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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당권 누가 쥘까

황교안 대 오세훈 2파전 양상… 탄핵이슈 부상하며 친박 대 비박 계파대결로
5.18망언 이어 탄핵이슈 부상…당의 비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 흥행에 부정적 영향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오는 27일에 개최된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중요한 자리지만 자유한국당 내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5.18 망언’ 여파와 태극기 부대의 소란으로 전당대회 흥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 대표 자리를 향해서 황교안 후보, 오세훈 후보, 김진태 후보가 뛰고 있다. 태극기 부대의 강력한 지지로 김진태 후보가 잠시 반등했지만 대세는 황교안, 오세훈 두 후보 간의 2파전 양상이다. 당권 대결구도도 친박 대 비박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는 셈이다. 전당대회 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끝나고 당 대표 체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자유한국당이 안정세로 접어들지 주목된다.


  • 지난 18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3차 전당대회 대구ㆍ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 청년최고위위원, 최고위원 후보들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
지난 21일 부산 벡스코에서는 자유한국당 3차 전당대회가 열렸다. 부산, 울산, 경남, 제주권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 청년최고위원 후보들의 연설이 이어졌다. 대전과 대구에서 열린 1, 2차 합동연설회에서 일어난 태극기 부대의 소란으로 뒤숭숭했던 분위기와 비교하면 한층 차분하게 진행됐다는 평가다. 5.18 폄훼 발언과 후보들의 막말 논란으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자체에 대한 비판 수위가 올라간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 최고위원 후보들은 모두 문재인 정권이 경제실정을 공격했다. 황교안 후보는 “부산, 울산, 경남 경제를 망친 주범, 바로 문재인 대통령 아닌가”라며 ‘경제’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황 후보는 이어 “우리 경제를 일으키고 안보를 지키려면,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압승해야 한다”며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오세훈 후보는 중도층 외연확장을 의식한 듯 “다른 주자 두 분은 탄핵이 잘못된 것이라고 하는데 일반 국민들 생각과는 완전히 괴리됐다”며 “이래서 내년 선거를 치를 수 있겠나”라며 두 후보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태극기 부대의 지지가 굳건한 김진태 후보는 1, 2차 대회 때 태극기 부대의 소란으로 오히려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김 후보는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판이 뒤집혔다”며 “저 촛불이 무서워서 도망갈 때 누가 남아 당을 지켰나”며 당에 대한 정통성과 충성심을 강조했다.

  • 지난 21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제주권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오세훈(왼쪽부터), 황교안, 김진태 후보가 당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불과 며칠 앞으로 다가왔지만 흥행성과는 크지 않다. 일단 ‘5.18 망언’ 여파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배종찬 인사이트 케이 연구소장은 ‘5.18 망언’ 여파로 자유한국당 내 보수결집의 동력을 상실했다고 봤다. 그는 “보수 중에서도 수도권, 충청권, 40대, 온건 보수층을 흡수하는 전당대회가 돼야 하는데 결집동력을 상실했고 지지율 상승 계기도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전당대회를 통해 지지율을 반등시키려면 정책적 이미지가 돼야 하는데 그런 정책성 전당대회가 아닌 막말, 우경화 논란으로 그 기회가 희석됐다는 분석이다. 태극기 부대의 소란 등 우경화 우려와 계파 갈등도 부담이다. 결과적으로 친박 대 비박 대결구도만이 부각되면서 당 지지율 반등 기회를 희석시키고 있다. 배 소장은 “5.18 공청회가 아닌 사법부 문제와 같은 민심을 공략할 수 있는 부분을 다루지 못하면서 좋은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전체적으로 전당대회 초반엔 당사자들에게 5.18 발언 사태가 주목을 끌게 했을지 몰라도 전체적으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전당대회에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5.18 망언으로 전당대회가 정치적 이데올로기 노선 논쟁으로 흘러갔다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전당대회가 당을 앞으로 어떻게 이끌고 나갈지, 어떤 모습을 갖출지 등에 대한 논의가 나와야 하는데 우경화 논란으로 번졌다”며 “김진태 지지자들의 우경화적인 발언과 행동으로 흥행을 망치고 있다”고 말했다. 5.18 망언이 없었다면 전당대회의 흐름 자체가 지금처럼 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 교수는 “탄핵이슈도 재생산되면서 비박 대 친박 대결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며 탄핵 문제와 5.18 발언 사태를 넘어 당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 흥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봤다.

