라는 결정적 증거를 다수 확보하고 있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외에도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의 기본적인 인적 사항이 김혜경씨와 상당부분 일치한다. 혜경궁 김씨와 김혜경씨의 공통점은 1967년 생이라는 점, 숙명여대 피아노학과를 졸업했다는 점, 성남에 거주하고 있다는 점, 군대에 간 아들을 두고 있다는 점, 동일한 아이디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경찰이 제시한 명백한 물증 외에도 이런 인적 사항의 ‘교집합’은 혜경궁 김씨가 김혜경씨라고 판단할 수 있는 결정적 증거들이다.

현재 이재명 지사 측은 “이 지사가 24일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하기로 검찰과 조율을 마쳤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이재명 지사는 직권남용 및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 기소의견으로 송치됐다. 검찰은 기소 여부 판단을 위해 보강 및 추가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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