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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유튜버로 각광받는 정봉주 전 의원

“공동체 가치에 봉사, 희망 메신저 역할…정치 재개 여부는 세상의 뜻에 따라”
  • 정봉주 전 의원
정봉주 전 의원은 17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활발한 방송 활동으로 인지도가 높은 진보 정치인이다. 정전 의원은 지난 3월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준비하던 중 미투 보도 논란이 불거지자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정 전 의원은 방송활동을 하나 둘씩 내려놓았고, 대신 유튜브 플랫폼인 ‘BJ TV’를 출범시켰다. 보수 진영이 유튜브의 주류가 되고 있는 현황에 대한 반격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지난달 라오스에 봉사활동을 다녀오는 등 여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지금은 재판 준비와 더불어 ‘BJ TV’에 집중하고 있다. 청담동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에서 만나 유튜버가 된 배경과 정계은퇴에 대한 의사는 변함없는지, 정치인 혹은 재야인사로서의 목표는 무엇인지, 현 정부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등을 들어봤다.

-지난 10월 ‘BJ TV'를 개설했다. 계기는.

“3, 4년 전에 선도적으로 유튜브 TV를 시작했다가 큰 손해를 보고 접은 적이 있다. 유튜브가 강력한 힘을 가진 소통의 매개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데, 현재 정치 유튜브 채널은 대부분 보수논객이 주류가 되고 있다. 편향적이고 일방적인 내용들이 현실 정치를 왜곡하는 경우를 보곤하는데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본격적으로 유튜브 방송을 시작했다.

- 과거 ‘정봉주의 정치쇼’, ‘외부자들’, ‘정봉주의 품격시대’ 등등 방송활동을 활발히 하면서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데.

“바쁘긴 하지만 재미있었다. 정치의 연성화를 주장하는 사람으로서 소비자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 점에서 방송의 역할이 무척 크다. 시사정치 방송이 쇼와 교양이 뭉친 것은 의미가 크다. 다른 정치인들도 그런 기회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하면 좋겠다.”

- 당분간 1인 방송에 전념할 계획인가?

“공중파 제안이 들어오면 웬만하면 하려고 한다. 재판이 진행중이라 아직은 조금 민감하다. 아직 방송에 출연하지 못하는 이유가 9개월 동안 너무 지쳤다. 열정이나 에너지는 자신있는데 심적으로 많이 지쳤다. 회복하면서 1인 방송을 하다가 동력이 붙으면 공중파에도 출연할 생각이다. 연성화된 정치에 관여하고 싶은 생각이다.”

-재판 준비, 진행과정은 어떤가? 무죄추정의 원칙과 무관하게 여론이 한쪽으로 흘러가기도 하는데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미투 운동은 필요했던 것이고 표현하는 방법도 폭발적이었다. 시대 흐름 속에서 그 격랑에 휩쓸린 것이지 나만 희생된 것은 아니다. 이전까지도 사회에서 엄연하게 존재하던 문화적 적폐였다. 당시에는 좀 원망스러웠으나 지금은 시대상황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지금 씌워진 법의 굴레를 성실하게 대응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생각이다. 당시에는 2008년 이후로 10년 동안 정치를 못한 사람에게 그 정도로 했어야 했느냐는 생각도 들었다. 재판과정에서 구구절절 따져보며 시비는 가려지겠지만 말이다. 오늘이 그 와중에 제대로 된 첫 번째 인터뷰다.”

-문재인 정부 정책 중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소득주도성장론 등 경제정책에 대한 생각은? 앞으로 어떤 경제정책을 펼쳐야 할 것으로 보는지.

“지금 느끼는 경제의 결과물은 1년 전 2년 전 행위의 결과물이다. 지금 보면 박근혜정부의 경제효과가 나오는 것이라고 본다. 내년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적 결과가 오고 내후년은 올해나 내년의 결과가 나올 것이다. 경제지표가 객관적으로 어려워진 것은 맞는데 보수언론들이 너무 부정적인 면을 강조하는 측면이 있다. 예를 들어서 최저임금 통계를 보면 최저임금 때문에 고용이 줄었다는 것인데 연결된 자료는 없다. 분명한 데이터로 제시해야 한다. 그런데 경제정책에 있어 정권초반부에 기업인들과의 대화를 조금 더 활성화시켰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남북문제 개선을 위해 무척 노력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기업인들에게 경제와 연관된 정책적 비전을 제시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기업인들이 북한과 관련된 비전 공감대를 만들어서 갔었으면 기업인들의 심리가 위축되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남북관계가 해결이 되면 남쪽의 기업들은 정부와 함께 적극적으로 나갈 것인데 앞으로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지금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 부분을 북의 정치, 경제와 연동시키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재인 정부가 국민과 기업에게 비전을 주는 프로세스는 아직 늦지 않았다. 중국 주도의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가 있다. 비슷한 것으로 KIIB(코리아인프라투자은행)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 경제에서 거대펀드가 조성되고 전체 북의 경제플랜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세우는 것이다. 기업인들에게도 중소기업 연합회와 의논을 하면 정부가 어느 정도 경제 의지를 갖고 있는지 노출될 것이다.

