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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명지대 교수 칼럼] 총선 앞둔 더불어민주당, 3가지 치명적 위험은 ①오만의 함정 ②추미애 리스크 ③문빠 리스크

‘정부 심판론’이 ‘야당 심판론’ 앞서기 시작… 진보 진영 내부서조차 현 정부 비판 쏟아져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민주당은 당에 비판적 칼럼을 기고한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를 이해찬 대표 명의로 검찰에 고발, 부적절했다는 비판을 받고 이날 뒤늦게 고발을 취하했다. 연합
총선이 두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몇 개의 치명적 리스크 함정에 빠졌다. 첫째, 오만의 함정이다. 민주당은 자당을 비판한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했다가 여론에 밀려 취하했다. 임 교수는 “이번엔 국민이 정당을 길들여보자”면서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고 제안했다. 칼럼의 기본 논조는 “더 이상 정당과 정치인이 국민을 농락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는 이유는 선거 무용과 정치 해악을 가져 오는데 “자유한국당에 책임이 없지는 않으나 더 큰 책임은 더불어민주당에 있기 때문이다”고 설파했다.민주당은 임 교수를 고발함으로써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당’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 민주당 강령 전문엔 “4월혁명, 부마민주항쟁, 광주민주화운동, 6월 항쟁, 촛불시민혁명의 민주이념을 계승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임 교수는 칼럼에서 민주당을 향해 “촛불정권을 자임하면서도 국민의 열망보다 정권의 이해에 골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보인사 홍세화씨는 “더불어민주당의 ‘더불어’는 오로지 지지자에게만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민주주의자가 없다”며 “‘민주’라는 말을 능멸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짓밟은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논할 자격이 없으며 더 이상 “촛불의 주역이 아니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새정치민주엽합 대표 시절인 2015년 8월 31일에 “권력을 비판했다 기소당한 시민·언론인을 지원하겠다”며 당내에 ‘표현의 자유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지난 대선에선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권력을 이용해 정치적 의사 표현에 재갈을 물리려 했던 임미리 교수 고발 사태로 민주당의 이중적이고 반민주적인 행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민주당은 과연 자신들의 잘못에 대한 자정 능력이 있는지 의심받고 있다. 민주당은 공보국 명의로 임미리 교수 고발 조치가 과도했음을 인정하고 유감을 표한다”는 성명 하나로 사태를 종결시키려고 했다. 그러면서 “임 교수는 안철수의 싱크탱크 ‘내일’의 실행위원 출신으로 칼럼이 단순한 의견 개진을 넘어 분명한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고발을 진행하게 됐다”며 또다시 논란을 키웠다. 민주당은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위해 과거 권위주의 정권과 맞선 정당”이라는 점에서 당 안팎의 비판에 수긍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권력을 이용해 정치적 의사 표현에 재갈을 물리려 했던 잘못된 고발로 “민주당 = 반민주 정당”이라는 프레임에 갇히게 됐다.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은 “임 교수의 칼럼은 기본적으로 저질 칼럼”이라고 혹평하면서 “어쩌다가 바빠서 무단횡단을 한 번 했는데, 그렇다고 상습 무질서·폭력 행위자로 몰아붙이면 안 된다. 민주당은 역사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수호하기 위해 노력한 정당”이라고 옹호했다. 유 이사장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유 이사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와 관련해) ‘증거인멸이 증거보전’이라며 ‘저질’ 개그 하시던 분이 남의 글을 ‘저질’이라 비난할 주제가 된다고 생각하는가”라면서 “한번 사과 했으면 깔끔하게 끝내라”고도 적었다. 더불어 “무슨 미련이 남아서 이런 지저분한 뒤끝을 남기는지 보면 볼수록 신비한 캐릭터”라면서 “유시민씨, 그 자리에 계속 있어봤자 민주당에 도움 안 되니 모두 내려놓으시고 낚시 다니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유 이사장 말대로 민주당이 어쩌다 실수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비판받아야 하는 이유는 민주주의 가치를 무너뜨린 잘못에 대해 제대로 사과하지 않고 반성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고발인인 이해찬 대표의 공식 사과와 관련 책임자 문책도 없었다. 