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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 적용 새 선거법 통과

비례 47석 가운데 30석에 50% 연동률
제1야당을 제외한 채 합의에 도달한 선거법 수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7일 오후 3시 개의 예정이었던 본회의는 자유한국당의 반발 속에 2시간 40분 가량 지연됐다. 한국당은 ‘민주주의는 죽었다’, ‘대한민국을 밟고 가라’ 등의 피켓을 들고 연좌 농성을 벌이는 한편 문희상 국회의장을 에워싸 의장석 길목을 막아서기도 했다. 한국당이 요구한 무기명 투표는 부결됐고 문 의장은 곧바로 선거법 표결에 들어갔다. 재석 167명 가운데 찬성 156명, 반대 10명, 기권 1명으로 선거법은 가결 처리됐다. 앞으로 한국당은 통과된 선거법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낼 방침이다.

이른바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는 선거법 개정안 발의부터 본회의에 상정까지 한국당을 줄곧 배제해왔다. 특히 민주당은 집권여당으로서 총 295석 중 108석(36.6%)을 차지하는 한국당을 제외한 채 선거법을 통과시킨 데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새보수당 창당준비위 비전 회의에서 "국회법과 선거법은 국민의 대표를 어떻게 뽑느냐는 게임의 규칙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군사독재정권 시절에도 일부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언주 무소속 의원도 “선거제도는 국가의 의사결정 구조를 만드는 것으로 선거제를 개정하는 건 개헌과 같은 무게”라며 “여야 합의 없는 선거제 개정은 주권자인 국민을 능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또 이 의원은 “선거제 개정 논의가 일방적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비례한국당’, ‘비례민주당’이란 극단적 꼼수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본회의를 통과한 선거법은 원안에서 크게 후퇴했다. 이에 따르면 지역구(253석)와 비례대표(47석) 의석수는 그대로 유지된다. 여기서 비례대표 의석 중 30석은 연동률 50%가 적용된다. 또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받기 위한 최소 정당 득표율(봉쇄조항)은 3%다. 석폐율제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한국당은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통과된 선거법을 적용하면 비례대표 의석을 다소 잃게 된다. 20대 총선 결과에 대입하면 한국당은 122석에서 111석으로 비례대표 11석이 줄어든다.

앞서 한국당은 비례위성정당 창당 공식화, 필리버스터 진행, 선거법 위헌성 주장 등 다방면으로 선거법을 흔들었지만 효과는 없었다. 선거법이 가결된 27일에는 한국당은 ‘전원위원회(전원위)’ 소집을 거론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전원위 카드로 선거법 물밑 협상을 시도하겠다는 게 한국당의 전략이었다. 이날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법에 근거해 전원위 소집을 요구할 것”이라며 “국회의장이 전원위를 거부하려면 교섭단체 대표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한국당은 동의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전원위는 주요 긴급한 의안의 본회의 상정 직전이나 후에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국회의장이 개최하는 회의체다. 전원위가 소집될 경우 공수처법 표결을 위한 본회의는 열리지 못한다. 또 전원위가 의결한 수정안이 원안에 앞서 표결에 부쳐질 수도 있다. 하지만 전원위도 패스트트랙의 벽을 넘기엔 한계가 있다. 선거법 표결을 지연시킬 수는 있어도 무산시킬 수는 없기 때문이다. 강상호 국민대 교수는 “전원위는 한국당의 지지층에 대한 홍보용 메시지”라며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호소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평가했다.

선거법의 위헌성을 강조해왔던 한국당은 조만간 헌법재판소에 선거법 헌법소원을 낼 계획이다. 심 원내대표는 24일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1' 선거법 개정안이 직접선거 원칙과 평등선거 원칙에 위배되므로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심 원내대표는 "지역구 투표와 비례투표를 연동, 연결시키기 때문에 직접선거라는 기본 원칙에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또 평등선거에 반하는 이유로는 “(연동형 비례제는) 전체 계산 몫에서 지역구 의석수를 빼고 비례(의석수)를 계산하기 때문”이라며 “왜 국민 누구 표는 계산이 되고, 누구 표는 계산이 안 되는가. 그래서 평등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종훈 홍익대 법대 교수는 “직접선거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 맞다”면서 “비례후보에 투표한 경우 해당 정당이 지역구에서 의석을 많이 차지하면 비례의석을 덜 받고, 지역구에서 의석을 적게 얻으면 비례의석을 많이 받게 되므로 투표의사에 반하여 결과가 정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평등선거의 원칙에 대한 판단은 유보했다.

최원목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는 선거법 개정안 수정안이 두 원칙 모두를 위반한다고 봤다. 최 교수는 “연동형은 정당득표율에 따른 의석수에서 지역구 의석수를 제외하는 공식을 적용하므로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국민이 100% 직접 투표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연동형은 지역구 투표 결과에 영향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평등선거의 원칙과 관련해선 “지역구 당선자에게 투표한 국민 의사는 비례대표 계산에서 차감당하는 셈이고 지역구 낙선자에게 투표한 국민 의사는 그렇지 않으므로 평등 선거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노유선 기자 yoursu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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