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정치평론’ · 유승민 '대권도전’ · 김무성 `킹메이커’

전직 국회의원들 뭐 하나 봤더니…전문성 살려 제2의 인생 설계
이철희 `정치평론’ 유승민 `대권도전’ 김무성 `킹메이커’

21대 총선을 앞두고 20대 국회 일부 의원들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여의도를 떠났다. 몇몇 의원들은 지역구 선거에 도전했지만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전직 의원들은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있었다. 정치 평론가로 변신한 대표적 인사로는 과 이철희 전 의원이 있다. 유승민 전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은 각각 대권, 당권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김무성, 김세연, 정병국 전 의원은 정치 연구 모임을 운영 중이다. 표창원, 여상규 전 의원은 본업으로 돌아갔다.

박지원 전 의원

정치평론가로 변신
은 ‘정치 9단’이라는 별명에 맞게 정치평론가로 탈바꿈했다. 박 전 의원은 국회의원 시절에도 각종 정치 현안에 대해 비평을 쏟아내며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황교안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전 대표를 겨냥한 SNS 메시지가 대표적이다. 당시 박 전 의원은 “드디어 황 대표께서 21세기 정치인이 하지 않아야 할 세 가지 중 두 개 이행에 돌입한다”고 말했다. 앞서 박 전 의원은 지난해 조국사태가 일어났을 때 “21세기 국회의원이 안 해야 할 ‘3대 쇼’가 있다”며 “첫째는 삭발, 둘째는 단식, 셋째는 의원직 사퇴”라고 말한 바 있다. 현란한 말솜씨를 자랑하는 박 전 의원은 방송, 라디오뿐 아니라 유튜브 채널 ‘박지원 TV’에서도 활동할 예정이다. 박 전 의원은 지난달 한 언론을 통해 “현역 정치는 떠났지만 방송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치 원로 입장에서 의견을 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철희 전 의원은 정치평론가란 본업으로 돌아갔다. 이 전 의원은 국회의원 당선 전 JTBC ‘썰전’과 TBS라디오 ‘퇴근길 이철희입니다’ 등을 통해 정치평론가로 이름을 날렸다. 최근에는 SBS 러브FM(103.5㎒) ‘이철희의 정치쇼’, SBS플러스 ‘이철희의 타짜’ 진행을 맡았다. 이 전 의원은 “방송에선 이철희 소장으로 불러 달라”며 “재미는 물론 깊이까지 갖춘 정치쇼, 사람 향기 나는 시사 토크를 선보이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대권·당권 도전
지난달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3일에도 대권 도전에 대해 언급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유튜브 채널 '유승민팬 TV'를 통해 "대선이 1년 10개월 남아있고, 대선 후보 경선을 해야 한다"며 "그게 제 마지막 정치적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제가 하고 싶었던 정치를 그동안 충분히 못해봤다"며 "그것에 대한 마지막 도전이 대선"이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박지원 전 의원, 김부겸 전 의원, 김무성 전 의원/의원 SNS 캡처

대선 출마 의지를 피력했던 김부겸 전 의원은 지난 9일 대권 대신 당 대표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전 의원은 당 대표로 선출되면 대선 출마를 하지 않고 당 대표 2년 임기를 채우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연구모임 운영
김무성 전 의원은 ‘정치 공부방’을 통해 ‘킹메이커’로서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김 전 의원은 전직 의원들의 모임 장소로 마포를 정했다. 현재까지 전직 의원 40여명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계파와 상관 없이 전직 의원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김 전 의원은 오는 17일 정치 공부방 창립 세미나를 열 계획이다. 첫 연사인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코로나19 극복, 플랫폼 정부와 경제체질의 유연성이 관건’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칠 예정이다.

김무성 전 의원/김 전 의원 SNS 캡처

김세연 전 의원도 서울 선유도역 근처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사단법인 ‘어젠다 2050’을 운영하고 ‘청년정치학교’를 지원할 예정이다. 어젠다 2050은 김 전 의원이 주축이 돼 여야 의원이 모두 참여 가능한 초당적 연구모임이다. 미래입법 과제를 교육·고용·복지·조세·행정 등 5개 분야로 나누고 ▲급속한 고용형태 변화에 대응하는 맞춤형 복지제도 개발 ▲교육·고용의 유연성 및 사회보장성 강화 ▲조세수입 구조의 다변화 ▲복지전달체계의 전면 재설계 ▲정규직·비정규직 격차의 근원적 해소 등을 논의해왔다.

정병국 전 의원도 청년정치학교라는 모임을 통해 후진 양성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세연 전 의원이 만든 청년정치학교는 시민 정치교육을 목표로 한다. 현재는 정 전 의원이 이곳 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 전 의원은 교육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청년정치학교의 법인화를 추진할 전망이다.

본업으로 복귀
프로파일러였던 표창원 전 의원은 본래 직업으로 돌아갔다. 표 전 의원은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를 운영하며 추리소설을 집필할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사였던 여상규 전 의원도 법무법인 한백에서 본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한편 김영춘 전 의원은 국회 사무총장으로서 정치권을 떠나지 않을 전망이다. 국회의장으로 추대된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무총장으로 김 전 의원을 내정했다.

노유선 기자



노유선기자 yoursun@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