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회항' 사건 피해자인 박창진 정의당 국민의노동조합 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정의당 중앙당사에서 가진 주간한국과의 인터뷰에서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경선 출마에 관한 소감을 밝히고 있다./이혜영기자
2014년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무려 5개의 소송을 겪었던 박창진 정의당 국민의노동조합특별위원회 위원장이 국회의원 출사표를 던졌다. 박 위원장은 최근 마지막 소송 상고를 취하했다. 박 위원장은 “이제는 새로운 단계로 넘어갈 때”라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다음 행선지는 국회다. 그는 “현장 노동 투쟁만으로는 노동자 인권을 향상시키고 직장내 민주화를 실현시키기 어렵다는 걸 깨달았다”며 “입법부란 영역에서 노동자를 위한 투쟁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이 정치권과 인연을 맺은 건 지난 2017년이다. 그가 땅콩회항 사건 이후 국회의원들을 만나 도움을 요청했을 때 돌아온 말은 “그게 왜 갑질이냐”, “서비스노동자는 당연히 겪어야 하는 일 아니냐” 등이었다. 박 위원장은 “그동안 성실한 사회인으로 살아왔는데 위기상황에서 구제를 못받자 정치에 대한 혐오가 생겼다”고 말했다. 정치 혐오가 참여 의식으로 바뀐 건 플라톤의 명언이었다고 한다. 그는 “‘정치에 무관심할 때 가장 저질스러운 자들이 정치 권력 위에 서게 되고 그들의 지배를 받게 된다’는 말이 큰 울림을 줬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재직 중 박 위원장은 대한항공 내부에 최초의 민주 노총을 발족하는 한편 스튜어드십 코드 적용으로 사내이사 불신임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그는 이 같은 추진력으로 ‘갑질 119법’과 ‘노동자감정보호법’을 발의하겠다고 주장했다. 갑질 119법은 갑질에 대한 책임을 기업에 묻고 피해 노동자를 보호하는 것으로, 노동자와 기업의 협상력이 대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노동자감정보호법은 노동자의 정신적 피해 및 정신질환을 예방해 정신적 건강권을 보장하는 데 목적이 있다.

박 위원장은 “우리사회에서 갑질이라는 말이 어떤 의미를 갖게 되는지 박창진 투쟁을 통해 국민들이 알게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정치인이 되어 갑질을 당하고 있는 노동자의 든든한 방패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노유선 기자



노유선기자 yoursun@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