비판적인 국민의 소리는 무조건 듣지 않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는 오만한 태도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사과했다. “검찰개혁, 집값 안정, 그리고 최근 임 미리 교수를 둘러싼 논란에 이르기까지 민주당을 향했던 국민의 비판적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겠다”면서 “누구를 탓하기 전에 우리부터 반성하겠다”고 했다. 더 나아가 “우리 내부의 확신만으로 국민과 소통해서는 국민의 폭넓은 동의를 구할 수 없음도 잘 알고 있다”면서 “민주당은 집권당답게 더 높은 가치를 지향하고 더 넓게 포용해야 한다는 국민의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 들인다”고 했다. 총선을 의식해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의도에서 행한 연설일지는 모르지만 이런 겸손한 태도가 정상이다. 이런 와중에 민주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 온 금태섭 의원 자객 공천 논란에 휩싸였다. 추가 공모로 지정된 금 의원 지역구인 서울 강서 갑에 ‘조국백서추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대표적인 ‘친조국 인사인 김남국 변호사가 19일 공천을 신청했다. 이에 대해 금 의원은 “‘조국수호’ 총선으로 치를 순 없다. ‘조국수호’ 선거가 되면 수도권 전체에 굉장히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한다. (경선에서) 이겨서 당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이어 “‘조국 수호’가 이슈가 되는 선거를 치르는 것은 미래를 바라보는 것도 아니고, 자칫 유권자에게 저희가 하는 일이 절대 틀리지 않는다는 오만한 자세로 비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비겁하게 ‘조국수호’ 프레임 뒤에 숨지 마라”며 “일부 언론에서 만들어낸 허구적 프레임과 국민들이 원하는 검찰개혁 정말 무엇이 옳은 것인지 겸허하게 심판을 받고, 그 결과에 승복했으면 좋겠다”고 날선 비판을 했다. 경선 실시 여부는 공관위가 후보 검증을 거쳐 최종 결정하는 것이지만 언론에서는 이미 두 사람의 경쟁을 ‘친조국 대 반조국 일전’으로 명명했다. 당내에서는 강서갑 공천을 둘러싼 논란으로 조국 대전이 재소환되어 총선에 악재로 작용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악몽 같은 ‘조국 사태’가 재조명되는 것뿐만 아니라 당이 오만과 독선에 빠져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의원을 포용하지 못한다는 여론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여하튼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어떤 형태든 스스로 ‘조국 프레임’을 만들면 큰 악재가 될 수 있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둘째, 추미애 리스크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취임이후 검찰 인사, 검찰 직제 개편, 청와대 선거 개입 공소장 비공개,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 방안 제시 등을 통해 끊임없이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5일 청와대 인사들의 울산시장 선거개입사건의 혐의점을 적시한 검찰 공소장이 추미애 장관의 결단으로 비공개됐다. 결과적으로 ‘선거개입의 몸통은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세간의 의혹만 키웠다. 추 장관은 지난 11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찰의 내부적 객관성을 담보할 통제장치가 필요하다”며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깜짝 발표했다. 더구나,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 방안’을 논의하겠다며 21일 전국 검사장 회의를 소집했다. 법무부 장관이 직접 전국 검사장회의를 소집하는 것은 2003년 강금실 장관 이후 17년 만이다. 이에 대해 검찰 내부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는 “당일 회의록을 만들어 공개해야 한다” “검찰 내부 통신망에 회의를 중계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분출됐다. 법무부는 일선 검사들의 ‘회의록 공개’ 주장 등에 대해 “의사 결정을 하는 자리도 아니고 다양한 논의 차원에서 열리는 검사장 회의에 대해 회의록 작성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검사들은 “추 장관이 검사장 회의를 통해 ‘내부 의견 수렴 절차를 마쳤다’는 명분을 쌓은 뒤 ‘수사·기소 분리’를 계속 밀어붙일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는 국가의 형사 사법 틀이 바뀌는 중요 사안으로 당연히 입법 사항”이라며 “법무부 장관이 정하는 부령으로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청법 8조에는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 사항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장관이 검사장을 불러 모아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면서 “감 놔라 배 놔라”하는 것 자체가 법률 위반이 될 수 있다. 