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

[김형준 교수 칼럼] 자유한국당 '당권투쟁' 막 오르다

인적 개편 '산 넘어 산', 원내대표 경선 주목…보수 재편 움직임
  •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12월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 인적 개편 놓고 내홍

자유한국당은 김병준 비대위원장의 인적 개편 예고와 홍준표 전 대표의 정치 복귀로 당내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22일 비대위 회의에서 전국 253곳 당협위원장 교체 작업과 관련 “비대위원장의 권한을 행사하려고 한다. 어떤 당내의 비판과 비난도 감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쳐낸 인사를) 다음 지도부가 다시 복귀시키든 아니든, 혹은 무소속으로 출마해서 당선이 돼 들어오든 아니든 신경 쓰지 않겠다”며 “조직강화특위의 그물망을 빠져나왔지만 교체가 필요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다. 분명히 권한을 행사해서 당협위원장을 맡는 게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는 분들에 대해서 별도의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조직강화 특위가 지난 2016년 20대 총선 당시 공천 파동과 박근헤 전 대통령 탄핵을 양대 감점 요인으로 설정한 만큼 김 위원장의 발언은 친박 인적 청산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친박계는 즉각 반발했다. 친박 핵심인 홍문종 의원은 “친다고 누가 겁날 사람 있나요? 쳐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거에요. 전당대회 날짜 정하고 치르고 했다는 거 외에 비대위원장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어요”라고 공격했다.

23일엔 “김 위원장이 그동안 소위 복당파하고만 소통을 한다는 평가가 많다. 김 위원장의 인적쇄신 대상이 대부분 잔류파 쪽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자꾸 이렇게 당을 분열할 수 있는 그런 단초들을 제공하게 되면 참으로 그 당이 어려워지지 않을까 그런 걱정을 한다”고 했다.

차기 당권주자 중 한 명인 정우택 의원도 “굳이 당협위원장 교체에 열을 올리는 이유가 만에 하나 전당대회를 유리하게 치르기 위한 꼼수라고 한다면, 당은 다시 한 번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인적 쇄신은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면서도 “지금 시점은 적합하지가 않다. 나아가 두세 달 밖에 활동 기간이 남지 않은 비대위가 마치 내후년에 있을 공천심사위원회 기능을 담당하려는 것도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이 (인적 쇄신) 기능은 다음 당 지도부가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정 의원은 새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 친박ㆍ복당파와 홍준표 전 대표의 출마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견제구를 던졌다. 그는 “배가 침몰할 때 먼저 살겠다고 바다에서 뛰어내렸던 사람이 배가 다시 원상복구되니까 제일 먼저 올라와서 선장이 되겠다고 하는 것은 정치적 명분이 없다”며 “이분들이 당의 얼굴이 돼서는 다음 총선을 치르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홍준표 전 대표는 바퀴벌레처럼 왜 스멀스멀 기어나오는지, 연탄가스처럼 왜 스며나오는지 잘 모를 일”이라며 “아마 다시 정치에 관여하고 싶은 자신만의 몸부림이 아니겠느냐”고 평가절하했다.

반면, 김성태 원대대표를 위시한 비박계는 김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힘 입어 김 위원장은 26일 “원내대표 선거와 전당대회가 다가오니 어떻게든 계파 대결구도를 다시 살려서 덕을 보려고 하는 시도들이 있는 것 같다”면서 “심지어 분당론까지 나오는데 분당 시도는 결코 성공할 수 없고,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일부 친박계 인사들이 비대위 인적쇄신에 반발하고 있고 이를 근거로 당내에서 분당론이 불거지고 있는데 대해 경고장을 날린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혁신의 골든타임을 놓쳤을 뿐만 아니라 권위도 힘도 모두 잃었기 때문에 인적 개편을 주도하기엔 역부족이다. 김 위원장 자체가 정체감이 불안정하고 정무적 판단력이 취약하며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 11월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오세훈 전 서울시장 자유한국당 입당 환영식에서 오 전 시장이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연합)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주목…보수 재편 움직임

이런 상황에서 곧 다가올 원내대표 경선이 당내 갈등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 경선 과정에서 의원들의 표를 모으기 위해서 계파별 결집과 계파 간 갈등 가능성이 예측되고 있다.

친박ㆍ잔류파에서는 유기준 의원(4선), 중립파에서는 나경원 의원(4선)을 밀려고 한다. 비박ㆍ복당파에서는 강석호(3선)ㆍ김학용(3선) 의원이 경합 끝에 김학용 의원으로 단일화됐고, 김영우(3선)이 출마를 선언했다.

112명의 의원 중 66.1%(74명)를 차지하고 있는 초선(42명)과 재선(32명) 의원들의 표심이 승부를 결정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 중 비례대표 17명(11.2%)을 포함한 초선 의원들은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공천에 깊숙이 개입해 선발됐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심정적으로 친박에 가깝다. 주목해야 할 것은 전체 의원 중 26.8%을 차지하고 있는 수도권 의원(30명)보다 영남권 의원(43명)이 41.1%로 훨씬 많다는 것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좀 더 세부적으로 자유 한국당 현역 의원들을 계파별로 분석하면 크게 비박ㆍ복당파, 중립파, 친박ㆍ잔류파 등 세 그룹이 존재한다.

