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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청와대 파워게임… ‘권력’ 향배는

임종석-조국 묘한 ‘힘겨루기’… 문 대통령 조 수석에 힘 실어줘
청와대 권력추에 변화 조짐…신년 개각시 두 실세 거취 드러날듯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에서 홍남기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 재정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기 위해 입장한 뒤 수석·보좌관 앞에 자리해 대기하고 있다.(연합)
청와대가 복마전 양상이다. 임종석 비서실장 사람인 김종천 전 의전비서관의 음주운전 파문에 이어 민정수석실 산하 청와대특별감찰반의 비위 논란으로 청와대가 뭇매를 맞고 있다.주목되는 것은 청와대 권력의 핵심인 비서실장과 민정수석의 양측에서 벌어진 일임에도 그 처리 결과는 전혀 달랐다는 점이다. 임종석 실장의 최측근이 철저하게 배척된데 반해 수장으로서 책임을 져야 할 조국 수석은 당의 엄호 아래 관련자들만 처벌받는 수순으로 마무리됐다. 임종석 실장이 큰 타격을 받은데 반해 조국 수석은 가벼운 상처만 입는 정도에 그친 셈이다.항간에 ‘권력2인자’ ‘왕실장’으로 일컬어지는 임종석 실장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온데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이 당에 전달됐고, 당이 조국 수석을 지키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조국 수석이 물러날 경우 청와대의 최대 우군이 사라지는 것을 우려한 문 대통령이 조 수석에 힘을 실어줬고, 결과적으로 임 실장을 경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이러한 해석에 따르면 청와대는 문 대통령을 정점으로 권력의 두 축인 임종석 실장과 조국 수석이 맞서고 있는 양상으로, 이른바 ‘조국 파동’ 에서 문 대통령이 조 수석을 유임시키면서 청와대 권력의 추가 임 실장에 일방적으로 쏠리던데서 균형을 맞추거나 조 수석으로 무게 이동을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일각에선 총선과 차기 대선의 분수령이 될 2019년을 앞두고 청와대 파워게임이 본격화할 것이며, ‘조국 파동’ 과정은 그 일면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해석한다. 아직 수면 아래서 가속화되고 있는 청와대 파워게임의 면면을 추적했다.

‘조국 파동’ 통해 오히려 힘을 얻은 조국 수석

조국 민정수석은 지난 11월 28일 공직기강비서관실의 특감반원 비위 논란과 관련된 최종 조사 결과를 보고 받은 후 “이미 검찰에 복귀한 특감반원 외에 부적절한 처신과 비위 혐의가 있는 특감반 파견직원을 즉각 소속기관으로 돌려보내고, 소속기관이 철저히 조사하고 징계할 것”을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요청했다.

  • 조국 청와대 대 민정수석이 11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연합)
특감반 직원들의 추가 비위 의혹은 ‘평일 근무시간 친목 도모 골프모임 진행’, ‘골프향응을 받았다는 의혹’ 등이다. 골프 관련 의혹이 증폭되던 중에 특감반 소속의 수사관 김모씨는 지인의 뇌물 연루 수사 상황을 경찰에 집요하게 캐묻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이것이 특감반 비위 논란의 첫 시작이었다. 또한 비위를 행한 행정직원들이 더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청와대 공직기강이 해이해졌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조국 수석이 특감반 전원 교체라는 초강수를 둔 배경이다.

지난달 29일 대검 감찰본부는 청와대 특감반 수사관 4~5명에 대한 감찰조사를 시작했다. 조사 핵심은 건설업자 최모씨와의 뇌물공여 사건 수사과정 개입 및 사전 파악과 관련된 서울중앙지검 소속의 김모 수사관이다. 김 수사관의 의혹은 수사개입 외에도 접대 골프 향응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셀프 승진 시도 등이다. 감찰본부는 김 수사관 외에도 다른 수사관들에 대한 비위 사실을 파악하고 있다.