더구나,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미 ‘수사와 기소는 분리할 수 없는 한 몸통’이라면서 반대의사를 명확하게 했다. 직접심리주의, 공판중심주의, 구두변론주의를 거론하며 자신의 입장을 개진했다. 재판을 행하는 법관이 직접 당사자의 주장을 듣고 증거를 조사해 형을 선고하는 것을 ‘직접심리주의’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검찰도 수사를 했으면 그 사람이 주문을 하는 것이 맞다”는 논리다. 윤 총장은 수사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검찰의 오류에 대해선 “검찰은 법원처럼 심급에 따라 교정을 할 수 없어 결재와 지휘감독 시스템을 통해 과오를 시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 때부터 조서를 줄이고, 주요 수사를 맡았던 검사들을 공판 팀에 투입하는 공판 강화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여하튼 민주당내에서는 추 장관이 지속적으로 선거 악재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급기야 김해영 최고위원은 “추 장관의 자기정치로 총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추 장관이 선거를 망치고 있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성토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21일 검사장 회의는 연기됐지만 선거를 목전에 두고 법무부 장관과 일선 검사간에 언쟁이 벌어지거나 추 장관 방침에 대한 항명성 반발이 일어나면 그야말로 선거를 망치는 또 다른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여하튼 검찰개혁을 위한 투입된 추미애 장관의 거침없는 행보는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게 큰 리스크가 되고 있다.

‘셋째, 문빠(문재인 대통령 강성 지지자) 리스크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충남 아산 전통시장 방문 당시 한 반찬가게 주인이 최근 경기에 대해 “거지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 주인은 일부 대통령 지지자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고 신상까지 털렸다. 문 대통령은 이런 보도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거지 같다’는 표현에 대해 “장사안되는 걸 요즘 사람들이 쉽게 하는 표현”이라며 “오히려 서민적이고 소탈한 표현”이라고도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혀 악의가 없었다. 오히려 당시 (대화할 때) 분위기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반찬가게 주인의 말은 통계지표로도 확인됐다. 20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자영업 부진이 장기화하며 지난 해 4분기까지 전체 국내 가구의 사업소득이 최장기간 하락했다. 그러나 강성 친문 지지자들은 이런 팩트를 무시한다. 진영의 논리에 빠져 대통령을 지지하면 우리 편이고 비난하면 제거되어야 할 악의 세력이다. 지난 조국 사태 때도 이들은 “나는 조국이다” 외치면 맹목적으로 조국을 지지했다. 반면 조국을 반대하는 사람은 검찰 개혁을 반대하는 적폐 세력이라고 몰아붙쳤다. 선거는 외연을 확장해야 승리할 수 있다. 자신을 지지하는 집토끼도 중요하지만 중도층을 겨냥한 산토기를 잡을 수 있어야 한다. 이른바 ‘문빠’ ‘대깨문’(머리가 깨져도 문재인)만 바라보면 표의 확장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불출마 선언을 한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진보 전체가 성찰 안 하면 총선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진보를 표방하는 세력이 왜 사회·경제적 약자의 삶을 개선하는 데 실효성이 있는 뭔가를 못해 내고, 목소리만 높이고 있냐’는 지적이 제일 아프다”고 고백했다. 더 나아가 “우리 쪽의 적극 지지층만 불러내는 소수동원 전략으론 성공할 수 없다. 스윙보터를 포함한 다수 포용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초동에 모여 “조국 수호가 검찰 개혁이다”고 외치는 강성 친문 지지자들만 바라보고 총선을 돌파할 수는 없다. 종로에 출마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20일 민주당 선대위 출범식에서 “국민과 역사 앞에 훨씬 더 겸손한 자세로 선거에 임하겠다. 오만과 독선에 기울지 않도록 늘 스스로를 경계하겠다”고 다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외연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강성 이미지의 이해찬 대표가 2선으로 물러나고 합리적인 이낙연·김부겸·김영춘 등이 전면에 나서 당이 달라졌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한다.