지난 2016년 12월 9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 직전, 새누리당 비박계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에 참석한 의원은 33명이었다. 12월 7일 서울대 동문 모임인 ‘박근혜 퇴진 서울대 동문 비상시국행동’이 발표한 새누리당 탄핵 찬성 의원은 10명이었고, 새누리당 비례대표 신보라 의원은 공개적으로 탄핵에 찬성했다. 총 44명의 새누리당 의원이 탄핵에 찬성 표를 던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중 현재 바른미래당에 남아 있는 8명(오신환, 유승민, 유의동, 이혜훈, 정병국, 정운천, 하태경, 이학재)과 중립 성향의 나경원 의원을 제외하면 35명이 현재 자유한국당 핵심 비박 의원으로 분류된다.

여야 의원 299명이 참석한 12월 9일 국회 표결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예상을 깨고 234명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됐다. 더불어민주당 121명, 국민의당 38명, 정의당 6명, 무소속 7명 등 172명을 제외하면 새누리당 127명중 62명이 찬성하고 66명이 반대한 것으로 계산됐다. 약 30명 정도의 중도파가 탄핵에 찬성한 것으로 판단됐다.

여하튼 이번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이 삼파전으로 치러지면 재적 112명 중 누구든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세 그룹이 의석 수에서 팽팽하기 때문이다. 만약 1차 투표 결과, 친박과 비박 후보가 1위 또는 2위가 되어 결선 투표에서 자웅을 겨루게 되면 승패는 예측하기 어렵다. 작년 12월 12일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비박ㆍ복당파 김성태 의원이 총 투표수 108표 중 55표를 얻어 당선됐다. 중도 성향의 다수가 지지를 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였다.

하지만 이번엔 중도파가 누구를 선택할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 원내대표 경선 이후 곧 바로 당 대표 경선이 있기 때문이다. 중도파 의원들은 상황에 따라 전략적 투표를 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친박과 비박 후보 중 누가 원내대표가 되든 한국당은 극심한 갈등으로 빠져 들 것이다. 가령, 비박 신임 원내 대표가 김병준 위원장과 손을 잡고 친박 영남 중진 인적 청산에 나서면 정우택 의원의 경고처럼 내년 당 대표 전당대회 전에 당이 깨질 수 있다. 반면, 친박 후보가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되면 당연직 비대위원이 되어 ‘김병준식 인적 청산’에 대해 강하게 반발할 개연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새 원내대표가 ‘김병준 사퇴’ 카드를 들고 나올 수 있다. 이럴 경우, 한국당은 또 다시 친박 대 비박간에 치유하기 힘든 내홍을 겪을 것이다.

하지만 1차 투표에서 중도파 나경원 의원이 살아남으면 2차 투표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 1차 투표에서 탈락할 계파에서 나 의원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구도이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당내 갈등은 잠복되어 차기 당 대표 경선 때까지 소강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앞으로 보수 진영은 크게 4개 그룹 간에 사생결단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 칠 것이다. 황교안 전 총리를 포함한 친박ㆍ잔류파가 중심이 되는 TK 세력, 김무성ㆍ김성태 의원을 중심으로 한 비박ㆍ복당파 수도권 세력, 정치 복귀 선언을 한 홍준표 전 대표 세력, 유승민ㆍ이언주 의원이 핵심이 되는 신보수 세력이다.

지방 선거 참패 이후 외부 공식 행사에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유승민 의원이 대학 강의를 통해 정치 행보를 재개했다. 그는 27일 이화 여대 강의 직후 “보수를 재건할 수 있느냐 그런 고민을 계속하고 있고 국민들께 말씀드릴 기회가 언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반문연대에 대해선 “반문이 보수의 목표가 될 수 없다. 더 중요한 건 보수의 비전을 찾아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당 복당을 선언한 오세훈 전 서울 시장의 행보도 눈 여겨 봐야 할 것이다. 오 전 시장은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폭주가 도를 넘어서고 있는데, 야당은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자유 한국당이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한국당 입당을 밝혔다. 내년 2월쯤으로 예상되는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연 내년 초 한국당의 새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열릴 수 있을 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한국당 역학 구도가 그 누구도 예측하기 힘든 초불안정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 프로필 아이오와대정치학 박사, 한국선거학회 전 회장,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치개혁위원회 위원, 국회 개헌특위 전 자문위원, 한국정치학회 전 부회장,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정치학)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카카오
배너
2019년 03월 제2770호
  • 이전 보기 배경
    • 2019년 03월 제2770호
    • 2019년 03월 제2769호
    • 2019년 03월 제2768호
    • 2019년 03월 제2767호
    • 2019년 02월 제2766호
    • 2019년 02월 제2765호
    • 2019년 02월 제2764호
    • 2019년 01월 제2763호
    • 2019년 01월 제2762호
    • 2019년 01월 제2761호
  • 이전 보기 배경
저번주 발행호 다음주 발행호
  • 지면보기
  • 구독안내
  • 광고문의
  • * 지면문의
    전화 : 02-6388-8088
    팩스 : 02-2261-3303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 온라인 광고
    전화 : 02-6388-8019
    팩스 : 02-2261-3303
    메일 : adinfo@hankooki.com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많이 본 기사

주간한국 유튜브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