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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신냉전 심화 “한미일 협력 중요해져”

지소미아 파기 결정으로 한미일 안보협력 논란 커져
한미일 안보협력이 삐걱대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와는 별개로 굳건한 한미공조로 안보 우려를 불식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워싱턴 내 분위기는 딴판이다. 오히려 ‘대(對) 한국 의구심’만 커지고 있다. 미국은 한미일 안보협력을 동아시아 전략의 핵심으로 보고 있는 만큼 이번 사건으로 한미동맹마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동북아시아에서 북중러 대 한미일 간의 신냉전 구도가 심화되면서 한미일 안보협력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다시 불거진 동아시아 ‘냉전구도’

과거 냉전시대는 끝났지만 현재 동북아시아 정세는 여전히 냉전 구도라는 평가다. 군사·경제적으로 급속한 성장을 이룬 중국이 북·러와 결속해 미국의 동아시아 패권에 도전하면서 ‘신냉전’ 구도가 펼쳐졌다. 군 출신인 박휘락 국민대 교수는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이 대립하던 냉전시대는 끝났지만 북중러, 한미일 간 신냉전 구도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한미일 안보협력은 미국의 동아시아 패권 유지 전략의 핵심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 센터장은 “미국의 관점에서 보면 한미동맹은 한미일 안보협력 틀 안에 있다”며 “미국은 동아시아라는 지역 차원에서 한미·미일 동맹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북한 문제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핵심 도구로 한미일 안보협력을 중요시하고 있다는 뜻이다.

  • 2016년 11월 2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일본대사가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을 체결하는 모습(사진 위).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일본대사(가운데)가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담은 공문을 받은 뒤 청사를 나서는 모습. 연합
지소미아를 티사(TISA)로 대체한다지만

우리 정부는 지소미아가 종료되지만 그 대안으로 기존의 ‘한미일정보공유약정(TISA·티사)'으로 안보협력을 지속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4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티사‘가 한미일 안보협력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티사는 한일 양국이 직접 군사정보를 교환하는 것에 민감한 여론을 의식해 군사정보가 한차례 미국을 거쳐 오가도록 한 약정이다. 다만 지소미아 종료로 불편한 심기를 여과 없이 드러낸 미국이 티사를 적극 확대할 가능성은 미지수다.

티사는 군사정보를 직접적으로 교류하는 지소미아와 다르게 간접적인 정보 교류로 뚜렷한 한계가 있다. 순간적인 응답성이 생명인 정보 공유에서 미국을 통한 간접 교류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지소미아를 통해 우리 정부와 일본이 직접 정보를 교류한 것은 총 30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일본으로부터 북한의 핵·미사일과 관련한 분석 정보를 얻었다.

포괄적인 미사일 분석을 위해선 일본의 정보 자산이 필수적인데 일본은 적외선영상 위성이 7기가 있고 1000km 밖의 탄도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는 이지스함도 6척을 보유하고 있다. 장거리 지상 레이더 4기, 공중조기경보기 17대, 해상 초계기 70여 대 등 정보 자산에서 우리보다 우위에 있다. 미사일을 정확하게 요격하기 위해서는 정밀한 분석력이 필수다. 따라서 일본의 정보 자산은 우리 안보 상황에 효율적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미국이 지소미아 종료에 ’민감‘한 이유

한국에게 최대의 안보 이슈는 북핵이다. 미국의 동아시아 안보 전략은 북핵을 포함한 중국의 도전 봉쇄, 러시아의 영향력을 견제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미국이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을 묶는 한미일 안보협력을 상당히 중요시하는 까닭이다. 박휘락 교수는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전략의 일환으로 과거 소련을 봉쇄했듯이 중국의 패권 야욕을 잠재우는 것이 가장 큰 관심”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한일 간의 안보협력인 지소미아가 한미일을 묶어주는 ‘상징’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미국은 한미일이 연계된 안보체계로 동아시아 전략을 구상했지만 지소미아 종료로 미일, 한미 공조가 분리되면서 군사적 효율성도 떨어진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신 센터장은 “미국은 동아시아 전략에서 한미일 3국의 안보협력을 강조하는데 한국은 미국과의 양자관계를 우선시한다”며 한미 간의 지소미아를 대하는 기본적인 인식의 차이가 이번 사태를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신 센터장은 “한미 간의 이견이 있어도 이런 문제는 동맹차원에서 관리하고 협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중러 밀착 행보에 ‘한미일 안보협력’ 중요성 높아져

중국은 최근 북·러와의 결속을 강화하고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대국굴기’, ‘강군굴기’를 앞세우는 등 패권 야욕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중·러 군용기는 합동군사훈련 기간 한국의 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하는 등 공세적인 태도를 취했다.

박 교수는 “외교의 기본은 우리 편을 많이 만드는 것인데 일본과는 등을 지고 미국과도 멀어지고 있다”며 “분명한 주적인 북한과 잠재적 위협 국가인 중국을 견제하는 방법은 굳건한 한미동맹 위에 일본과의 안보협력을 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한미일 안보협력은 북핵 억제를 위해 필요한 것이기도 하지만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한일 관계를 푸는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며 “국익에 따라 한미일 안보협력 회복 등 복합적인 해법을 고안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천현빈 기자 dynamic@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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