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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출범…역대 보수통합 살펴보니

당 정체성 확립.이슈 선점이 최우선 과제
  •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
보수진영이 또 한번 통합의 역사를 썼다. 1990년 이후 통합과 분열을 이어온 보수 진영은 어느덧 다섯 번째 통합을 맞이했다. 지난 17일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이 ‘미래통합당’으로 신설 합당했다. 역대 보수 통합은 대부분 선거를 앞두고 이뤄졌다. 1990년의 3당 합당을 제외한 네 번의 통합은 모두 총선이나 대선을 겨냥한 선거 전략이었다. 미래통합당 역시 총선을 58일 앞둔 상황에서 합당에 성공했다. 선거 승리를 위한 정치공학적 통합이란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총선 이후의 신설 합당
1990년의 3당 합당은 보수 역대 통합 중 유일하게 선거 이후에 이뤄졌다. 1988년 총선 이후 민주정의당(노태우 대통령)과 통일민주당(김영삼 총재), 신민주공화당(김종필 총재)은 여소야대 정국을 해결하고자 합당을 추진했다. 1990년 국정동력을 상실한 노태우 대통령과 평화민주당의 김대중을 견제했던 김영삼 총재, 그리고 내각제를 희망했던 김종필 총재는 각자의 정치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민주자유당(민자당)’으로 신설 합당을 선언했다. 이에 대해 강상호 국민대 교수는 “산업화세력·신군부세력과 TK·PK 민주화세력의 만남이자 보수와 일부 진보진영의 타협이었다”고 설명했다. 김현진 서울대 박사도 “3당 합당은 민주-반민주 균열구조가 약화됐다는 의미”라고 입을 모았다.

부정적 측면도 있었다. 강 교수는 “호남권을 제외한 통합은 지역주의를 공고히 했으며 명분 없는 통합은 3김의 야합일 뿐이었다”고 비판했다. 김 박사도 “민주-반민주 균열구조가 지역 균열구조로 재편성됐다”며 “TK를 기반으로 한 민정당, PK의 통일민주당, 충남 기반의 신민주공화당으로 구분됐다”고 설명했다. 또 “각 당의 정책적 비전은 상당히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민자당과 통합민주당의 합당
1995년 민주자유당은 신군부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당명을 신한국당으로 바꿨다. 그러면서 야당인 민중당 출신의 이재오, 김문수, 이우재 등을 영입했다. 1997년에는 야당인 통합민주당과의 합당을 추진하기에 이른다. 신한국당 총재였던 이회창을 명예총재로, 통합민주당의 총재를 초대총재로 임명하는 신설합당이 이뤄졌다. 당명은 한나라당으로 정했다. 이에 대해 강 교수는 “김종필-김대중 연합에 대항하기 위한 합당이자 민주화 세력을 수용하는 합당이었다”면서도 “이후 공천 파동에서 민주화 세력은 대대적 물갈이 대상으로 분류됐다”며 합당을 저평가했다.

두 번의 흡수 합당
이후에는 두 번의 흡수합당이 있었다. 2006년 자유민주연합은 한나라당에 흡수됐다.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김학원 자민련 대표는 "좌파세력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 모든 자유민주세력의 대통합에 나선다"며 합당을 선언했다. 강 교수는 “진보정권이 10년간 집권하던 가운데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대선을 앞두고 있었다”며 “한나라당으로서는 자민련의 충청권 세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한나라당은 자민련과의 통합으로 보수 색채가 더 짙어졌다”고 덧붙였다.

2012년에는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이 합당했다. 새누리당은 이인제 선진통일당 대표를 지지하는 충청 표심을 흡수할 수 있었다. 또한 새누리당 의석수는 선진당의 4석을 더해 총 153석으로 원내 과반을 이루게 됐다. 김 박사는 “한나라당과 자민련의 합당과 비교하면 충청권 지역 기반이 보다 확대됐다고 볼 수 있다”며 “범보수세력의 결집”이라고 설명했다.

미래통합당의 과제
지난 17일 출범한 미래통합당을 두고 ‘반쪽짜리 통합’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리공화당, 자유통일당이 통합에 참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보수당 소속이었던 유승민, 하태경, 지상욱 의원이 통합당 출범식과 의원총회에 연이어 불참하면서 불협화음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이를 두고 강 교수는 “대통합이 아니라 소통합”이라며 “‘도로 새누리당’이란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또 “선거 공학적 의미를 제외하고는 어떤 명분이 없다”고 혹평했다.

통합당은 선거공학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강 교수는 이를 위해 보수통합을 넘어 국민통합을 어젠다로 제시해 민주당보다 발 빠르게 이슈를 선점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대결보다 타협의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함으로써 정치 문화를 바꾸는 모습을 보이면 국민으로부터 대안 정당으로 인정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새로운 가치관을 제시해 당의 정체성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현재는 통합의 이유가 선거패배에 대한 위기의식, 단지 이것뿐”이라며 “통일, 복지 등 각 분야에 대한 당의 입장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 박사는 “정당은 지향하는 가치관, 정체성을 공유할 때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며 “이기는 선거만을 목표로 한 단기적 통합은 필연적으로 공천 갈등, 책임 소재 등으로 또 다른 분당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수 통합의 정당성과 정체성을 찾기 위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며 “당헌, 당규를 통한 정당의 제도적 민주화를 마련하는 것이 근본적 해결 과제”라고 조언했다.

노유선 기자 yoursu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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