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 이후 불화수소 수출을 처음으로 허가했다. 지난 29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 이후 불화수소(에칭가스) 수출 허가를 처음으로 내줬다고 밝혔다. 한일 무역 전쟁이 지속되는 동안 일본은 감광액 수출을 두 번 허가한 적은 있지만 불화수소는 처음이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사용되는 불화수소는 반드시 필요한 소재다. 국내 반도체 기업이 불화수소 확보에 주력했던 까닭이다. 일본은 7월 한 달간 한국에 수출한 불화수소 물량은 전달 대비 80% 이상 감소했다. 일본은 지난 7일고 19일 감광액 수출을 허가했고, 이번엔 불화수소를 허가하면서 한일 경제 갈등에 새로운 변곡점이 될지 주목된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21일 오전 일본 수출규제 3가지 품목 중 하나인 불화수소를 생산하는 업체인 충남 공주 솔브레인 공장을 찾아 공장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

일본은 28일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를 그대로 시행하면서도 포토레지스트·감광액을 비롯한 규제 품목을 허가한 것에 이어 불화수소 수출 허가를 내주면서 한일 무역 갈등의 키를 조였다 푸는 모습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7일 일본이 수출 제한 품목으로 정한 포토레지스트 수출이 허가되면서 반전의 계기가 될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현 상황을 극적으로 반전시킬만한 조치는 아니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부품 소재로 여겨졌던 불화수소도 처음으로 수출 허가 조치가 내려지면서 한일 갈등도 새국면에 접어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아직은 긍정적으로 볼 사안은 아니다”라며 “일본이 불화수소를 내준 것은 보복 차원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국제사회 여론전을 위한 명분 쌓기용”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한일 문제를 풀 수 있는 결정적인 것은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철회하는 것”이라며 “그때 일본의 진정성을 확인하고 제대로 된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현빈 기자



천현빈 기자 dynamic@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