민주당이 깊은 리스크 함정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동안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상황이 발생했다. 우선, 불가능하다고 보였던 보수 통합이 이뤄졌다. 자유한국당과·새보수당, 전진당이 합당해서 ‘미래통합당’(통합당)으로 17일 공식 출범했다. 지난 2017년 1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보수가 뿔뿔이 흩어진지 3년 만이다. 통합당 지도부는 한국당 체제가 사실상 그대로 유지되고, 기존 한국당의 김형오 공관위원장 체제도 이어받기로 했다. 일단 야권 정계개편의 가장 큰 축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주목 받을 만하다. 총선을 두 달 정도 남기고 그동안 파편화된 보수 정당들이 하나로 통합된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보수가 힘을 합치라”는 국민의 뜻에 부응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설 연휴 직전에 KBS와 한국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1월 18~21일)에 따르면, “선거 전에 보수 야당 간 통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필요하다’(50.7%)는 응답이 ‘필요하지 않다’(37.5%)보다 훨씬 많았다. 특히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에서는 통합 필요성에 각각 59.9%와 55.3%가 동의했다. 통합당은 일단 탄핵의 강을 건너 새로운 집을 짓고 개혁 보수를 향해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진전이다.

그러나, 여전히 넘어야 할 산도 많아 보인다. 통합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벌써 불협화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통합의 한 축이었던 유승민 의원은 통합당 출범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지역구 공천을 둘러싼 통합 세력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유승민 의원은 이혜훈 의원에게 보낸 휴대 전화 문자 메시지에서 “전진당 출신 이언주 의원은 험지를 피해 부산에서 공천 받고, 새보수당 출신들이 컷오프와 경선을 하게 되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취지의 불만을 표출했다. “김형오 위원장이 “갈수록 이상해진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이에 통합당 공관위는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일부에서 우리 공관위의 원칙과 방향을 흔들려는 시도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공관위는 기존의 관행과 이해관계를 벗어나지 못한 채, 책임과 헌신을 망각하는 일부의 일탈행위에 대해 엄중하게 경고하며, 다시 반복될 경우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형오 위원장은 “유승민 의원을 믿는다. 정치인으로서 바르게 성장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믿고 있고, 또 당의 책임 있는 사람으로서 고민도 있지 않겠나”라고 포용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런 와중에 통합당 대구·경북(TK) 지역 현역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20일 3선의 김광림(경북 안동) 위원과 초선의 최교일(경북 영주·문경·예천) 의원이 21대 총선 불출마 대열에 합류했다. 정종섭(초선·대구 동갑), 유승민(4선·대구 동을), 장석춘(초선·경북 구미을) 의원을 포함해 TK 지역 불출마 의원은 전체 20명중 5명으로 늘었다. 한편, 부·울·경(PK) 지역 현역 의원 총 25명 중 8명(김무성 6선, 정갑윤 5선, 김정훈 4선, 여상규 3선, 이진복 3선, 김세연 3선, 김도읍 재선, 윤상직 초선)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유기준(4선)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 불출마(부산 서구동구)를 선언을 했다. 대폭적인 현역 물갈이를 통한 개혁 공천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여론 조사상 보수 통합 효과는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 리얼미터^tbs가 처음으로 미래통합당을 조사 대상에 포함해 실시한 여론조사(17∼19일) 결과. 민주당 지지도는 41.1%인 반면, 통합당은 32.7%였다. 