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구 2024년 정점 찍고 하락할 듯... 北 생산가능 인구는 2020년에 최고

박영자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이슈의 숨가쁜 전개 속에서 북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박영자의 북한읽기’를 통해 북한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분야별로 살펴보고, 변화의 양상을 짚어보는 자리를 마련한다. <편집자 주>

인구 문제와 그 영향

최근 한국에서는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급속히 줄어드는 인구절벽(Demographic Cliff)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향후 인구추세 분석결과, 한국의 생산가능인구가 2020년부터 매년 33만 명씩 줄어들고, 2030년 이후에는 매년 52만 명씩 줄어다가, 2067년의 경우 2019년 현재의 1/2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전망 때문이다.

이러한 인구절벽 문제가 한국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대응책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한 사회의 인구 규모, 구조, 추이는 한 국가의 정치, 경제, 사회를 진단하고 변화를 전망하는 데 가장 기본적 변수이다. 따라서 선진국의 국가전략 보고서들은 인구변화 추이를 향후 정책 구상에 기초로 활용한다. 그 영향이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 미치기 때문이다.

정치적으로 볼 때, 인구문제는 국가와 군대의 능력 및 구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다. 경제적으로 인구문제는 노동력과 시장 수준을 결정하기에 경제의 핵심인 생산과 소비 영역 및 공급과 수요 등에 기본적 영향을 미친다. 사회적으로 인구문제는 세대와 젠더 갈등, 건강과 복지, 교육과 과학기술 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북한은 어떠한가?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일 새 학년을 맞아 전국 각 학교에서 개학식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연합

인구, 북한변화 및 통일정책 설계의 고정변수

인구 변수는 한 사회의 구조적 변화 진단 및 국가전략 차원에서 미래를 모색하는 데 고정변수로 작용한다. 특히 폐쇄사회인 북한의 변화 및 통일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변수 중 가장 확실한 요인으로 탐색되어야 한다. 즉, 21세기 통일 대전략 구상의 일환으로 북한의 변화를 전망하고 통일정책을 설계하는 데 인구는 고정변수로 설정해야 한다.

전략적으로 인구변화를 통해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인구추세 분석 그 자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국가정책을 결정하거나 개인의 미래를 설계할 때 주요 요인이다.

다시 말해 이미 주어진 상황에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식세계의 상식화된 틀을 벗어나 새로운 이슈와 상황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키면서, 미래의 불안정한 상황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거나 새로운 미래를 창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능동적 시도이다. 더불어 지구적 차원의 보편적 변화 추세를 주목하면서 각기 특수한 환경에 있는 우리의 미래를 전망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북한의 인구 변화 추세

북한의 인구 변화 분석을 위한 기초자료는 통계청의 북한통계 자료 및 유엔인구국의 데이터가 있다. 두 기관은 공히 1993년과 2008년 북한 인구센서스에 기반하고 있으나 그 외 활용자료 및 추계기법 차이 등으로 약간의 차이가 있다. 유엔 자료에 비해 통계청 자료는 북한의 인구규모를 다소 낮게 추정한다. 예를 들어 2015년 기준 한국통계청이 북한의 총인구를 2477만9375명으로 추정한 것에 비해, 유엔(World Population Prospects, the 2012 Revision)은 2515만5000명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미세한 수치 차이를 제외하고 북한 인구패턴에 대해선 동일한 결과를 제시한다. 두 기관의 북한 인구 추이 분석결과 드러난 핵심적 패턴을 보자. 첫째, 2015~2020년까지 북한의 인구성장률 및 15~64세 생산가능인구는 상승 추세를 유지한다. 둘째, 그러나 2020년을 정점으로 이후 북한의 인구성장률이 감소될 것이며 출생률 및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추세이다. 셋째, 반면에 2020년 이후 북한 인구의 기대수명 및 노령인구는 증대하는 추세이다.


