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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차 북미정상회담 ‘확’달라진다

北 주도권 쥔 회담 ,‘경제’에 방점…비핵화는 ‘중간 딜’ 수준
위기의 트럼프, 北 요구 수용… ‘경제’ 이행, 한국 정부 떠안을 가능성
  •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2월 27∼28일로 예정돼 있다. 사진은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는 모습.(연합)
북한은 24일 비로서 2차 북미정상회담 소식을 전했다. 그 이전까지 북한은 2차 북미회담에대해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 이는 북ㆍ미 간에 ‘의제’를 놓고 회담이 임박해서까지 합의를 못봤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이 회담 의제에서 북한의 요구 사항을 크게 받아들여 극적으로 타결됐다는 전언이다. 이에 따르면 2차 북미회담의 가장 큰 관심사인 북핵은 ‘비핵화(핵폐기)’가 아닌 핵동결을 약간 넘는 수준에서 합의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 북한의 최대 현안인 ‘경제’가 회담의 주내용이 될 전망이다. 이미 미국은 그러한 내용의 ‘새로운 제안’으로 북한을 2차 회담에 나오게 했고, ‘경제’의 상당 부분은 문재인 정부가 해결할 것으로 전해진다. 2차 북미정상회담과 이와 연계된 남북관계, 한미관계 등을 짚어봤다.

2차 북미회담 주도권 北에…1차 회담과 같거나 다른

북한 매체는 24일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출발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북한 대외 선전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조선중앙TV 등은 24일 김정은 위원장이 2차 북미회담을 위해 23일 오후 평양을 출발했다고 전했다.

그 이전까지 북한은 2차 북미회담에 대해 일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는 2차 북미회담의 주도권을 북한이 쥐고 있고,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가능한 많은 것을 얻으려 하기 때문이다.

  •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을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평양역에서 열린 환송행사에서 김 위원장이 환송객들에게 손흔들어 인사하고 있다.(연합)
이번 2차 정상회담에서 조급한 쪽은 미국이다. 북한은 최대 현안이자 아킬레스건인 경제난, 특히 식량 문제를 김정은 위원장이 새해 초 중국을 방문해 상당 부분 해결해 고비를 넘겼다. 또한 미국이 바라는 ‘비핵화’에 단호한 입장(핵폐기 불가)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을 초조하게 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의 부정 의혹 사건인 ‘러시아 스캔들’로 탄핵 위기에 처했고, 민주당이 북미회담 청문회를 요구하는 등 사면초가에 놓여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회담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려 한다.

따라서 북ㆍ미 간 2차 정상회담의 핵심인 ‘의제’도 주도권을 쥔 북한의 입장이 크게 반영될 전망이다. 2차 회담을 눈앞에 두고도 ‘의제’가 확정되지 않았던 것은 북한의 요구를 미국이 그대로 수용할 수 없어 조정 중에 있기 때문이다.

이번 2차 북미회담은 외형상 싱가포르 1차회담과 유사하면서도 차이가 있다. 우선 회담을 5일 앞두고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실무협상을 벌이는 것은 싱가포르 1차 회담과 판박이다. 1차 회담 당시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가 이끄는 미측 협상단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을 단장으로 한 북측 협상단은 정상회담 막판까지 ‘의제’ 조율에 전력했다.

1차 북미정상회담 때는 고강도 대북 압박을 가해온 미국이 주도권을 쥐고 있었지만, 이번 2차 회담은 북한이 유리한 지위에 있다. 회담 ‘의제’에 북한의 요구 사항이 상당히 반영될 가능성이 컸고 실제 현실화된 것으로 전해진다.

‘비핵화(핵폐기)’ 는 불가능…‘핵군축-대북제재 완화’의 ‘중간 딜’ 가능성

“비핵화 얘기라면 회담은 없다.”북미회담에 임하는 북한의 단호하고 일관된 입장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 공표에도 불구하고 안갯속 상태가 지속된 근본 이유다. 그리고 이 안개는 ‘의제’에서 비핵화(핵폐기) 대신 완화된 수준에 합의를 보면서 회담을 3일 앞둔 24일 돼서야 걷혔다.

미국은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에서 ‘비핵화(핵폐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김-최선희’ 회담을 통해,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대면에서 북한이 기존의 보유핵은 절대 양보하지 않는다는 것을 거듭 확인했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공언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낭패를 봤다. 그러한 데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잘못된 메시지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다. 작년 3월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을 면담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전했고, 이를 그대로 믿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트럼프 정부가 ‘비핵화 수렁’에 빠지는 직접적인 계기였다.

북한이 말하는 ‘(완전한)비핵화’는 전 세계 핵보유국들이 핵무기를 내려놓아야 자신도 그렇게 하겠다는 ‘핵군축’의 의미다. 핵보유국들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한 북한도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를 북한 스스로 핵을 폐기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오판이다.

