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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제 논쟁, ‘포스트 코로나’ 국면 정치권 최대 화두

  • 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기본소득ㆍ물질적 자유' 등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적으로 장기화되면서 기본소득제 도입 관련 논쟁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기본소득제(UBI: Universal Basic Income)란 정부 재정으로 전 국민에게 최소 생활비를 지급하는 제도를 말한다. 재산이나 소득, 고용 여부, 노동 의지 등과 무관하게 지급되는 돈으로 원칙상 동일한 액수를 지급한다는 점에서 특정 계층에게 복지 차원으로 지급하는 제도와는 구별된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3일 “배고픈 사람이 빵을 먹을 수 있는 물질적 자유 극대화가 정치의 목표”라며 “기본소득 문제를 근본적으로 검토할 시기”라며 정치권 논의를 공식 제안했다. 이에 기본소득제 관련 논쟁에 여야 차기 대권 주자들도 모두 뛰어들면서 정치권 최대 쟁점 사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 복지제도 “대체 또는 보완” VS “양립 불가능”

아직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신중론이라는 전제를 달고 있기는 하지만 정치권에서 나오는 기본소득제도의 틀은 기존 복지제도의 대체냐 아니면 보완이냐를 두고 엇갈히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기본소득제 도입이 불가피하다며 가능한 범위부터 도입해 점차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권 인사 가운데서는 가장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기본소득은 복지 대체나 증세 없이 시작해 추가 재원을 마련해가며 증액하면 된다”며 “기본소득제가 차기 대선의 핵심 의제”라고 주장했다. 전국민 기본소득제를 지지하는 그는 “역사상 처음으로 공급이 아닌 수요를 보강한 경제정책의 효과를 우리 눈으로 확인했다”라며 기본소득제는 복지제도가 아닌 경제정책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 기본소득당 용혜인 원내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내 7개 정당 간 '기본소득 연석회의'를 제안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차기 대선 레이스에서 앞서가고 있는 이낙연 의원도 기본소득제의 기본적인 취지에 동의한다는 입장이다. 이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기본소득제의 취지를 이해하고 이에 관한 찬반 논의도 환영한다”며 “다만 기본소득제의 개념은 무엇인지, 우리가 추진해온 복지체제를 대체하자는 것인지 보완하자는 것인지, 재원 확보 방안과 지속가능한 실천 방안은 무엇인지 등의 논의와 점검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기존의 복지정책인 고용보험을 먼저 확대하는 게 우선이라는 의견도 주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7일 페이스북에 “기본소득은 끼니가 걱정되는 실직자도 매월 5만원, 월 1000만원의 월급을 받는 대기업 정규직도 매월 5만원을 지급받는 제도”라며 “기본소득보다 전국민 고용보험제가 훨씬 더 정의롭다”고 전했다.

김부겸 전 민주당 의원도 9일 페이스북에 “지금 우선 되어야 할 것은 ‘전 국민 고용보험’을 비롯한 사회안전망 강화”라며 “복지(사회 안전망) 없는 기본소득은 본말의 전도”라고 주장했다. 청와대 또한 정치권의 기본소득제 논쟁보다 고용보험 확대가 먼저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9일 국무회의에서 “1차 고용안전망인 고용보험의 혜택을 넓혀 고용보험 사각지대를 빠르게 해소하고 고용보험 가입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감으로써 지금의 위기를 전 국민 고용보험 시대의 기초를 놓는 계기로 삼아주기 바란다”고 했다.

반대 목소리도 크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기본 소득제가 실시 되려면 세금이 파격적으로 인상되는 것을 국민들이 수용해야 되고 지금의 복지체계를 전면적으로 재조정해야 한다”며 기본소득제는 ‘사회주의 배급제도’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재원 마련은 어떻게? 구체적 대안 필요

논쟁의 핵심은 역시 재원 마련이 가능한지 여부다. 국민 1인당 기본소득 30만원을 지급할 경우 소요되는 재원은 연간 186조원에 달한다. 기존의 기초연금제도 등을 손본다고 해도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

이에 대해 이재명 지사는 “기본소득을 첫 해에 연 20만원으로 시작해 매년 증액해 수년 내에 연 50만원까지 만들면 연간 재정 부담은 10조원에서 25조원에 불과하다”며 “탄소세나 데이터세 등을 신설해 기본소득 재원으로 하면 기존 복지 체계를 축소하거나 국채를 발행하지 않아도 기본소득 도입이 가능하다”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기업은 마땅히 빅데이터 사용료를 지불할 의무가 있고, 이것을 기본소득 재원으로 쓸 수 있다”며 기업에 빅데이터 사용료를 부과해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해말 로봇세, 기계세, 데이터세 등 신규 세금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막대한 예산 소요가 예상되는 만큼 재원 마련 가능성 여부는 큰 갑론을박이 예상되는 지점이다.

정치권, 대선 겨냥한 발빠른 법안 마련 행보

이에 정치권에서는 실제 법안 마련 행보에 들어갔다. 각 당은 다음 대선을 겨냥해 이슈 선점을 하겠다는 의지가 더해져 어느 때보다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통합당 김성원 의원 등 13명은 기본소득 관련 포럼을 발족, 이 달 안에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소 의원이 대표발의하는 ‘기본소득에 관한 법률’은 소액이라도 전국민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하자는 것이며 재원 대책으로 토지세, 데이터세 등의 선별적 증세를 검토 중이다. 미래통합당 조해진, 이양수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등도 법안을 준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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