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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재건, 정권 탈환...김종인 비대위의 과제

시장 만능주의 넘어 ‘민주사회주의’로 정책 노선 바뀔 전망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조직위원장 회의에 참석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
미래통합당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4·15 총선 패배 후 약 한 달 반 만에 구성된 지도부다. 지도부 공백기에 통합당은 ‘김종인 비대위’ 반대 목소리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 같은 당 내분을 봉합하는 것이 김 위원장의 첫 번째 과제다. 또 정권 탈환을 위해 킹메이커로도 활약해야 한다. 마땅한 대선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은 임기내에 경쟁력 있는 대선주자를 발굴해야 한다. 정책 대결에서도 승리를 거둬야 한다는 분석이다. 현 정부 실책에 대응해 실효성 있는 정책을 내놓는 것도 김 비대위의 과제다.

지난달 27일 통합당은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잇달아 열고 김 위원장의 임기를 내년 4월까지로 하는 당헌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달 22일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김 위원장을 찾은지 5일 만이다. 이날 김 위원장은 “(비대위 결정까지) 한 달이 넘도록 시간이 흘렀다”며 “다른 이야기 할 것 없이 (비대위원장직을) 수용하고 최선을 다해 당을 정상궤도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통합당은 속전속결로 상임위와 전국위를 준비해 김종인 비대위를 출범시켰다.

통합당 단합과 정권 탈환 기반 구축
김 위원장은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와해된 통합당을 재건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자강론을 주장했던 일부 중진들을 설득하는 게 우선이다. 중진들은 당을 외부인사에게 맡기지 말고 스스로 쇄신해야 한다며 김종인 비대위에 반발했다. 4월 28일 통합당 상임위는 김종인 비대위에 반대하는 위원들로 파행을 겪었다. 이날 통합당은 상임위 성원을 채우지 못해 당헌·당규를 개정하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이를 의식한 듯 지난달 27일에 열린 상임위 개최 직전에 "변화가 없이는 당 생존이 불가하다"며 대선 승리를 위해선 강도 높은 변화가 필요하고 이에 대한 비판은 자제해 달라”고 부탁했다.

사전선거 투표 조작 의혹으로 당내 갈등이 빚어지는 가운데, 의혹을 불식시키고 당원들을 단합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강상호 국민대 교수는 “통합당은 사전선거 투표 조작 의혹으로 서로를 공격하고 있다”며 “당이 둘로 나뉘는 현상을 해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직 정비 이후에는 정권 탈환 기반을 구축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강 교수는 “내년 하반기엔 대권주자가 가시화될 것”이라며 “김종인 비대위는 임기내에 경쟁력 있는 후보를 배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선 신인을 찾거나 기존 인물을 키워야 한다는 분석이다. 강 교수는 “김 위원장은 중앙당 경선을 지휘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며 “새로운 인물과 기존 인물이 경합하는 방식으로 국민의 시선을 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인도 도전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 공정하게 경쟁하는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4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홍준표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과 관련해 "지난 대선에 출마한 사람들 시효는 끝났다고 본다"며 "40대 경제 전문가를 대권 주자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홍 전 대표는 66세, 유 의원은 62세, 안 대표는 58세다. 김 위원장은 “1970년대 이후에 출생한 사람들 중에서 대권 후보가 나와야 한다”며 “세대교체가 돼야 한국에 미래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권 잠룡으로 불리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만 59세로 김 위원장의 조건에 부합하지 못한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비공개 특강에서 오 전 시장을 겨냥해 "당시 한나라당(현 미래통합당)이 '이건희 아들에게도 공짜로 밥 주란 얘기냐'는 반대 논리를 폈는데, 이건희 아들 같은 사람이 우리나라에 얼마나 되느냐. 참 바보 같다고 생각했다"고 비판했다. 정치권 인사에 대한 김 위원장의 평가에 당안팎의 인사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이를 의식한 듯 김 위원장은 지난달 22일 “40대 기수론을 무조건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시대 상황 따라 국민 정서 변화에 적응해야”
지난 2012년 당시 한나라당 비대위를 맡았던 김 위원장은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꿨다. 또 새누리당 정강정책에 ‘경제민주화’를 추가하기도 했다. 이번 비대위에서도 당명과 정책노선이 바뀌는 등 대규모 쇄신이 일어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통합당이 새롭게 창당하는 수준으로 변해야 한다”며 “국민이 더 쉽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당명으로 바꾸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통합당 정책 노선은 ‘민주사회주의’ 방향으로 바뀔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근본적으로 정강·정책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며 “시대는 계속 변화해 가고 있기 때문에, 시대 변화에 따른 국민 정서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정당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총선 전후에도 “보수도 시대 상황에 맞게 국민들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교수는 “김 위원장은 평소 독일 기독민주당을 자주 언급했다”며 “보수의 시장만능주의를 수정해 시대에 맞는 정치 철학을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은 대량 실업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국가가 기본 생활을 보장해야 하는 상황에서 초기 산업화 시대의 시장 만능주의는 적합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노유선 기자 yoursu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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