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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對 서초동 광장 대결...분열하는 대한민국

광화문 對 서초동…광장 대결
`조국 장관 때문에’ 분열하는 대한민국 `둘로 나뉜 국민’ 혐오정치만 남아


대한민국이 둘로 나뉘었다. 광화문과 서초동은 서로 다른 피켓과 구호로 가득 차고 있다. 문제는 두 지역 간에 타협의 여지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대의 정치가 제 역할을 못하자 국민들은 광장으로 나왔다. 시발점은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장관 임명이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조국 사태가 양극단 정치를 잉태했고 둘로 나뉜 국민이 혐오 정치로 돌아섰다”고 현상을 설명했다. 서초동 집회 참여자들은 조 장관이 ‘검찰 개혁’의 적임자라고 말한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검찰 개혁의 본질은 사법부가 정치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수사가 끝나지도 않은 장관이 검찰을 개혁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 3일 서울역에서 광화문까지 조국 법무장관 파면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연합
광화문 집회 vs 서초동 집회

3일 오후 서울역부터 광화문에 이르는 긴 구간에 걸쳐 헌정 유린 중단과 조국 법무장관 파면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자유한국당은 "참석인원은 총 300만명 이상"이라고 주장했다.지난 9월 28일에는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인근에서 검찰 개혁을 촉구하고 조 장관을 지지하는 집회가 열렸다. ‘검찰개혁 촛불 문화재’ 주최 측은 약 80만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200만명이라는 주장도 있었다.집회 참가자들은 조 장관 가족을 둘러싼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와 이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적폐'로 규정했다. 한 참가자는 “검찰의 기득권 지키기에서 비롯된, 일종의 항명이고 거기에 검찰과 언론의 유착이 더해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9월 28일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인근에서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연합
나이대별로 지지성향 나뉘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30대와 진보 진영에서 받쳐 주고 있다. 리얼미터가 9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전국 성인 1506명을 대상으로 조사(신뢰 수준 95%, 표본오차 ±2.5%포인트)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2.5% 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20대, 40대, 50대, 60대 이상의 지지율이 떨어졌으며,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 충청, 호남 등 거의 모든 지역에서 지지층 이탈 현상이 발생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30대는 직업의 안정성을 가지고 있다”며 “주 52시간만 일해도 되는 지금 상황이좋고, 당장 편하면 된다는 의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대는 공정성에 불만을 가지고 있고 50·60대는 은퇴를 앞두거나 은퇴했기 때문에 이번에 울분이 터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에 대한 40대의 지지율 역시 떨어지긴 했으나 다른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작은 편이다. 이에 대해 신 교수는 “40대는 둘로 나뉠 수 있다”며 “은퇴를 앞뒀기 때문에 금방 정리될 사람들이면서도 자식의 입시를 걱정하는 하기 때문에 정치견해에서도 둘로 나뉘고 있다”고 말했다.

묵묵히 수사 이어가는 검찰

문재인 대통령은 9월 30일 “권력기관일수록 더 강한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한다”면서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 목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업무보고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이같이 말하며 검찰에 대한 ‘경고장’을 날렸다. 윤석열 검찰총장에게는 “검찰 개혁을 바라는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권력기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말했다.

바로 다음날인 1일 대검은 문 대통령이 지시한 사항을 포함한 ‘검찰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특수부 축소, 파견 검사 복귀, 검사장 전용 차량 폐지 등이 포함됐다. 특히 특수부 축소와 관련해서 윤 총장은 서울중앙지검 등 3개 검찰청을 제외한 전국의 모든 검찰청 특수부를 폐지하도록 지시했다.