그런데 통합당 지지도는 같은 기관에서 1주일 전에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자유한국당(32.0%)과 새보수당(3.9%)의 단순 합계인 35.9%보다는 낮은 수치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기존 지지층 사이에 아직 통합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이 있어 무당층이 들어오는 ‘플러스 알파’가 아닌 지지층을 제대로 당겨오지 못하는 ‘마이너스 베타’ 현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에 보수층 유입률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나, 향후 공천쇄신 등 보수층 유입 모멘텀을 만든다면 현재보다 지지율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하튼 보수 통합의 한축인 유승민 의원의 ‘전략적 두문불출’이 길어지면 그만큼 통합의 시너지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통합의 화룡정점을 위해서라도 조속한 시일 내에 황교안 대표와 유승민 의원, 그리고 김형오 위원장간의 3자 회동이 추진되어야 한다. 공천을 포함해 정치로 풀어야 할 것을 정치로 풀어야 통합의 강을 건널 수 있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와 자유통일당 김문수 대표는 20일 “문재인 정권 퇴진과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힘을 모으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며 “오는 24일 합당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이들의 통합은 미래통합당과 따로 독자노선을 걷겠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내 113석의 통합당 출범으로 이번 총선은 ‘1여다야’ 구도가 아니라 ‘진보 대 보수’간에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 ‘정부 심판론’(정부견제론)이 ‘야당 심판론’(정부지원론)을 앞서기 시작했다. 한국갤럽의 2월 둘째 주 조사(11~13일)에 따르면,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정부지원론’(43%)보다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정부견제론’(45%)이 앞섰다. 한 달 전 조사(1월 7~9일)에서는 정부 지원론이 견제론보다 무려 12% 포인트 앞섰으나, 이번에 역전됐다. 지역별로는 대전·세종·충청의 변화폭이 가장 컸다. 대전·세종·충청 지역의 야당 승리 응답은 49%로 지난달 조사(30%)와 비교해 19%포인트 상승했다. 인천^경기 등 수도권에서도 야당 승리 응답이 42%로 지난달 조사(34%)와 비교해 8%포인트 상승했다. 광주^전라에서도 야당 승리 응답이 한달 전 조사와 비교해 5%포인트 상승했다. 서울의 여당심판론도 지난달(41%)에 비해 5%포인트 오른 46%를 기록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쌓인 중도층에서도 지원론(39%)보다 견제론(50%)이 훨씬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달(52% 대 37%)과 비교해 크게 역전된 결과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도가 통합당 지지도보다 높게 니온다. 그런데 매스미디어, 트위터, 페이스북, 불로그, 커뮤티니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 SNS) 상에서는 민주당에 대한 평가가 나쁜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지난 2월 17일부터 19일까지 타파크로스(tapacross)의 트랜드 업 방식에 따라 빅데이터 분석을 한 결과, 민주당에 대한 긍정 평가는 46.6%인 반면, 부정은 53.4%였다. 반면, 미래 통합당은 긍정(53.2%)이 부정(46.8%)보다 높았다. 정권 심판론 여론이 강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셋째, 진보 진영 내부에서조차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진보 성향의 김동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헌법질서를 수호할 의지와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므로, 하야하기를 요구한다”고 썼다. 그는 “문재인 정권 3년 즈음한 현재에 이르러 그동안 천명해온 문재인 정권에 대한 지지 의사를 철회하기로 심사숙고 끝에 결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권력의 핵심이 저지른 조국 사태에 문 대통령이 스스로 ‘마음의 빚’ 운운하면서 조국 전 교수가 ‘어둠의 권력’을 계속 행사하도록 권력의 메커니즘이 작동하도록 방조하는 행위가 과연 민주공화정을 근간으로 하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얼마나 큰 해악이 되는지 한번쯤이라도 생각해봤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링컨 대통령이 발언한 ‘어떤 주체가 됐든지 대다수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 있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는 경구를 인용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유일한 ‘선(善)’이라고 간주하면 이는 더 이상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부장판사는 박근혜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재판 결과에 비판적 견해를 드러냈다가 징계를 받은 이력이 있다. 