조국 수석은 “조직쇄신 차원에서 전원 소속청 복귀 결정을 건의했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30일 조국은 입장문을 통해 “민정수석실은 탁감반 직원 중 일부가 비위 혐의를 받는다는 것 자체만으로 특감반이 제대로 업무를 수행할 수 없을 것이라 판단했다”며 “검찰과 경찰에서 신속 정확하게 조사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귀국 후 특감반 비위 관련 사실을 보고받았다. 하지만 조국 수석 사퇴와 관련해 ‘퇴진은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대검 감찰본부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이번 사건의 성역에 대해 국민들이 올바르게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감반 비위 의혹은 일부 수사관의 일탈이며 개인적인 비위로 본 것이다. 결국 조 수석에게는 비위 관련한 책임을 물을 일은 아니라고 봤다.

청와대의 조 수석 유임 방침에 대한 야권의 반발이 거세다. 이양수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번지수가 틀려도 한참 틀렸다. 대통령은 공직기강 붕괴 책임을 물어 조 수석을 우선 경질해야 한다. 대통령이 제 식구를 감싸고 공직기강 문란을 방치할 것인지,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공직기강을 바로 세울 것인가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조국 수석의 반성 및 사퇴와는 거리가 먼 문 대통령의 행보는 국민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정의로운 나라를 꼭 이뤄내겠다고 공언했던 문 대통령은 조 수석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평당과 정의당의 반응도 “청와대의 시각이 안이하다. 국민 믿음만 반감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정호진 정의단 대변인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결론”이라고 지적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사실상 조 수석에 대한 유임 조치가 이뤄진 것은 국민에게 배째라고 하는 격이 아닐 수 없다. 국민이 부여한 권력을 특정인을 두둔하며 사용하지 마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조 수석에게 책임을 묻지 않으면서 야권의 조 수석 사퇴 총공세에 굽히지 않았다. 조 수석 경질 요구를 지나친 정치공세로 봤다. 거센 사퇴압박을 받고 있는 조 수석에게 문 대통령은 재신임 뜻을 드러냈다. 특감반 개선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는 ‘개선 방안 마련 지시’가 조 수석의 유임을 뜻한다.

정치권에서는 현 정부의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야권의 조국 사퇴 압박을 정면 돌파하면서 국정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한다.

또한 조 수석이 해임되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사법 개혁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청와대는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은 민정수석실의 고유 업무라며 조 수석이 관련 업무를 계속해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결국 문 대통령은 ‘조국 파동’ 에 대한 여론의 비판과 야당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조국 수석을 지킨 셈이다.

  •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수현 정책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수석·보좌관들이 10일 오후 청와대에서 홍남기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 재정부 장관에게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한 뒤 간담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연합)
임종석 오른팔 잘려나가…상징성 커, 후유증 클 듯

음주운전 파문으로 물러난 김종천 전 의전비서관은 임종석 비서실장의 오른팔로 불리던 청와대의 실세 행정관이었다. 임종석 실장과 김종천 전 비서관은 한양대 선후배 사이다. 임 실장의 국회의원 시절에는 의원실 보좌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비서관은 작년 대선 당시 임 실장과 함께 문재인 캠프에 합류했다. 선거대책위원회 정무팀장을 지냈으며 문재인 정부출범 후 작년 6월엔 대통령 비서실장실 선임행정관으로 임명됐다. 청와대의 실세 행정관, 비서실장의 비서실장으로 불리며 임종석 실장의 수행비서 역할을 맡았다.

김 전 비서관은 1년 후 청와대 개편 당시 의전비서관으로 승진했다. 의전비서관은 대통령의 일정과 동선을 총괄하는 청와대의 핵심자리다. 일련의 과정에서 임 실장의 영향력이 있었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그런 김 전 비서관이 음주운전으로 지난 11월 23일 직권면직 처리됐다. 지난 11월 23일 청와대 춘추관 1층에서 진행된 백그라운드브리핑에서 고민정 부대변인은 김 전 의전비서관의 음주운전 소식을 전하며 사표를 수리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김 전 비서관이 임종석 실장의 최측근이란 점에서 임 실장의 책임론도 일었다. 당시 청와대는 음주운전 사건을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 ‘경찰에 확인하라“고 말하며 김 전 비서관이 대리운전기사를 맞이하는 장소까지만 음주운전을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김 전 비서관을 의원면직이 아닌 직권면직 처리했다. 오전에 사표를 수리했지만 의원면직은 사전적은 즉각 조치이고, 직권면직이 정식 조처라는 입장이다. 의원면직과 직권면직에는 엄연한 차이가 존재한다. 별정직 공무원 인사 규정에 따르면 의원면직은 징계 기록이 남지 않으나 직권면직은 징계 기록이 남는다.

