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정책서 부정평가가 크게 높아져... 지지층에서조차 정부정책에 등돌려

김형준 명지대 교수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맞이했다. 5년 단임제 국가에서 국민들은 집권 2년이 되면 초기에 갖고 있던 새 대통령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접고 정부의 능력과 성과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하고 심판한다. 한국갤럽이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 2년 직무 수행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문재인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은 45%로 김대중 전 대통령(49%)에 이어 2위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44%로 3위였고, 김영삼(37%), 노무현·박근혜(33%), 노태우(28%) 전 대통령은 모두 저조했다.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박근혜 전 대통령은 첫해 직무 지지율이 정점에서 점진적 하락 상태로 취임 2년을 맞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2년 즈음 측근 비리와 탄핵 사태로 최저치(22%)를 기록한 후 소폭 상승한 시기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반대로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 집회 등으로 첫해 지지율은 20%대로 낮았으나 UAE 원전 수주 등으로 상승 국면이었다. 수치로만 보면 문 대통령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과 비교해 나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집권 초기 80%대의 높은 지지를 받았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하락세를 보이면서 1년 전에 비해 지지율이 40% 포인트 가량 급락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하루 앞둔 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KBS 특집 대담 프로그램 ‘대통령에게 묻는다’에 출연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주요 정책 지지도 큰 폭으로 하락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주요 정책에 대한 지지도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경제와 인사 등에 대한 긍정 평가는 취임 1주년과 비교해 반 토막 수준으로 추락했다. 작년 5월 조사에서 경제 정책에 대해 ‘잘 한다’는 긍정 평가가 47%로 ‘잘 못한다’는 부정 평가(27%)보다 훨씬 높았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완전히 역전되어 긍정 평가는 23%에 불과했고, 부정 평가가 62%였다. 공직자 인사도 마찬가지다. 1년 전에는 긍정 50%, 부정 28%였지만 현재는 26% 대 50%로 역전되었다. 고용노동 정책은 지속적으로 부정이 긍정보다 높았다. 현재는 29% 대 54로 부정 평가가 훨씬 높았다. 다만, 복지 정책에서는 긍정 평가가 51%로 부정 평가(33%)보다 높았다.

정부의 대북 정책과 외교 정책에 대해서는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가 각각 45%·43%, 45%·38%로 비등한 여론 분포를 보였다. 그런데, 정부가 공을 들여왔던 대북 정책도 지난 1년간 긍정 평가가 83%에서 45%로 급락했고, 부정 평가(43%)와는 오차 범위내에서 혼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20대에서는 긍정 평가(37%)보다 부정 평가(46%)가 훨씬 많았다. 따라서, 언제 역전될지 모른다. 북한은 지난 4일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했다. 북한은 발사체를 신형 전술 유도 무기라고 호칭하면서 8일에는 “정상적이며 자위적인 군사훈련”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여야는 ‘북한 발사체 도발’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을 비롯한 여야 4당은 북한의 발사가 한반도 평화를 저해하는 행동이지만, 비핵화 대화를 깰 정도는 아니라며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외교안보 원내대책회의를 열어 발사체가 아닌 ‘미사일’로 규정하고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북한의 발사체를 둘러싸고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5분간 전화 통화를 했다. 청와대는 “양국 정상은 이번 발사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대화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하면서, 가능한 조기에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방안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북한은 9일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발사한 지 닷새 만에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KBS 특집 대담에서 북한의 도발 행위에 대해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이끌려는 압박 같다“고 했다. 이어 “어쨌든 북한의 이런 행위가 거듭된다면 대화와 협상 국면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북한 측에 경고하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열린 ‘4·27 판문점 선언’ 1주년 기념 행사는 북한 참여 없이 ‘반쪽 행사’로 치러졌다. 북한이 미사일 추정 발사체로 ‘위협 수위’를 격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을 강행하면 국민들의 대북 정책에 대한 평가에서도 급격한 변화가 올 수 있다.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보다 많은 데드크로스가 올 수 있다. 교육 정책에 대해서는 긍·부정률이 30%대로 엇비슷하고 의견 유보가 많았다.

