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으로 선출된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고양병 당선인이 4일 오후 경기 고양시 선거사무실에서 주간한국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혜영 기자
홍정민(42·경기 고양병)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는 4일 “전세계적으로 경제 구조가 전환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대응이 늦어지면 지금까지의 성과를 잃을 수 있다”며 “새로운 분야의 규제를 완화하는 동시에 기존 분야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당선자는 이날 고양시 선거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론 및 현장 지식을 두루 갖춘 경험으로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당선자는 서울대 경제학부 박사이자 사법시험에 합격한 경제·법률 전문가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한 후 4차 산업과 관련해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로스토리’를 창업했다. 홍 당선자는 “취업문이 넓고 기회가 많았던 과거와 달리 요즘 청년들의 미래는 낙관적이지 않다”며 “이들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6번째 영입인사다. 제의 받게 된 과정은?
“아는 정치인이 단 한명도 없었다. 그런데 지난해 11월쯤 당내 인재영입위원회에서 만나자고 전화가 왔다. 정책 자문을 요청하는 줄 알았는데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놀랐다. 3번 가량 거절했지만 위원회 관계자분의 설득에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하게 됐다.”

-어떻게 설득하던가.
“경기 침체 현상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도전정신이 있는 경제·법률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했다. 다른 분들도 많으신데 왜 나를 지목했는지 궁금했다. 위원회 관계자분은 경제 이론을 전공하고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등 계속된 도전을 높게 봤다고 했다. 한 달 간의 설득 끝에 작게나마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민주당 경제관과 차이점은 없는지.
“노동자가 돼 보고 육아, 창업을 겪어보니 개개인의 삶을 챙겨가면서 사회가 발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당을 지지하게 된 계기는 두 가지다. 육아와 일을 병행하면서 힘든 나머지 경력을 놓기도 했었다. 육아휴직을 했다가 퇴직을 종용받은 케이스다. 여성의 노동 참여를 위한 제도적 장치도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많이 개선돼 여성 노동 참여율도 올라갔다. 또 창업을 경험하면서 1년 이상 적자를 본 적도 있었다. 하지만 정부의 창업자금과 관련한 제도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 개인이 전적으로 책임질 수 없는 것들은 사회안전망으로 보완 가능하다. 이런 측면에서 민주당과 정책 방향성이 거의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사회생활 하기 전에도 그랬는지.
“우리나라 상위권 대학의 경제학자들은 신자유주의 경제를 주장하고 있다. 물론 나도 학부 때 그쪽으로 경도돼 있었다. 경제연구소에 들어갔을 때 불었던 피케티 열풍이 경제관을 바꾸게 된 계기였다. 막연히 생각하고 있던 불평등에 대해 깊게 연구했다. 불평등 완화를 위한 조세를 연구하기도 했다. 그러자 이론적으로는 성장 위주가 맞지만 불평등을 완화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다.”

-정계 입문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내가 취업하던 시절은 기회가 많은 시기였다. IMF가 끝나고 고용이 중단됐다가 갑자기 확 늘어나면서 취업문이 넓어지고 문턱은 낮아졌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나라 경제가 정체돼 있고 기회가 상당부분 사라졌다. 요즘 10대, 20대의 허들은 많아졌다. 내가 받은 것들을 작게나마 내놔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분들에게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주고 싶었다. 우리나라가 성장하려면 여러 사람들의 많은 도전이 있어야 한다.”

-지역구 후보가 됐다.
“애초에 인재영입팀에서 비레대표를 줄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민주당은 비례의석수가 많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역구 후보는 부담이 컸다. 정치인들의 노련함, 연설 수준, 설득 능력을 따라갈 자신이 없었다. 인재영입팀은 기본에 충실하면 다 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 지금껏 해온 것처럼 도전한다면 충분히 잘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20대 국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일을 많이 못한 점이다. 서로 대화하지 않고 진영논리에 갇혀서 협력하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 10명 정도의 초선 당선자들과 일하는 국회법과 관련한 아젠다를 기획 중이다. 사회에서 꼭 필요한 주제들에 대해서도 토론하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 등 비쟁점법안들은 다른 당과 정책 연대가 가능하다. 여야 구분없이 대화를 통해서 협업할 생각이다.”

-지역구를 위한 계획은?
“현재 고양시는 교통문제, 일자리 부족, 지역경제 침체라는 세 가지 문제에 직면해 있다. 배드타운이다. 주거생활은 이곳에서 하지만 일자리는 지역 밖에 있다. 구매층이 서울에 있다보니 이곳 상권은 약화되고 있다. 교통 문제도 심각하다. 고양시는 타 도시로 나가기에 용이하지 않다. 서울로 갈 수 있는 철도도 2개뿐이다. 3~4년내 개통 에정인 GTX-A와 인천2호선은 이런 문제를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것도 좀 더 보완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구를 유입할 수 있는 교통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를 통해 고양시를 4차산업 특화지역으로 만들어 자족도시로 성장시키고 싶다. 이를 위해선 획일적인 과밀억제구역을 완화시키고 지방세법을 개정해야 한다. 그래야 기업하기 좋은 환경으로 변모할 수 있다. 경제연구소에서 기업이 어떤 지역에 가고 싶어하는지 연구했던 적이 있다. 연구를 토대로 고양시를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 계획이다. 기업 이전 과정에서 사업자, 법인 등기, 인허가와 관련한 서류를 간소하게 만드는 게 필요하다. 서울 외곽이나 지방에 있는 강소기업들을 유치할 생각이다.”

노유선 기자



노유선기자 yoursun@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