  • 지난 21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제주권 합동연설회에서 각 후보의 지지자들이 후보자 이름을 연호하고 있다. 연합
김진태 후보는 5.18 공청회를 개최하면서 태극기 부대의 지지와 결속을 이끌어냈다. 김 후보로서는 전당대회에서 자신만의 지지세력이 만들어진 셈이다. 배 소장은 “태극기 부대 중 김 후보를 지지하는 세력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오히려 당내 정치적 자산은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신율 교수는 “전체의 10%도 안 되는 세력이기 때문에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김 후보의 경우 태극기 부대의 지지를 얻었지만 판세를 뒤집을 만큼의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tbs의뢰로 전국 성인 50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10명 중 6명은 ‘자유한국당이 태극기 부대와 단절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에 최진봉 교수는 “태극기 부대의 행동이 일반 국민들의 생각과 반한 것이기 때문에 보수의 지지를 폭넓게 얻기 힘들다”며 “극단적 보수세력만 결집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합동연설 대회에서 태극기 부대의 소란으로 상당수 국민들이 불편해 하는 상황에서 자유한국당의 지지율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최 교수는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자유한국당은 수구정당, 극우정당이라는 이미지가 생기고 지지율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신율 교수도 “결국 태극기 부대와는 다 결별할 것이라고 본다. 다만 전당대회 중이기에 한 표라도 아쉬운 상황에서 이들과 결별하겠다고는 할 수 없는 상황일 뿐”이라고 말했다.

전당대회는 대체적으로 지지층 중심으로 활동하며 캠페인을 벌인다. 반면 대통령 후보 경선은 지지층보다도 중도층 혹은 부동층을 공략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전당대회에서는 지지층을 중심으로 발언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강성 발언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황교안 후보는 전당대회에서의 승리를 위해 친박 프레임을 명백히 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반면에 오세훈 후보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판결을 수용한다는 발언을 통해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홍형식 소장은 “오 후보가 탄핵에 관한 소신을 밝히면 당내 친박 당원들과 책임당원들의 표를 얻지 못하게 되지만, 이는 향후 대선까지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선주자로서의 장기적인 전략 포인트로 탄핵발언을 구사했다는 평가다. 배종찬 소장은 “오세훈 후보는 본질적으로 탄핵을 불복할 수 없는 정치적 위치에 놓여있다”며 탄핵정국을 오히려 극복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의 대구·경북(TK) 합동연설회가 열린 지난 18일 오후 대구 엑스코 앞 바닥에 대형 태극기가 깔렸다. 연합
전체적으로 탄핵에 대해 황교안 후보는 포용의 대상, 김진태 후보는 연민의 대상으로 보는 것과는 상반된다. 황 후보의 애매한 입장에 대해 배 소장은 “황교안 후보의 목적은 대통령”이라며 “중도층을 의식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입장이 나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 대표가 궁극적인 목적이라면 사생결단하는 태도로 탄핵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밝혔겠지만 그 후에 따라올 위험부담도 의식했어야 했다는 의미다.

신율 교수는 탄핵에 민감한 태극기 부대에 대해 “획일화된 세력은 아니다”라며 “극단적인 사람이 많지만 반대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은 잘한 일이라고 말하는 세력도 있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을 취하는 것이 유불리를 따질만큼 크게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어쨌든 태극기 부대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큰 역할을 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이야기다.

전당대회 구도는 22일 현재 황교안 후보와 오세훈 후보 간의 2파전 양상이다. 자연스레 친박 대 비박 간 계파대결로 압축되는 모양새다. 홍형식 소장은 “자유한국당에서 친박과 비박은 당내 문제지만 어떻게 보면 밖에 있는 것보다 심하게 대립하는 구도”라며 “한 쪽에서는 보수만 절대적으로 뭉치면 된다고 보지만, 다른 쪽은 현재 보수집결만으로는 어렵다고 보고 중도층도 흡수하려 한다”며 전략적 인식이 매우 다르다고 평가했다.

배종찬 소장은 “전당대회가 영남과 보수층 중심으로 흘러가면서 오세훈 후보가 힘들어지는 구조가 됐다”며 기존 전당대회 프레임 자체가 변하지 않으면 전국적인 관심은 떨어질 것으로 봤다. 최진봉 교수는 이미 전당대회 구도 자체가 인물 간의 계파대결 프레임으로 굳어졌다는 평가를 내렸다. 최 교수는 “열성적인 연설을 통해 성향을 드러낸 친박 성향의 사람들과 오 후보 지지자들 대결로 가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전당대회 이후가 문제라며 “만약 황 후보가 당선이 되면 친박 프레임을 벗어날 수 없다”며 “변화와 개혁을 원하는 세력과 충돌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황교안 후보는 계파 통합을 하겠다고 말하지만 친박 프레임에 갇혀 중도보수층을 품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신율 교수는 “황교안 후보는 범친박이지 핵심친박이 아니다”며 “비박들도 동조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며 황 후보가 비교적 여유로운 행보를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을 했다.