요약하면, 문재인 정부 집권 2년과 출범 1년 시점을 비교하면 모든 정책에서 부정 평가가 큰 폭으로 높아졌다. 이런 정책 지지도 조사 결과가 갖는 함의는 문 대통령 지지층에서조차 정부의 정책에 대해 등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70%가 넘는 진보 층에서 조차 경제정책에 관한 한 ‘잘 못한다’(44%)가 ‘잘 한다’(39%)를 앞섰다. 여당은 문재인 집권 2년에 대해 ‘민주주의 회복’이라고 평가한 반면 한국당은 “좌파 포퓰리즘 경제 폭정”이라고 맹비난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와 의원 등이 4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3차 장외집회를 마치고 행진하고 있다. 연합

‘집권 2년’ 가장 잘한 일 세 가지

문 대통령이 집권 2년 동안 가장 잘한 일은 크게 세 가지로 축약된다. 첫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세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토대를 만들었다. 북한 비핵화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남북한 두 정상이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천명한 것은 큰 수확이다. 최근 문 대통령은 독일 유력 언론지 FAZ에 기고문을 통해 "신한반도 체제는 수동적인 냉전질서에서 능동적인 평화질서로의 전환을 의미한다"며 "이러한 힘은 마지막 남은 냉전체계를 무너뜨리고, 신한반도 체제를 주도적으로 만들어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더 나아가 "이제 남북의 문제는 이념과 정치로 악용돼서는 안 되며, 평범한 국민의 생명과 생존의 문제로 확장해야 한다"고 했다.

둘째, 내각에 여성 장관을 30% 임명한 것이다.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표방한 문 대통령은 교육 부총리(윤은혜), 외교부(강경화), 국토교통부(김현미), 중소 벤처 기업부(박영선) 등 핵심 부처에 여성 장관을 임명했다. 이전 정부에서는 전례가 없는 파격적인 조치다. 문 대통령 집권 이후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셋째, 탈권위주의적 서민 행보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권위적인 대통령 문화를 청산”하고 “퇴근길에는 시장에 들러 마주치는 시민들과 격이 없는 대화를 나누겠다”고 했다. ‘겸손한 권력이 되겠다’는 다짐은 다채로운 탈(脫)권위적인 행보로 이어졌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폐쇄적이고 권위주의적 행보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집권 2년 기간 동안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거의 반 토막이 난 이유는 국정 운영에서 치명적인 한계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약속만 있고 실천은 없었다

첫째, 약속만 있고 실천은 없었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 “국민 모두의 대통령의 되겠다”고 했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분 한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고 했다. 그러나 자신의 지지층만 챙기고 반대 층은 배제함으로써 통합과 공존의 길을 잃었다. “능력과 적재적소를 인사의 대원칙으로 삼아 자신에 대한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유능한 인재를 삼고초려해서 이를 맡기겠다”고 했다. 하지만 탕평 인사 대신 코드 인사가 판을 쳤다. 인사와 관해서 특권과 반칙이 있는 세상을 만들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에게만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롭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주요 사안은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집권 2년 만에 처음으로 언론(KBS)과 대담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임 기간 월 평균 1.7회씩 언론과 인터뷰한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둘째, 의욕만 있지 성과는 없었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 성장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저소득층의 지갑을 채워주겠다고 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73조8000억원의 일자리 예산을 편성·집행했지만 국민이 원하는 일자리는 창출되지 못했다. 사회의 허리인 30대와 40대의 취업자는 25만명이나 감소했다. 작년 4분기 소득하위 20% 계층의 근로소득은 37%나 줄었다. 각종 경제 지표는 뒷걸음질했다. 한국경제는 올해 1분기 생산과 투자, 수출, 소비 등 4대 핵심 지표가 모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3%를 기록했다. 분기 마이너스 성장은 2017년 4분기(­0.2%)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 재임 중 벌써 두 번째다. 여하튼 최저임금 인상정책은 저소득층,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부담을 불러왔고, 고용 악화로 연결됐다.