2015~2030년 북한의 인구, 노동력, 고령화 추이

두 기관의 향후 북한의 인구패턴 추세분석에 기초하여 2015~2030년 북한 인구 및 노동력, 고령화 추이 등을 전망해보자. 먼저 유엔의 국제인구전망 데이터에 기반해 북한의 인구와 노동력 추세를 알 수 있는 인구규모, 성비, 중위연령, 생산가능인구 규모를 정리하면 <표1>과 같다.

다음으로 유엔의 국제인구전망 자료에 기반해 2015~2030년 북한의 인구구조 변화 추이를 보자. 그 기간 북한의 매해 인구변화(인구 천 명당 증가율), 인구성장률(%), 합계출산율(Total fertility, 15~49세 가임기 여성 1인의 평균 출생아수), 기대수명(연령), 출생 성비(인구 천 명당, 남성에 대한 여성), 매해 출생아수 추이를 정리하면 <표2>와 같다.

한반도나 북한지역에 대규모 긴급재난과 전염병 확산, 전쟁과 같은 돌발사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앞선 <표1> 및 <표2> 에 기반해 북한의 생산가능인구 및 고령화 추이 등을 2015~2020년 5년 간 단기 추세, 2015~2025년 10년 간 중기 추세, 2030년 전후 장기 추세 중심으로 전망해 보자.

2024년 정점으로 하락하는 북한 인구

2015~2020년 5년 간 북한 인구규모의 단기 추세는 완만히 증가하여 2500만 수준(2015년 2515만5000명, 2020년 2576만6000명)을 유지할 것이며, 성비는 여성이 5% 가량 더 많은 현재 패턴을 보일 것이다. 인구 천 명당 매해 증가율은 122%로 상승세를 보이며, 인구성장률은 0.48%로 비교적 높은 수준이다. 이 시기 매해 출생아수는 36만3000명으로 상승세를 유지한다.

2015~2025년 10년 간 중기 추세를 볼 때, 인구규모는 2025년 기준 2630만6000명이나 2024년을 정점으로 매해 인구 변화 및 성장률이 완만히 감소하는 패턴이다. 인구 천 명당 매해 증가율은 2020~2025년 108% 수준이며 성장률은 0.41%이다. 이 시기 매해 출생아수는 36만2000명으로 감소 추세이다. 2015~2020년 매해 인구변화, 성장률, 매해 출생아수와 비교할 때, 북한 인구는 2024년을 정점으로 증가세에서 완만한 감소세로 전환한다.

2030년 전후 장기 추세를 볼 때, 인구규모는 2030년 기준 2671만9000명으로 다소 증대하나, 인구 변화 및 성장률이 급격히 감소하는 패턴이다. 인구 천 명당 매해 증가율은 2020~2025년 108% 수준에서, 2025~2030년 83% 수준으로 급격히 감소한다. 인구 성장률 또한 0.41%에서 0.31%로 이전 시기에 비해 급격히 저하되는 패턴이다. 이 시기 매해 출생아수 또한 34만8000명으로 급격히 낮아진다.

2020년 최고조인 북한의 생산가능인구, 정책변화 압박에 직면

<표1>을 보면 북한의 15~64세인 생산가능인구가 2020년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따라서 이때까지 북한은 젊은 국가 흐름을 유지하다가 이후 생산가능인구 규모 및 출산율이 완만히 하락하는 추세를 보인다. 그러다 2030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하락하는 추세이다.

2015~2020년 5년 간 단기 추세를 볼 때, 북한 인구의 평균 기대수명(표2)은 71.2세로 증대 추세이다. 남성의 기대수명은 67.6세이며, 여성의 경우 74.6세로 여성이 더 높은 자연구조를 지속할 전망이다. 한 사회의 연령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인 중위연령은 2015년 기준 33.9세이며, 2020년 기준 35세이다. 2020년 기준 생산가능인구 규모가 전체 인구 중 70.7%를 차지하여 높은 비율을 보일 전망이다.