윤총장은 또 4일 모든 피의자에 대해 공개소환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윤 검찰은 이같은 행보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다만 개혁은 개혁대로 하되 수사는 철저하게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하는 쪽이 우세하다. 법조계 관계자는 “시키는 대로 하니 수사는 방해말라”는 일종의 사인이라고 풀이했다. 윤 총장은 최근 수사팀에게 “수사 결과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질 테니 걱정 말고 헌법과 법률에 따라 수사를 계속 진행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 문재인 대통령이 9월 30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조국 법무장관의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연합
검찰 개혁안 놓고 검-여권 이견

조국 장관은 2일 "서울중앙지검 등 특수부 폐지안은 대통령령 규정을 개정해야 하고, 파견검사 전원 복귀안은 법무장관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윤 총장의 개혁안이 나온지 하루만에 나온 발언이다. 이날 제2회 ‘법무혁신·검찰개혁 간부회의’에서 조 장관은 "특수부 폐지안은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의 개정이 필요하고, 검찰 밖 외부기관 파견검사 전원 복귀안은 법무장관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했다. 검찰개혁에 관한 윤 총장의 신속한 행보에 박자를 맞춰주지 않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진보 인사는 “특수부 폐지는 사실 별 의미가 없다. 서울중앙지검 등 3개 검찰청을 제외하면 특수수사 수요가 별로 없다”며 “전용차량 이용중단은 포퓰리즘이고 모양내기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간단히 끝난’ 정경심 교수 1차 소환

3일 조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교수의 소환 조사가 8시간 만에 끝났다. 정 교수는 건강 문제를 이유로 조사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이날 오후 5시20분쯤 “정 교수가 건강 상태를 이유로 조사를 중단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정 교수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비공개 소환했다.

정 교수는 사모펀드, 자녀의 입시 관련 사문서 위조 등 각종 의혹에 둘러싸여 있다. 검찰은 이날 정 교수에게 사모펀드 운용사 설립과 투자사 경영에 관여했는지 여부와 자녀의 표창장 등의 위조 여부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이날 진술조서에 날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조 장관 측 전략이 아니냐’ ‘한 번 더 소환되면 서초동에서 촛불을 든 지지자들이 더 크게 반응할 것을 예상한 전략이 아니냐’는 추론이 제기되고 있다. 의혹이 많음에도 정 교수가 검찰 조사를 받은 시간은 6시간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갈리는 진보진영 입장

김경율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은 지난 1일 “(조국 펀드가) 권력형 범죄 비화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일에 걸쳐 몇 명이 밤샘했다”고 말했다.

이날 김 소장은 MBC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며,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연구원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가 권력형 범죄일 가능성을 보여주는 충분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털어놨다.

조국 펀드 분석 과정에는 회계사, 경제학 교수, 경제학 박사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소장은 “심각한 문제가 있고, 사실로 판단하기에 충분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소장은 1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조국 가족 사모펀드 의혹에 대해 참여연대 이름으로 단 한줄도 논평이 나간 게 없다. 검찰개혁은 당연히 해야 하지만, 왜 차차선책인 법무부 장관만이 검찰개혁의 주체인 것처럼 말하는가"라고 지적했다.

여권 내에서도 조국 장관에 대한 수사가 확실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권의 한 인사는 “수사 결과가 온전히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도 나라가 두 동강 났다”며 “차라리 명명백백히 수사해서 조 장관이 깨끗하든지 윤 총장이 무리한 수사를 했는지 결판이 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표적 진보 논객인 진중권 동양대 교수도 최근 정의당 탈당계를 철회하긴 했으나 조 장관에게 실망한 기색은 숨기지 않고 있다. 진 교수는 조국 법무부 장관을 이른바 데스노트(고위공직자 부적격 리스트)에 올리지 않은 정의당에 실망해 탈당계를 제출했다가 철회했다. 공지영 작가는 9월 24일 자신의 SNS에 “좋은 머리도 아닌지 (독일에) 그렇게 오래 머물면서도 박사학위를 못땄다”며 인신공격성 발언을 날렸다.

진 교수는 9월 30일 TBS 라디오 방송에서 “진보가 거의 기득권이 돼버렸다는 느낌이 들어 젊은 세대에게 미안하고 드릴 말씀이 없다”며 “다들 진영으로 나뉘어 가지고 지금 미쳐버린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노유선 기자 yoursu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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