이번 전당대회의 키워드는 ‘탄핵책임론’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전당대회는 전반적으로 계파대결로 치러진다”며 “일반적인 전당대회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어느 전당대회에서나 계파갈등을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당 내에서 굳건한 지지세력을 얻기 위해 계파를 나누고 계파대결을 통해 세력을 다져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전당대회도 계파대결 과정에서 탄핵이슈가 나올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됐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탄핵 논쟁은 친박과 비박으로 나눠지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드러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피해가기 힘든 논쟁”이라고 말했다.

  • 지난 15일 오전 국회 본청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실 앞 복도에 2.27 전당대회 당대표 및 최고위원 출마 후보자 포스터가 게시돼 있다. 연합
전당대회 이후 자유한국당의 전열이 재정비되고 지지율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홍형식 소장은 “누가 당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으나 황교안 후보가 되는 경우와 오세훈 후보가 되는 경우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며 “두 경우 모두 비대위 체제보다는 안정적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탄핵정국 이후 대선패배의 혼돈 상황은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김진태 후보가 태극기 부대를 동원해서 당 내 세력을 키웠음에도 3위에 그칠 경우 태극기 부대에 의존하는 정치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홍 소장은 “김진태 후보가 오세훈 후보를 앞선다면 당이 또 혼란스러워질 것”이라며 “당이 안정될 수 있느냐 마느냐는 김진태 후보의 득표율에 따라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태극기 세력이 친박 프레임에 갇혀 있는 상황에서 당내 영향력을 키운다면 자유한국당의 보수재건 동력은 힘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홍 소장은 “당의 비전과 지지율 상승을 두고 보면 황교안 후보가 낫다, 오세훈 후보가 낫다고 집어 말할 수는 없으나 이전 체제보다는 나을 것”이라며 특히 홍준표 전 대표 체제보다는 확실히 나을 것으로 분석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핵심당원을 중심으로 당을 끌고 갔지만 태극기 세력과 유리돼 있었다. 그러나 황교안 후보는 태극기 부대도 흡수할만한 여지가 있기 때문에 홍준표 체제보다는 오히려 안정적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는 뜻이다. 황교안 후보는 홍준표 전 대표와 달리 돌출행동을 지양하고 있어 합리적 보수층을 끌어 모으는데 있어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오세훈 후보는 친박 핵심 지지층은 잃어버려도 중도층을 흡수할 여지가 있기에 홍준표 전 대표보다는 외연 확장을 기대할 만하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을 앞지를 정도의 메가톤급의 영향력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신율 교수는 “전당대회가 5.18 망언 여파로 주목을 덜 받게 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지율이 회복될 것인가 여부는 누가 당 대표가 되든 얼마나 합리적 보수층을 끌어안을 수 있느냐에 달렸다”며 중도층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에 따라 자유한국당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봤다. 최진봉 교수는 “누가 되느냐에 따라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오세훈 후보가 변화를 시도하려고 하면 극우세력이라 지칭되는 태극기 부대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 반발을 얼마나 무마시킬 수 있을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런 당 내 움직임에 대한 부담감이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 교수는 “황교안 후보가 대표가 되면 친박 프레임에 갇혀서 공격을 받을 것인데 그것이 총선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상당한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고 봤다. 최 교수는 “5.18 망언 같은 경우도 당이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고 있는데 누가 대표가 되든 어수선한 당 분위기를 완전히 수습하기란 어렵다”며 “김진태 의원을 전당대회 후 징계한다고 해도 관련 세력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이런 부분 때문에 전당대회 후에도 계파갈등이 남아있을 것이며 후유증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당대회를 계기로 무기력한 분위기를 일신하고 총선 승리를 향해 뛰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려는 자유한국당은 ‘5.18 망언’ 여파로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 가면 갈수록 계파갈등으로 흘러가면서 보수 결집에도 애를 먹고 있다. 보수결집과 계파통합을 통한 지지율 반등은 물 건너갔다는 비관적인 전망마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전당대회 막판, 반등의 계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천현빈 기자 dynamic@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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