진보성향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지난달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단행한 검사장급 인사에 대해 “대한민국 헌법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김 부장판사는 문제가 확대되자 자신의 글을 삭제했지만 파장은 이미 커질 대로 커졌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참여연대 소속 권경애 변호사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공소장에 기재된 범죄사실에 따르면 1992년 ‘초원복집 회동’은 발톱의 때도 못된다. 감금과 테러가 없었을 뿐 수사의 조작적 작태는 이승만 시대 정치 경찰 활약에 맞먹는다”고 비판했다. 권 변호사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선거개입 공소장 비공개에 대해서도 “사태의 위중한 본질을 덮으려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후 권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글을 추가로 올려 “지난해 말, 혼자서 조용히 이 정권 지지를 철회했다”며 “국민의 눈치를 보지 않는 이 겁없는 정권이 무슨 일을 저지를지 두려워 신라젠이나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사태,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위험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리고 힘 닿는 대로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밝혔다. 한때 대표적인 진보 논객이었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달 31일 페이스북 글에서 “이번 총선에서 절대 민주당에 표를 주면 안 된다”고 했다. “민주당에 던지는 표는 문서위조, 위장투자, 증거인멸, 부동산투기, 뇌물수수, 감찰무마, 선거개입 등 이 정권 실세들이 저지른 온갖 비리에 대한 면죄부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과거 진보 성향의 인사들이 이렇게 문재인 정부의 저격수로 돌변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은 한결같이 현 정부의 도덕성 붕괴와 오만과 독선, 위선과 무능에 환멸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히고 있다. 언어 인지학자인 조지 레이코프는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라는 책에서 진보든 보수든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상대방에게 유리한 프레임에 갇혀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정치는 타이밍의 예술이다. 이제 민주당은 자신에게 불리한 ‘반 민주 정당’ ‘오만과 독선’ 프레임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유리하고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프레임으로 빨리 전환해야 할 것이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19일 “정봉주, 김의겸, 문석균에 대한 부정적인 민심을 절감하고 잘 작동했던 당의 균형 감각이 최근 왜 갑자기 흔들리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역에서 선거운동을 하면서 많은 시민들을 만난다. 요즘 당에 대한 민심이 차가워지는 것을 피부로 실감하고 있다”며 했다. 만약, 민주당이 정권 심판 프레임도 모자라 오만과 독선 프레임에 휩싸이면 선거에서 갈수록 어려워질 수 있다. 역대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권력이 공천에 깊숙이 개입하거나, 잘못에 대해 어처구니없는 해명을 하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반성하지 않는 안하무인 행태를 보인 정당에 대해 분노하고 반드시 심판했다. 유권자는 결코 어리석지 않다는 뜻이다. 한때 현 정권은 “야당 복 하나는 타고 났다”는 말이 회자됐다. 지금은 보수층에서 “조국, 유시민, 추미애, 이해찬 모두 “참 고마운 분들이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민주당은 “작은 승리를 큰 승리로 착각한 자들에 의해 파국이 시작된다”는 청와대 연설 비서관의 경고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보수 통합으로 지금까지 진보로 기울어졌던 운동장이 이제 겨우 평평해졌다. 통상, 선거는 새로움을 무기로 싸우는 경쟁이다. 어느 정당이 더 큰 변화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지가 승리의 결정적 요인이 될 것이다. 변화가 최상의 전략이다. 선거는 이제부터다.

● 김형준 명지대 교수 프로필

- ▦아이오와대 정치학 박사 ▦한국선거학회 전 회장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치개혁위원회 위원 ▦한국국제정치학회 이사 ▦한국정치학회 부회장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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