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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특감반 비위 의혹에 前 특감반원이 제기하는 ‘의문점’

민정수석 사퇴 거론은 신중… 감찰 업무시간에 골프회동은 “상상 못해”
  •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위 의혹을 둘러싸고 사퇴론에 휘말린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논란의 파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위 의혹을 둘러싸고 사퇴론에 휘말린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논란의 파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수석에 대한 사퇴를 일축했지만, 여론과 정치권은 연일 청와대의 결정에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본지가 취재한 전직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은 현재까지 밝혀진 수사관들의 개인적 비위 행위만으로 민정수석의 사퇴까지 묻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면서도, 이들 수사관들의 비위에 관해 여러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특별감찰반(이하 특감반) 비위 의혹과 관련해 사퇴론 압박을 받고 있던 조국 민정수석의 거취에 변동이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민정수석에게 청와대 안팎의 공직 기강 확립을 위해 관리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특감반 개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라고 밝혔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5박 8일 간의 해외 순방을 마친 뒤 곧바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국 수석 등으로부터 특감반 비위 논란에 대한 자세한 보고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5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리와 관련한 지시사항을 발표한 뒤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
이번 논란은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업무 공백 상황에서 국내 언론보도와 야당 측 인사들의 입을 통해 몰아쳤고, 문 대통령의 사태 파악 및 수습을 위한 타이밍에 늦은 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여론과 정치권에서 이미 조국 수석의 경질을 강하게 요구하는 상황에서, 결국 문 대통령의 결정이 조 수석에 대한 신임으로 굳어지자 야당에서는 청와대와 여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오기를 부릴 일이 아니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김성태 원내대표는 “책임져야 할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게 아니라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니 어느 나라 대통령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며 “지지율이 높을 때 독단과 전횡만 하는 줄 알았는데, 지지율이 떨어지는 마당에 청개구리 오기 정치까지 하는 줄은 미처 몰랐다”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의 조국 수석에 대한 유임 결정을 두고 자유한국당뿐만 아니라 바른미래당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심지어 정의당과 민주평화당 역시 책임 정치를 강조하며, 문 대통령의 ‘조국 감싸기’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여당은 문 대통령의 조 수석에 대한 유임 결정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조국 지키기’에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야당의 조 수석 경질 요구를 정치적인 행위로 규정하며, 청와대 특감반 인원들의 개인적 비위를 조 수석의 사퇴로 책임지게 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물론 청와대 특감반 비위 의혹과 조 수석의 유임에 대한 여론의 반응이 매우 싸늘하며, 당분간 이번 논란이 정국을 소용돌이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높다.

  •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조국 민정수석의 사퇴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사진=연합)
때문에 여당에는 이번 논란을 청와대 특감반 인원의 개인적 일탈로 선을 그은 것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최대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수사관 비위, 감찰 업무 특성상 파악 어려워… 의문은 남아

본지가 취재한 이전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감반원으로 근무했고 현재 검찰로 복귀한 K 모 검사에 따르면, 이번 논란에 대한 여론과 야당의 비판에 공감하지만 이로 인해 민정수석의 사퇴까지 거론하기에는 아직은 무리라는 반응을 접할 수 있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경우 그와 그의 가족들에 대한 비위 문제가 불거져 정치권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았고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며 이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됐다.

반면 이번 논란의 경우 엄밀히 특감반 내 수사관들의 개인적 비위 행위가 문제가 됐고, 특감반 인원의 평소 근무 특성 및 조직체계상 민정수석이 이를 제대로 파악하기는 사실상 어려웠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설령 조국 수석의 특감반원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 문제를 질책하더라도 사퇴를 요구할 정도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김 모 수사관은 청와대 특감반에 재직하던 올해 초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 3급 감사관의 비위 첩보 보고서를 작성해 좌천시켰고, 지난 8월 과기부 개방직 5급 사무관직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는 이와 같은 사실을 파악하고, 감찰업무를 하는 수사관이 감찰 대상인 곳으로 승진이동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지원을 제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김 수사관은 지난 10월 경찰청 특수수사과를 방문해 자신의 지인인 건설업자 A씨가 피의자로 입건된 공무원 뇌물 사건에 대한 진척상황을 문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런 사실이 청와대 내부에서 알려지자 결국 김 수사관은 검찰로 복귀 조치됐다.