셋째, 적폐청산만 있고 협치는 없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사회원로 초청 간담회에서 “(적폐) 청산이 이뤄진 다음, 협치하고 타협도 할 수 있다”면서 “살아 움직이는 적폐 수사를 정부가 통제할 수는 없다”고 했다. 야당과 보수 세력을 국정농단과 사법농단에 동조한 적폐 청산의 대상으로 삼으면 협치는 연기처럼 사라진다. 문 대통령이 ‘선 적폐청산 후 협치’를 주장한다면 이는 정치를 포기하고 힘으로 통치하겠다는 선언과도 같다. 이럴 경우, 분열과 갈등의 정치는 심화되고, 보수와 진보의 갈등은 증폭될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2017년 5월 10일 이날은 진정한 국민 통합이 시작된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협치가 물 건너가면서 일장춘몽이 됐다.

자기 확신만 있고 책임은 없었다

넷째, 자기 확신만 있고 책임은 없었다. 현 정부는 촛불 정신위에 탄생한 것에 대해 무한 자긍심을 갖고 있다. 그런데 정의롭고 공정한 자신들만이 국민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잘못된 확신속에서 ‘계도 민주주의’에 도취되어 있다. 민주주의에서 가장 잘못된 것이 이런 유형의 민주주의는 피해야 할 나쁜 민주주의다. 더구나, 도덕적 우월주의에 빠져 반대 세력에는 엄격하고 현 정권의 잘못에 대해서는 관대한 이중 잣대를 보였다. 드루킹 댓글 조작 연루,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민주노총의 법치 훼손 방치, 인사 검증 실패, 검^경 수사권 조정 공방 등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청와대와 민주당이 주도한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문무일 검찰 총장이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현재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법률안들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며 “어떤 경우에도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빈틈이 생겨선 안 된다”고 했다. 사법부 최고 권위 기관인 대법원은 국회에 보낸 공문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에 대해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 등이 손상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검찰개혁 안(案)의 핵심인 공수처 법안에 대통령이 임명한 김명수 대법원장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예사롭지 않다.

법원 내부에선 공수처가 사법부 독립의 핵심인 법관의 신분 보장(헌법 103·106조)을 침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사법 개혁안을 주도했던 조국 민정수석은 이렇게 검찰과 대법원이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에 대해 공개 반발하는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데 오히려 상황을 즐기고 있다. 그는 “문 총장의 우려는 경청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 여권에서조차 비판이 제기됐다. 또한, 현 집권 세력은 ‘편의주의적 정의’에 매몰돼 자신들에게 유리할 때는 정의를 내세우고 불리하면 관행을 들먹인다. 이것은 ‘내로남불’의 전형이고 위선이다.

다섯째, 이념만 있고 실용은 없다. 경제, 외교, 안보, 고용, 노동에서 현실을 외면한 채 좌파 이념에 치중하면서 실리를 추구하지 못했다. 한,일 외교 관계가 대표적이다. 문 대통령의 임기는 아직 3년 남아 있다.