2015~2025년 10년 간 중기 추세를 볼 때, 이 시기 북한사회는 젊고 생산력이 높은 인적 자원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북한 인구의 평균 기대수명은 2015~2020년 기간 71.2세에 이어, 2020~2025년 기간 72.3세로 고령화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2020~2025년 남성의 기대수명은 68.7세이며, 여성의 경우 75.7세 수준이다. 중위연령은 2020년 기준 35세에서 2025년 36.1세로 높아진다. 2020년 기준 생산가능인구 규모가 70.7%로 최고에 달하다가, 2025년 69%로 2015년 기준 69.3%보다 낮아진다.

이 시기 북한사회 내 고령화 진전으로 인한 문제가 서서히 드러날 것이며, 인구대책이 대두될 것이다. 물론 북한은 이미 2004년을 기점으로 65세 인구 비중이 전체 인구의 7%를 넘어서는 고령화 사회(Aging Society)로 진입하여, 2015년 기준 10%를 넘어선 추세이다. 그러나 출산율 증대 및 사망률 감소 추세가 지속됨에 따라, 2000년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남한에 비해 고령화로 인한 문제가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그런데, 현재 패턴으로 볼 때 현 단계인 2020년 전후로 북한은 인구변동으로 인한 정책적 변화 압박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

2034년, 북한 고령사회로 진입

북한의 인구 및 생산가능인구 추세에서 살펴보았듯, 북한 역시 세계적 추세에 따라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통계청(2015)의 북한 인구추세에 따르면, 북한도 고령인구 증가 추세가 지속되어 2015년 북한 총인구 중 65세 인구 비중이 10.2%이며, 2020년 10.0%, 2025년 11.2%, 2030년 12.9%로 전망된다.

2030년 전후 장기 추세를 볼 때, 북한 인구의 평균 기대수명은 2025~2030년 73.3세로 증가 추세가 지속된다. 남성의 기대수명은 69.8세이며, 여성의 경우 76.8세로 여성의 기대수명이 더 높은 구조가 지속될 전망이다. 한 사회의 연령을 판단하는 기준인 중위연령은 2025년 기준 36.1세에서 2030년 기준 37.3세로 높아지는 패턴이다. 2015년 중위연령이 33.9세인 것과 비교할 때, 2030년의 경우 4세 정도가 높아지는 추세이다.

이 시기 북한의 총인구 중 생산가능인구 비율은 2020년 기준 70.7%로부터 2030년 기준 68.1%로 낮아진다. 이 추세 및 출산율 저하 추이에 따라 2040년 기준 북한의 생산가능인구 비율은 59.3%로 줄어들 것이다. 특히 2034년을 기점으로 북한 총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4% 이상인 고령사회(Aged Society)로 진입할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당국도 고령사회에 대비

인구 고령화 요인은 기본적으로 출산율 및 사망률 저하이다. 평균 기대수명이 긴 나라가 선진 복지사회이며 장수가 인간 본연의 욕구이기도 하다. 한편 고령화 및 고령 사회는 정치, 안보, 생산, 소비, 부양비 상승으로 인한 세대 간 갈등, 출산과 양육을 둘러싼 젠더 갈등, 질병^저발전^고독 등 삶의 패턴과 사회변화, 그리고 국가정책의 변화를 초래한다.

북한도 이러한 인구 변화 압박에 직면해 군사와 안보뿐 아니라 경제발전전략과 연계된 교육, 과학기술, 여성, 문화 등에서 다양한 정책 변화를 시도 중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2016년 7차 당대회를 통해 밝힌 김정은 시대 북한의 국가발전전략 및 이후 현재까지 집중하고 있는 경제, 교육, 과학기술, 군사 정책 변화 등을 북한 인구변화에 대한 대응이란 측면에서 고찰할 필요가 있다.

2004년 성균관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숙명여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에서 강의를 하며 북한 체제를 연구했다. 현재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 연구위원으로 있으며 통일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등의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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