무엇보다 김 수사관은 청와대 자체 감찰 과정에서 그가 다른 특감반원 3명과 수차례 골프를 쳤고, 이중에는 근무 시간에 업무수행과는 상관없는 회동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골프 비용 역시 지인인 민간인이 대납했다는 의혹마저 받고 있는 상황이다.

  • 전 정부 청와대 특감반원에 따르면, 이번 특감반원 비위 의혹에는 여러가지 의문점이 남는다. (사진=연합)
K 검사에 따르면 김 수사관 등 특감반원들이 주로 외근활동을 통해 행정부와 공공기관, 고위공직자 측근들의 비위 감찰 업무를 하는 만큼, 민정수석이 이들 수사관들의 비위 사실을 즉각 파악해 내기는 무리였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보통 특감반 수사관들은 각 부처를 돌면서 공직비리를 감찰하는데, 감찰 업무는 상부로부터 특정 지시를 받기보다 수사관들의 자율적 활동에서 이뤄진다. 때문에 심지어 지휘계통상 데스크(과장급)도 수사관들이 업무 중 무엇을 했는지 세세하게까지 알 수 없다는 지적이다.

K 검사는 “공직 후보에 대한 세평 수집 업무는 보통 상부로부터 지시가 있어야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업무에서 수사관들의 활동은 민정수석에게까지 보고가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김 수사관 등 이번 논란에 연루된 전직 특감반원들의 비위 행위의 경우 감찰 업무 과정에서 벌어진 것으로, 특감반 내 데스크로 불리는 과장과 특감반장 그리고 그 위의 민정비서관, 민정수석까지 수사관의 비위 사실을 빠르게 알아 낼 수 없다는 의미다.

물론 전직 특감반원 입장에서 이번 논란에서 이례적인 경우로 의문이 드는 대목도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우선 특감반 내 수사관들이 감찰 업무 시간에 서로 모여 골프를 친다는 것이 상상이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K 검사는 “특감반 내 수사관들 대부분은 검찰과 국세청, 감사원 등 각 부처 공무원들로 구성돼 있고 외근 감찰 업무는 어느 한 부처만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여러 부처를 순환하면서 감찰에 임하게 된다”라며 “이번 감찰업무는 과기부에서 했다가 곧바로 다음 감찰은 문체부로 갈 수 있고, 다음은 환경부에 가기도 해서 여러 모로 수사관들이 감찰 업무시간에 일정을 맞춰 골프 회동을 가질 여유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각 수사관들의 얼굴과 원소속 기관을 알고 있지만, 서로가 보고서상 알파벳과 그 뒤에 번호를 붙여 만든 코드명으로 이름을 대체한다. 이에 극소수의 경우 청와대 근무가 끝날 때까지 특정 수사관의 이름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민정수석. (사진=연합)
K 검사는 “같은 특감반원보다 감찰 대상인 부처의 감사실 인원과 더욱 친분이 있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특감반원들끼리 감찰 업무시간에 모여 골프 회동을 수차례 가질 정도라면 데스크에서 이를 제때 파악하지 못한 것은 반드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논란에 대해 현재까지 수사기관에서 밝혀낸 것만으로는 여당 측 입장처럼 특감반원 개인의 일탈이며 조 수석의 사퇴를 주장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향후 수사 과정에서 이들의 비위 조짐에 대해 데스크와 민정비서관 그리고 민정수석까지 알고서도 제대로 대처를 못했던 것으로 밝혀진다면 파장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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