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박주선 천정배 정동영 등 다선의 호남 정치 대표주자들은 줄줄이 낙선하면서 호남에 분 ‘더불어민주당’ 바람을 이기지 못했다. 험지에 출마했던 ‘대선 잠룡’ 김부겸 민주당 후보와 는 고배를 마셨다.
이낙연, 황교안에 압승…대선주자 ‘대세론’ 고개 드나
이낙연 위원장은 15일 서울 종로구 국회의원 선거에서 58.3%를 득표해 39.9%를 기록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를 제치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노무현, 이명박 등 전 대통령들이 거쳐간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서의 압승은 향후 대권 주자로 행보를 이어가는 데 큰 의미를 지닌다.
야당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활약해 온 황교안 대표를 여유있게 눌렀다는 점은 지지층 사이에 이 위원장의 경쟁력을 확고히 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16일 민주당의 총선 승리와 관련해 “무겁고 무서운 책임을 느낀다”며 “국민의 지엄한 명령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경제 후퇴라는 국난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며 진력하겠다”고 밝혔다. 승리를 자축하기보다는 ‘무거운 책임감’ ‘지엄한 명령’ 등의 단어를 써가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로써 지난해 2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뽑히며 정치권에 본격 입문한 뒤 지난 1년 2개월간 보수야권의 핵심 리더로 활약했던 황 대표가 결국 사퇴하면서 미래통합당은 리더십의 부재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박지원·천정배·박주선·정동영…호남 정치거물들 줄줄이 퇴장
호남 정치의 대표주자였던 다선의 거물 정치인들은 모두 낙선했다. 민주당이 호남 지역 28개 지역구 중 27곳에서 승리하면서 한 시대를 풍미한 정치 베테랑들은 모두 쓴잔을 들이켰다. 1992년 국회에 입성, 대표적인 DJ계로 불리는 ‘정치 9단’ 박지원 민생당 의원은 전남 목포에서 정치신인 김원이 민주당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다. 박 의원은 당선이 유력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행운이 따르지 않았다.
7선 도전에 나선 천정배 의원도 광주 서을에서 정치 신인에게 무릎을 꿇었다. 천 의원은 삼성전자 첫 고졸임원 출신인 양향자 민주당 후보에게 큰 표 차이로 패했다. 양 후보는 20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영입 인재로 정계에 입문, 20대 총선에서는 당시 국민의당 후보였던 천 의원에게 패했지만 이번에 설욕했다.
서청원 심재철 등 원로급 국회의원들 낙선
원로급 국회의원들도 대부분 패하면서 세대교체 바람을 확실시했다. 우리공화당 비례대표 2번이었던 8선의 서청원 의원은 우리공화당 정당득표율이 3%에 못 미치면서 낙선했다. 5선의 미래통합당 심재철 의원도 경기 안양 동안을에서 민주당 이재정 의원에게 패했다.
‘대선 잠룡’ 김부겸·오세훈, 4선 중진 최재성 고배
‘대선 잠룡’으로 불리던 후보들도 모두 고배를 마셨다. 김부겸 민주당 후보는 여권의 험지인 대구 수성갑에 세 번째로 도전했지만 미래통합당 주호영 후보에게 59.8% 대 39.3%로 밀리며 큰 표 차로 패했다. 도 민주당의 텃밭인 서울 광진 을에 도전해 석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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