남은 임기 동안 국정운영에서 성과를 내려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민의 소리에 귀를 열고, 민심과 동떨어진 현실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 대통령은 과거 경제와 관련해 이해하기 어려운 발언들을 쏟아냈다. 지난해 5월 31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최저 임금 인상 긍정 효과는 90%”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25일 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 영상 축사를 통해 “전체적으로 고용의 양과 질이 개산됐다”며 “우리는 올바른 경제 정책 기조로 가고 있다”고 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일자리가 금갑하고 소득 양극화가 심화되고 잇는 상황에서 이런 발언은 공허하게 들렸다. 문 대통령은 KBS 대담에서 “분명하게 인정해야 할 것은 거시적으로 볼 때 한국경제가 크게 성공을 거뒀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런 성공은 현 정부가 잘해서인가? 아니면 과거 보수 정권이 기반을 마련한 것인가? 대통령은 유리한 통계를 제시하기보다는 성과가 없는 경제 정책 기조를 바꾸어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내야 한다. 인사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KBS 대담에서 “청와대 검증에서 미진한 부분이 있거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고 해서 검증 실패나 책임이라고는 할 수 없다” “지금처럼 청문회가 정쟁의 장으로 된다면 그건 좋은 인사를 발탁하는 게 아닌, 좋은 인사의 발탁을 막는 것이라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처럼 청와대가 부실 인사를 추천해 놓고 청문회 제도 탓을 하는 것은 전형적인 책임 회피다. 그런 논리라면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민주당이 인사 실패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인사는 제도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다. 노선과 코드를 뛰어넘는 대탕평 인사를 단행하면 된다.

조속히 협치 복원에 나서야

둘째, 조속히 협치 복원에 나서야 한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는 9일 자신의 페이스 북에 “문 대통령이 가장 집착해온 것은 과거와의 싸움, 적폐청산과 정치보복이다"며 "우리 국민과 국군의 생명을 앗아간 전범 김일성의 손자, 북한의 독재자 김정은에게는 ‘오지랖 넓다’는 수모를 당하면서도 저렇게 따뜻하게, 관대하게 대하고 왜 자기나라 국민, 야당, 전직 대통령에게는 이렇게도 모질게 대하는 이유가 무엇인가"고 따져 물었다. 여야정 상설 협의체 가동은 협치의 수단에 불과하다. 협치는 정신이다. 권력과 책임은 비례한다. 정권을 차지한 세력이 더 많은 책임을 지고 야당에게 명분을 줘야 한다. 그 과정에서 대통령이 야당을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삼고 그들의 역할과 기능을 인정하면서 뜨거운 협치를 해야 한다.

셋째, 내각과 집권당에게 책임과 권한을 주어 청와대 중심의 구태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난 8일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운동권 86그룹의 대표주자인 비문의 이인영 의원이 예상을 깨고 이해찬 대표와 가까운 친문 핵심인 김태년 의원을 상대로 60.5%(76석) 득표로 압승을 거뒀다. 이 의원은 의총에서 ‘지금처럼 하면 다 죽는다’는 취지로 연설을 했다. 리얼미터의 5월 2주(7일-8일) 여론조사 결과,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36.4%)과 4주째 상승한 한국당(34.8%)의 지지율 격차(1.6% 포인트)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최소’ 격차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의원들이 ‘이대론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변화,쇄신을 표방한 이 의원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민주당 쇄신의 핵심은 친문 일색의 당 지도 체제와 기존의 수직적 당청 관계에 담대한 변화를 주는 것이다. 이 원내 대표는 9일 신임 인사차 나경원 한국당 원내 대표를 만났다. 그 자리에서 이 대표는 “경청의 협치부터 시작하고, 정국을 풀 수 있는 지혜를 주면 최대한 반영할 길을 찾겠다”며 “5월 임시국회를 열어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이면 좋겠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의 말이 허언이 되지 않으려면 청와대가 집권당을 통해 국회를 지배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 고 당에게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

넷째, 이념 과잉에서 벗어나 국가 이익에 부합하는 실리적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앞으로 문 대통령은 국정 운영에서 성과, 실천, 협치, 책임, 실용 등의 가치가 살아 숨 쉬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과 역사가 평가하는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

● 프로필

▦아이오와대 정치학 박사 ▦한국선거학회 전 회장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치개혁위원회 위원 ▦한국정치학회 이사 ▦한국정치학회 부회장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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