지난 1월 18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며 북한의 핵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 친서의 주내용은 대북제재 완화(해제)와 평화협정 체결인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으로선 어느 것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에 대해 “만족한다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길 기대한다”고 밝혔으나 위기와 고민을 감추기 위한 허세에 불과했다.

김영철 위원장의 친서 전달은 2차 북미정상회담을 기대하는 트럼프 정부에 ‘숙제’를 안긴 셈이다. 이 숙제를 들고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3일 한국을 찾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을 만났다. 국내외 정보 관계자 등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한국 정부 관계자를 통해 북한에 미국의 입장을 전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려고 했으나 북한이 단칼에 거절했다는 것이다. 결국 비건 대표는 6일 평양으로 들어가 북한과 2차 북미회담과 의제를 논의했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베이징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비건 대표가 ‘비핵화’ 얘기를 꺼내자 북한은 “핵 얘기라면 그만두자”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비건 대표는 워싱턴으로부터 또 다른 메시지가 올 때까지 평양에 체류했고, 8일 북한에 워싱턴발 ‘새로운 제안’을 전하고 서울로 돌아왔다. 미국이 새롭게 제안한 ‘의제’는 국교 정상화 전단계라 할 수 있는 연락사무소 설치와 대북제재 완화, 경제 지원 등으로 전해진다.

북한은 미국의 ‘새로운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연락사무소 설치에 중국이 불만을 제기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베이징의 대북 소식통은 “평양에 미국 연락사무소가 설치되면 미국의 입김이 북한에 미치고, 투자까지 이어질 경우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급속히 줄어들 수 있어 반대했던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미국이 무역전쟁 중인 중국에 모종의 압력이나 선물을 제시해 무마시켰다는 얘기가 있다”고 전해왔다.

결국 2차 북미정상회담의 개최 여부는 미국이 제시한 ‘새로운 제안’을 북한이 최종적으로 받아들이냐 여부와 그 반대급부로 미국이 원하는 수준의 비핵화에 북한이 응하느냐에 달렸다.

북한은 최대 과제가 ‘경제’인 만큼 트럼프 정부의 새로운 제안에 호의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관건은 ‘새로운 제안’의 실효성 있는 이행인데 이 부분은 한국 정부를 통해 담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남북경협을 떠맡겠다”며 대북 제재 완화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그러한 맥락으로 읽힌다.

북한 역시 ‘비핵화’에 대해 기존 보유핵은 유지화되 핵동결, 영변 핵시설의 폐기ㆍ검증 등은 수용하는 융통성 있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그같은 입장을 대내외에 피력했다. 김 위원장은 “완전한 비핵화에로 나가려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불변한 입장이며 나의 확고한 의지”라면서 “우리는 이미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핵동결(스몰딜)과 핵폐기(빅딜)의 중간 단계(미들딜) 수준의 비핵화는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의 성사는 미국이 제시한 ‘새로운 제안’과 북한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비핵핵화에 합의가 이뤄졌음을 의미한다.

미국 수용한 북한의 경제 요구 사항, 문재인 정부 떠안나?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2차 회담이 지지부진했던 데는 북한의 핵에 대한 확고한 입장(핵폐기 불가)이 가장 큰 배경이지만, 미국이 ‘완전반 비핵화(CVID)’를 고수하고 북한에 신뢰를 주지 못한 것도 상당히 작용했다.

트럼프 정부는 1차 북미회담 이후 ‘완전한 비핵화’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북핵에 관해 한발 물러서며 북한에 여러 제안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신뢰를 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북한은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제의가 과연 지켜질 것인지 믿지 못하고, 심지어 언제든 표변할 수 있다고 의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각) 국정연설에서 이달 27∼28일 베트남에서 2차 북미회담을 할 것이라고 공표했음에도 북한이 순수히 응하지 않는 것은 ‘불신’ 때문이다.

미국은 그러한 불신을 해소해 2차 북미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한국 정부를 끌어들이는 모양새다. 북한이 가장 중시하고 관심을 갖고 있는 ‘경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앞장서 실행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남북경협을 떠맡겠다”고 한 것은 그러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미국의 비건 대표와 김혁철 북한 대표의 2차 북미회담을 위한 실무협상이 속도를 낸 것도 우리 정부의 남북경협 발표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럴 경우 북한은 2차 북미회담 후 한국 정부와의 경제협력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이 경협을 통해 서로 발전하고 국내 경제도 활성화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북한이 미국에게서 위임받은 경제청구서를 일방적으로 요구한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남북경협을 떠맡겠다”고 한 것은 적잖은 우려를 낳게 한다. 자칫 북한이 우월적 입장에서 남북경협을 좌지우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과 뒤이은 남북관계, 한미관계 변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의 현명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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