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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김정은과 5시간 회동…"北 체제 보장해야"

김정은과 5시간 회동 푸틴 “북 체제보장해야”
푸틴 “북, 비핵화와 체제보장 원해”

지난 25일 러시아 블리디보스토크에서 북러정상회담이 열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우리 시간으로 이날 오후 1시께부터 단독 정상회담을 시작, 오후 3시부터는 확대정상회담과 만찬을 이어가는 등 오후 6시 정도에 헤어졌다. 5시간 정도 이어진 회담에서는 비핵화와 체제보장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이날 정상회담을 마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블라디보스토크 남쪽 루스키섬 극동연방대에서 “북한도 비핵화를 원하고 있으며 다만 체제 보장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체제 보장은 국제적인 보장 체계가 필요한데 더 이상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며 “이는 국제법으로 보장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체제 보장이 실질적으로 가능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의미로 ‘신뢰 구축’을 체제 보장의 핵심으로 꼽았다.

푸틴 대통령은 2005년 당시 합의된 9·19공동선언이 이행되지 않은 것도 서로간 신뢰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에서 이미 합의된 내용들이 충분치 않다고 생각했기에 합의사항이 이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북한은 핵계획을 포기하고 핵확산금지조약 복귀를 약속했고, 6자회담 참가국은 북한에 에너지 공급 등 경제지원을 약속했지만 합의사항이 진행되지 않았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비핵화 문제에서 미국과 ‘공통된 인식’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와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하는 유사한 입장이며 핵 비확산과, 유엔에서의 입장도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비핵화 후 북한의 체제보장을 위해서는 6자회담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이나 미국이 북한의 체제 보장 조치가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자안보와 같은 협력체제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6자회담이 북한의 국익에 부합한다는 의미로 다자간 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 조선중앙통신은 26일 홈페이지에 전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열린 북러정상회담 사진을 공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연회 도중 통역을 사이에 두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
김영철 ‘문책성’ 교체

북한은 이날 확대회담에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대동했으나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보이지 않았다. 그가 맡았던 통일전선부장 자리도 장금철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위원에 넘어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그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하노이 회담을 이끈 핵심인물이었지만 회담 결렬에 대한 책임론도 이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영변+α의 비핵화 조치를 논의했으나 김정은 위원장은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 김영철 전 통전부장은 미국에게 과도한 제재 해제를 요구하면서 회담 결렬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도 부담감으로 작용했다.

김 전 통전부장의 입지 약화는 지난 하노이 회담 결렬에서 비롯된 모양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김영철을 비롯한 북한의 강경파들이 원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북한이 핵프로그램의 일부를 포기하고 미국이 대북 제재의 핵심부분을 해제한 상태에서 계속 핵무기 보유국으로 남는 것”이라며 “이는 한미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이어 “하노이 회담에서 북한이 펼친 협상전략은 비현실적이었다”며 “북한의 강경파에 에 의해 합리적 판단에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영철이 통전부장에서 물러나면서 비핵화 협상도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대남 협상은 물론 대미 협상에서도 강경파로 통하는 ‘김영철 의존도’도 현저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통전부장은 대남 업무를 담당해왔지만 작년부턴 대미 비핵화 협상도 총괄했다.

천현빈 기자 dynamic@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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