-정부 정책도 문제이지만 기업과의 관계 설정, 소통이 부족해 보인다.

“그런 부분에서 원활하게 소통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기업인들과 이런 생각을 의논하면서 미래에 어떤 먹거리를 찾으러 갈 것인가를 이야기해야 한다. 정부가 컨트롤타워를 만들어서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 한반도 중심의 펀드를 만들고, 경제적 이니셔티브는 우리가 잡겠다는 근거로 우리에게 들어올 수 있는 것을 설득력 있게 주장하는 것이다. 우리의 경제 파이를 키우는 창의적인 활동을 하면서 경제의 비전을 주는 친시장적인 정부라는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을 어떨까. 기업인들도 부정적으로 보지 않을 것이다.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분명 의지가 있지만 그것을 잘 보여주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제2의 한국 부흥을 위해 정부가 열어놓고 소통하며 기업인들에게 우리 뜻을 전해야 한다. 지금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오히려 우리에겐 더 큰 비전이 있어서 위축되지 않고, 경제의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미래의 비전으로 투자심리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길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자신감을 갖고 용기 있게 치고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 정봉주 전 의원이 유튜브 방송을 하고 있다. (사진=정 전 의원 제공)
- 정부의 대북정책 어떻게 평가하나. 비핵화 과정을 긍정적으로 보는가?

“경제와 평화가 연결이 안 되고 있다. 경제와 평화라는 하나의 고리를 만들기 위해 서로의 신뢰를 쌓아야 한다. 대부분이 정치적으로 푸는 과정으로 보지만 결국엔 경제적인 문제라고 본다. 그 비전을 기업인들에게 말하면서 가보자. 북한에 건설붐을 조성할 수 있다. 북한은 제2의 중동이다. 군비경쟁을 줄여서 평화정착 이후에는 경제협력을 자신있게 표현하는 게 좋다. 북한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났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북한은 자본주의를 잘 모른다. 그래서 우리 정부가 북이 어떤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가이드 역할을 해줘야 한다. 함께 경제개발을 하고 그 혜택을 남측과 북측이 서로 같이 보는 것이다. 그 역할은 대한민국 정부다. 정치로 시작했지만 경제적으로 풀어가야 한다. 대북관계를 잘 푸는 것이 유일한 빛이다. 군사, 정치적으로 접근하지만 종국적으로 경제문제로 갈 것이다. 정치, 평화, 경제가 같이 가는 것은 청와대가 해야 한다. 국민들에게 그런 비전을 주면 된다.”

-김정은 방남 계획에 대한 평가는? 일부 단체들 중에 백두칭송위원회같이 김정은을 노골적으로 높이면서 환영하는 집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런 의견충돌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 대한민국이 완전한 자유국가라는 소리 아닌가. 남북관계가 진전되기 위해서는 차원이 다른 벽을 깨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김정은의 방남은 무척 의미가 있다. 김정은이 방남하면 미국도 빨리 스텝을 밟을 것이다. 비핵화 과정에서 북미 양국이 주류인데, 김정은이 방남하면 비핵화 이니셔티브를 우리가 가져온다고 생각하는 미국이 조급해질 것이다. 김정은 방남이 이뤄지면 미국도 나름대로 비핵화를 위한 빠른 진행을 가져갈 것이라 본다. 김정은이 왔을 때 남남갈등은 폭발하겠지만 관련해서 미국이 어떤 스텝을 밟을지 정부도 대비를 할 것이다. 의미 있는 비핵화 약속을 받아내면 미국도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삼자대화가 각기 다르게 준비될 것이라 본다. 남남갈등도 그럼 줄어들 것이다. 남남갈등이 죽고 죽이는 ‘팀킬’로 가지 않았으면 한다.”

-지난 3월,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정치인들의 정계은퇴 번복은 흔한 일인데, 정치 복귀는 정말 없는 것인가.

