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가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21대 국회 개원 기념 특별강연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9일 "진보의 아류가 돼서는 영원히 2등이고, 영원히 집권할 수 없다"며 보수가 고유의 담대한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원 지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미래혁신포럼 특별강연에서 "대한민국의 역사 속에서 담대한 변화를 주도했던 보수의 역동성, 그것이 대한민국 현대사의 핵심 동력이고, 우리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변화를 주도했던 우리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잃어버리고 외부 감독에 의해 변화를 강요받아야 하는 현실, 이것이 현실인지 초현실인지 뒷머리를 둔탁한 걸로 크게 얻어맞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또한 "문제는 (진보를 상대로) 어떻게 이길 것이냐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승리가 우리의 승리여야 한다. 용병에 의한 승리가 아니라 바로 우리에 의한 승리, 대한민국 역사의 담대한 변화를 주도해온 보수의 유니폼을 입고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외부인사인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원 지사는 부인했다. 그는 "지체된 개혁이기 때문에 우리의 모든 인력과 경험, 지도자가 다 동원돼야 한다”며 “갈라서는 것보다는 전체적으로 우리 의원들이 선수와 스태프로 뛰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수의 정체성과 정치 철학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대한민국 보수의 이름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유전자"라며 “저희가 물려받은 담대한 변화의 유전자를 회복하는 게 우리의 역사적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대사를 돌이켜보면 시대는 변화했고, 보수는 늘 냉철한 현실 인식, 세계질서의 움직임 속에서 기회와 위험을 냉철하게 평가하면서 정면돌파를 선택했다"며 "(하지만) 정면돌파와 경계확장이라는 담대한 보수의 발전 동력이 어느 때부터인가 희미해지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노유선 기자



노유선기자 yoursun@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