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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압수수색…커지는 `조국 갈등’

“비리.편법의 상징” “검찰의 정치행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대학가 촛불집회,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이어지면서 확산일로다. 인터넷에서는 조국 후보자 지지자들과 반대자들의 검색어 대결이 벌어지는 등 갈등의 확산되고 있다.

학생들의 ‘박탈감’ 최고조... ‘분노’로 번져

지난 23일 고려대학교 학생들은 캠퍼스 중앙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민(28)씨의 입시 부정 의혹을 규탄하며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1차 촛불집회에 참여한 고려대 대학원생 전모 씨(28)는 자신을 조국 후보자의 딸인 조민 씨와 입학 동기라며 “각종 외부활동과 논문 등재와 같은 특이 경력으로 점수를 많이 딴 것 같다”며 “일반 학생들은 지원조차 할 수 없는 특혜 전형”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대적 박탈감이 심하다”며 “조민 씨가 쓴 논문은 SCI급으로 국제학회에서 인정받고 인용되는 수준의 논문”이라며 “어떻게 그런 논문을 고등학생 인턴이 2주 만에 제1저자가 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집회에 참여한 또 다른 참가자 최 모씨(27)는 “논문 저자에 상위층 자녀의 이름을 넣어주는 경우를 종종 봤다”라며 “교수들 자녀와 친인척 중에서도 논문의 공동저자로 이름이 올라가는 건 비일비재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국은 요새 유행하는 비리를 10년이나 앞서간 것 아닌가”라며 분노했다. 그는 “주관적 판단이 들어가는 입시전형은 특권층의 자녀들의 대학 입학 관문으로 쓰인다”며 “수시전형이라도 객관적인 점수로 실력을 판단할 수 있게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 지난 28일 오후 서울대학교에서 총학생회 주최로 열린 '제2차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조국 후보자를 규탄하며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
“비리의 온상이 사법개혁 할 순 없어”

지난 28일 서울대 내에서는 2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서울대 총학생회가 주도한 이번 집회는 주최측 추산 800여 명의 재학생과 졸업생이 모였다. 이날 오후 8시 학내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는 ‘조국이 부끄럽다’, ‘조국 STOP’, ‘폴리페서 물러나라’, ‘내로남불 표리부동’ ‘또다시 촛불’ 등의 팻말이 광장을 가득 메웠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법무장관 자격 없다”, “지금 당장 사퇴하라” 등의 함성을 내지르며 조국 후보자를 강력히 규탄했다. 암흑을 밝게 비추는 촛불 사이에서 퍼지는 800여 명의 구호는 단호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대학원 과정에서 논문을 쓰고 있다는 이 모씨(공과대학·30)는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6년 동안 3편을 쓰기도 어려운 게 SCI급 논문인데 고등학생이 2주 동안 수준급의 논문을 제1저자로 집필했다는 것에서 많은 대학원생들이 폭발하고 있다”며 “고위급 자녀라고 해서 그런 식으로 고스펙을 쌓는 것은 범죄 아닌가. 우리와 같은 일반 학생들의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정 모씨(경영대학·24)는 “요즘 트위터에 조국이 올렸던 글들이 회자되고 있는데 정말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라며 “한치라도 의혹이 있으면 물러나고, 무고한 것으로 밝혀지면 다시 도전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 의혹 관련 압수수색

조국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27일 검찰은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을 했다. 정치권도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28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조 후보가 스스로 사퇴하기를 바라는 압력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가장 나쁜 검찰의 적폐가 다시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29일 “청문회를 앞둔 압수수색은 검찰의 논리로만 한정될 수 없는 명백한 정치행위”라며 “모든 정치행위에는 결과에 따른 응분의정치적 책임이 뒤따른다는 사실을 검찰은 명심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 29일엔 오거돈 부산시장 집무실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어졌다. 시장실 압수수색은 조 후보자의 딸 조민 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특혜장학금 의혹과 관련한 노환중 부산의료원장 임명과 관련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조 후보자의 각종 의혹과 관련한 압수수색 대상에 자택과 휴대전화는 포함하지 않았다. 전직 청와대 민정수석 출신의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휴대전화까지 압수수색하기엔 적잖은 부담이 따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검찰의 일련의 행보에 대해 조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보여주기식 수사 아니냐는 소리도 나온다. 신율 정치평론가 겸 명지대 교수는 “검찰이 압수수색을 한다는 것은 확실한 무언가를 포착했기 때문에 시작한 것이며 법원도 영장을 발부했다는 것은 사유가 충분하다고 봤기 때문”이라며 “압수수색까지 진행하고 있는데 적당히 끝내고 넘어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천현빈 기자 dynamic@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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