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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는 민주당, 조국사태 이어 이번엔 ‘친문 게이트’?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운데)가 3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민생법안 처리, 필리버스터 보장, 친문게이트 국정조사 등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연합
‘청와대 3대 권력형 비리’ 의혹으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3일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조사 대상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 수사 의혹, 우리들병원 대출 특혜 의혹 등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를 두고 "유재수의 '감찰 농단', 황운하의 '선거 농단', 그리고 우리들병원의 '금융 농단'에 이르기까지 3종 친문 농단 게이트"라고 지칭하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초반엔 관망세를 유지하다가 유 전 시장이 구속되자 본격적으로 방어에 나섰다. 우선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입장문을 공개했다. 백 전 비서관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 수사 첩보를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을 통해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백 전 비서관은 입장문에서 "(수사 첩보를) 통상적인 반부패 의심 사안으로 분류, 일선 수사기관이 정밀히 살펴보도록 단순 이첩한 것 이상이 아니다"라며 하명 수사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백 전 비서관 입장문과 경찰청 브리핑이 다른 것으로 드러나면서 민주당의 초기 진화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지난달 28일 백 전 비서관은 입장문을 통해 “제보 이첩 이후 후속 조치에 대해 보고 받은 바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경찰청은 “(김 전 시장에 대한) 압수수색이 보도된 상황, 수사 도중 정당에서 이의제기한 사안 등 압수수색부터 사건 종결 때까지 청와대에 아홉 번 정도 정보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의혹과 관련한 전직 특감반원이 검찰 참고인 조사를 3시간 가량 앞두고 자살하자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숨진 전 특감반원은 이른바 ‘백원우 별동대’에 소속돼 김 전 시장 하명 수사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를 두고 2일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민들은 ‘자살을 당했다’고 말한다”며 “이 정권 들어 타살성 자살이 끊이질 않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어 “엄청난 권력형 비리 게이트 앞에서 국정조사를 외면하는 기가 막힌 여당”이라며 국정조사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국정조사에는 답하지 않은 채 검찰을 향해 날을 세웠다. 이번에는 청와대까지 나서서 검찰의 수사가 과도하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3일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번 사망과 관련해 검찰 수사팀의 강압수사가 있었는지, 법무부에 특별감찰 실시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민정비서관실 업무와 관련된 과도한 오해와 억측이 고인에 대한 심리적 압박으로 이어진 것은 아닌지 깊이 숙고하고 있다. 어떤 이유에서 그러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가 낱낱이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을 향한 민주당의 비난 수위는 청와대 압수수색 이후 더 높아졌다. 4일 검찰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를 압수수색했다. 민주당은 곧바로 당내 검찰공정수사촉구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5일 첫 회의를 열었다. 위원장으로 임명된 설훈 의원은 "검찰은 청와대 표적수사 및 피의사실 유포, 자유한국당 봐주기 수사로 검찰개혁을 막으려 한다"며 검찰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이종걸 의원도 "검찰이 정의를 정의한다는 오만한 태도를 버려야 한다"며 "검찰총장이 자의적 판단에 따라 검찰 조직을 사병처럼 선별적으로 동원하는 행태는 참 후진적인 모습"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한국당은 검찰 수사를 옹호하고 나섰다. 5일 황교안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개혁의 요체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으로, 그 잣대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과감하게 수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점에서 윤 총장은 검찰개혁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정권은 거꾸로 경찰과 일부 언론을 통해 검찰 공격에 나서고 있는데 적반하장"이라며 "민주주의를 파괴한 3대 청와대 게이트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당뿐 아니라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도 이번 의혹을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3일 “논란이 증폭되고 있어 명백한 진상규명이 돼야 한다”며 “한국판 닉슨 게이트가 터지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닉슨 게이트는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야당 도청을 시도했다가 발각되자 이를 거짓말로 덮으려다 사임한 사건이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중요한 레임덕(권력 누수) 현상”이라며 “조국 사태보다도 이게 더 중요한 문제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윤석열 총장의 수사를 신뢰하지 못하는 민주당은 특검을 주장하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최근 검찰에서 이뤄지는 여러 상황을 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선택적 수사라고 아니할 수 없다"며 "민주당은 특검을 통해서라도 이 사건을 낱낱이 밝히겠다"고 말했다. 한국당이 국정조사를 요구한 것에 맞불을 놓은 것이다. 특검은 여야의 합의에 따라 구성되는 만큼, 한국당이 특검에 협조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한국당이 요구하는 국정조사 역시 실현가능성은 낮다. 국정조사는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 찬성을 필요로 한다. 국정조사 요구서에 서명한 야권 인사는 총 125명으로 과반(148명)에 미치지 못한다.

노유선 기자 yoursu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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