일신상의 이유로 사표를 제출하고 그것을 수리하는 것이 의원면직이라면, 직권면직은 징계할 사유가 발생했을 경우 면직심사위를 구성해 면직시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결국 직권면직 절차에 따라 김 전 비서관을 직권면직 처리했다. 김 전 비서관의 자진적인 퇴직이 아닌 해고에 해당하는 조치다.

문 대통령이 즉각적인 사표수리에 이어 직권면직을 한 이유는 여론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 특감반의 비위 사태와 음주운전 사태까지 겹치면서 야권의 총공세를 막음과 동시에 여론악화 방지를 위한 발 빠른 대응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특감반 비위 사태는 청와대가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세계인권선언 70주년 기념일인 1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에서 열린 2018 인권의 날 기념식에서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의 기념사를 듣고 있다.(연합)
문 대통령 조국 수석에 힘 실어줘…BH 권력추 변화오나

청와대에서 비롯된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의 특감반원 비위 논란과 김종천 전 의전비서관의 음주운전 파문에 대해 문 대통령은 상반된 태도를 보였다.

특감반 비위 논란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조국 수석을 유임시킨 반면, 김종천 전 비서관에겐 직권면직이라는 가장 무거운 조치를 수용했다.

물론 특감반 비위 의혹에 조국 수석이 직접 관련된 게 없어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할 수 있지만, 김 전 비서관에게 직권면직까지한 것은 지나치다는 이견도 있다.

때문에 청와대 안팎과 여권 일각에선 청와대 권력구도에 변화가 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 권력의 한 축이라 할 수 있는 조국 수석에 힘을 실어주면서 항간에 ‘왕실장’ ‘권력2인자’로 불리는 임종석 실장을 경계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친문(친문재인) 일부에서는 “조국 수석이 이번 사태로 물러난다면 청와대는 임종석 실장 세상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말한다.

문 대통령을 잘 아는 한 인사는 “문 대통령과 조국 수석은 특별한 신뢰관계가 있다”며 “실제 조국 수석을 통해 임종석 실장의 과도한 행보를 제어하려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김종천 전 비서관을 직권면직시킨 것은 문 대통령이 음주운전에 강력한 처벌로 볼 수 있지만 그가 임종석 실장의 최측근이란 점에서 임 실장에 대한 우회적인 경고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임 실장의 과도한 권력행사에 무언의 압력을 가했다는 해석이다.

청와대 안팎과 친문 진영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청와대 권력구도가 임종석 실장 주도에서 조국 수석에 상당한 힘이 실리는 쪽으로 재편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한 친문 인사는 “중요한 것은 문 대통령이 임 실장의 국정운영에 곱지 않은 시선을 갖고 있다는 점”이라며 “다음 총선과 차기 대선의 분수령이 될 내년을 앞두고 문 대통령이 모종의 결단을 하려는 게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임 실장이 주도한 대북관계가 성과없이 꼬이고 있는데에 불편한 심경을 갖고 있고, 임 실장을 둘러싼 여러 얘기들에 대해 일부 마뜩지 않아 하고 있다고 전했다.정치권에서는 ‘조국 파동’ 때 이해찬 대표를 비롯해 여권이 일사분란하게 조국 수석 지키기에나온 것이 문 대통령의 의중이 전달됐기 때문으로 본다. 다시말해 문 대통령의 조 수석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것으로 임종석 실장을 경계하는 의미가 담겨있다는 것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신년 개각이나 상반기 청와대 인사에서 임 실장과 조 수석의 거취에 변화가 올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한 전문가는 “청와대 두 실세의 거취는 파워게임 양상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천현빈 기자 dynamic@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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