“앞날은 정말 모르겠다. 은퇴를 선언했지만 여러 가지 가능성은 열려있다. 지금은 정치인생을 너무 힘들게 살아서 돌아가고 싶지 않다. 17대 의원을 보내면서 어려움을 같이 겪은 사람들과 함께 모이고 있다. 민병두, 노웅래, 안민석 등과 함께 모인다. 모임이름은 ‘분열과 융합’이다. 17대 때 같이 했던 분들이 다시 한 번 정치를 해보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다. 활발히 여러 활동을 하면서 정치도 열심히 해서 능력이 뒤지는 것도 아니고 완숙해진 상태에서 정말 국회의원으로서 같이 좋은 정책을 가지고 의정활동을 함께 하고 싶다. 인간적으로 신뢰가 있는 상태에서 좋은 정치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얼마 전에 현존하는 정치인 중에 가장 시련을 겪은 정치인이라는 소릴 들었다. 솔직히 힘들다. 열정이 사그라 들진 않았는데 좀 조심스러워졌다. 하고 싶고 말고를 떠나서 다시 기회가 올수 있을까.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이 정봉주라는 인간이 쓰임새가 있으면 불러낼 것이고. 굳이 지금 정치를 하지 않더라고 큰 후회는 없다. 불러내면 또 거절하지 않고 고민도 많이 하겠지만 현재로서 안 돌아갈 가능성이 80%다. 정치일선에 굳이 뛰지 않고도 외적인 활동에서 정치활동을 돕고 방송활동을 활발히 할 수도 있다.”

- 정치인으로서 혹은 재야인사로서 최종적인 목표는.

“지금까지는 개인적인 욕심으로 정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1년 정도 쉬면서 봉사활동을 많이 다니고 있다. 이런 활동을 통해서 조금 더 나은 사회로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분명해졌다. 생활태도나 마음도 갖춰졌고, 그렇게 사회에 가치 있는 일을 찾고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 정치 혹은 정치 외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찾고 함께하는 사람을 늘려갔으면 좋겠다. 그게 정치가 아니어도 봉사활동이라든지 다른 길도 많다. 방송을 통해서도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 정봉주의 정치쇼가 2.5% 청취율을 기록했다. 거의 기적인데. 정치를 연성화해서 문턱을 낮추는 것엔 재능이 있었던 것 같다. 가치 있는 것에 대해 눈을 뜨기 위해 봉사활동을 하다보니 훨씬 마음이 따뜻해졌다. 나는 정치적인 인간이지만 문화적인 인간이다 보니 다른 공간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은 많은 것 같다. 정치적 인간이라는 호모폴리티쿠스로서 공동체의 가치를 더 생각하고 있다. 그런 열정으로 희망을 놓고 살지 않을 것이다. 많은 분들이 희망을 놓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다. 과분한 복을 타고난 사람이기에 희망을 키우는 파수꾼, 메신저 역할을 하면서 살고 싶다.”

<박스> 정치인들의 ‘유튜브 방송 공략’

보수논객 유튜브 채널 ‘강세’…진보, BJ TV 등 ‘맞불’

기존 언론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1인 방송인 유튜브 채널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보수논객을 중심으로 유튜브 채널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진보 채널도 세를 확장하는 모양새다. 진보논객 중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정봉주 전 의원은 지난 10월 ‘BJ TV'를 개설했다.

4~5만 명 정도의 구독자를 확보한 'BJ TV'에 대해 정 전 의원은 “중장기적으로 미래를 내다보고 만든 것”이라며 “전문가들을 고용하고 정식으로 출연료도 지급하다 보니 한 달에 약 3천만 원 정도가 든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반응이 썩 폭발적이지는 않다면서 “20-30대는 유저가 거의 없다. 재미가 없다는 뜻”이라며 “콘텐츠가 좋지 않으면 외면 받으니까 잘 만들 것이다. 앞으로 평가가 조금씩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BJ TV’의 전략에 대해 정 전 의원은 “재미와 전문성을 함께 가져가겠다는 생각”이라며 “앞으로 시사는 4개 정도로 꾸리고 나머지는 예능으로 채우면서 흥미를 끌고 시사를 덮어 씌우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 외 진보논객 유튜브 채널로는 손혜원 의원의 ‘마포을(乙) 손혜원’, ‘정청래 TV떴다!’ 등이 있다. ‘마포을(乙) 손혜원’은 각계 분야의 전문가들을 섭외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 채널들은 각 3만 명 정도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보수논객의 유튜브 채널이 ‘강세’를 보인다. 대표적인 보수 유튜브 채널로서 ‘정규재TV’와 ‘황장수의 뉴스브리핑’은 약 30만 명 정도의 구독자를 거느렸다. 유튜브 플랫폼이 각광받는 이유는 ‘날 것 그대로의 짜릿함’ 때문이다. 유튜브 플랫폼은 속 시원한 발언과 형식으로 재미와 시사를 동시에 잡는 새로운 형식의 방송으로 떠오르고 있다.

천현빈 기자 dynamic@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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