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연합

김종인, 차기 대권주자로 ‘백종원’ 거론
“본인이 대선후보로 나설 속셈”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선후보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 당 안팎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9일 당내 비례대표 초선의원들과 오찬간담회에서 대선주자를 묻는 질문에 “백종원씨는 어때요?”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발언은 당 안팎으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통합당의 능력을 폄훼했다는 비판과 함께 김 위원장이 내심 대권주자를 노리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김 위원장은 사태를 진정시키려 나섰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김 위원장은 23일 “(백 대표 발언은) 어느 쪽에서도 거부감이 없는 친근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차원”이라며 "특정 인물을 찍어두고 한 얘기가 아니다”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장제원 통합당 의원은 23일 한 방송에 출연해 "대권 잠룡들을 희화화하는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장 의원은 "김 위원장이 (대선 주자로) 백종원 씨를 이야기했다는 것을 듣고 귀를 의심했다"며 "통합당이 가지고 있는 소중한 자산들, 대권 잠룡들을 희화화시키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백종원이라는 분을 거론하는 건 쉽게 말해 우리 당에는 없다고 이야기하면서 소중한 우리의 자산들을 폄훼하는 것"이라며 "대통령 후보는 끊임없이 현장에서 검증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당의 대표적 대권 잠룡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24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그 정도로 국민적 거부감이 없고 많은 분과 스스럼없이 소통이 잘 되는 인물을 찾아야 한다, 혹은 그런 인물이 되라는 취지의 주문 아니겠나”라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이) 하시는 말씀을 액면 그대로 볼 게 아니라 취지를 해석해야 하는데, 그 얘기를 들으면서 ‘좋은 비유다, 좋은 생각이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김 위원장이 직접 대선 후보로 나설 가능성도 내비쳤다. 오 전 시장은 “그럴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게 정치”라며 “ 지금 저렇게 활발하게 활동하시고 또 이슈 메이킹에 성공하는 걸 보면 충분한 자질은 갖추고 계신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의 성과에 따라서 충분히 논의가 그렇게 흘러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정청래 의원은 23일 자신의 SNS를 통해 "백종원은 어떠냐? 에이 백종원이 어떻게? 음 그럼 김종인! 이런 속셈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한편 조경태 통합당 최고위원과 조수진 의원은 김 위원장의 발언을 상징적으로 봤다. 24일 조 최고위원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비대위원장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인물들을 아이디어 차원에서 거론하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조수진 의원도 23일 SNS를 통해 "대선주자 등 유력 정치인은 인지도와 인기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혐오도가 적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씀 정도로 이해했다"고 했다.

노유선 기자



노유선기자 yoursun@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