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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북 성향 북한통’ 외교라인 전면 배치…평가는 엇갈려

  •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신임 국정원장에 박지원 전 의원(왼쪽)을 국가안보실장에는 서훈 국정원장(가운데)을 내정했다. 신임 통일부 장관에는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을 내정했다. /연합
‘친북 성향 북한통’ 외교라인 전면 배치…평가는 엇갈려
“남북관계 중요역할 기대”, “북측에 구걸하지 말 것”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유화 정책은 계속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3일 외교안보라인을 ‘친북 성향의 북한통’으로 교체했다. 인적 쇄신을 통해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어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3년간 문 정부는 대북 유화 정책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힘써왔지만 돌아온 것은 막말과 협박이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기존 대북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인사들의 의견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북한통’ 내정자들의 면면
문 대통령은 3일 통일부 장관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가안보실장에 서훈 국가정보원장, 국가정보원장에 박지원 단국대 석좌교수를 내정했다.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에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지명했다. 모두 ‘북한통’으로 알려진 인사들이다. 이인영 의원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초대 의장 출신으로 민주당에서 ‘남북관계발전 및 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문재인 정부 초대 국정원장으로서 현 정부 대북 정책 설계자다. 박지원 교수는 2000년 남북 정상회담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지만 대북송금문제로 형사처벌을 받았다.

외교안보특보로 내정된 정의용 실장은 문재인 정부 초대 국가안보실장으로서 3여년간 활동해왔다. 임 전 실장은 2018년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는 등 대북 정책의 실무를 담당했다. 민주당은 3일 외교안보라인 개편에 대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구축과 창의적 외교를 이끌어낼 인사"라며 "남북 관계가 경직되고 있는 이때, 북한과의 관계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외교라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내정자들의 공통점은 모두 북한통이면서 북한에 호의적이라는 점”이라며 “북한통 일색인 외교라인은 남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문제는 한미동맹과 함께 가야 한다”며 “한미 동맹의 강력한 힘은 북한의 도발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북관계 포기 못한 문 대통령
문 대통령은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입에 담기 힘든 막말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한 호의를 저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문 센터장은 “애써서 만들어 놓은 남북 화해 무드를 원점으로 되돌릴 수 없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며 “남북관계와 관련된 모든 것들이 와해될까 봐 조급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치인은 남북 관계 성과를 정치적 업적이자 자기 당파 이익으로 치부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북한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반기문 “일편단심은 도움 안된다”
친북 성향 인사들을 외교안보라인에 전면 배치한 것은 대북 유화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8일 “일방적으로 북한의 입장을 일부러 이해하려 하고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면 계속 북한에 끌려 다니는 상황밖에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글로벌외교안보포럼' 창립 세미나’에서 "큰 틀에서 보면 (대북정책은) 국제사회에서 통용돼온 원칙과 테두리 내에서 이뤄져야만 한다는 것을 명백히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정치권 및 전문가그룹 간 소통이 필요하고, 이념편향과 진영논리는 마땅히 배제돼야 한다"며 "일편단심은 냉혹한 국제사회에서나 민족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반 전 총장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가 취한 미온적인 대응에 대해서 참 크게 실망했다"며 "대북정책의 명암을 차분하면서도 냉철하게 되돌아보며 현 상황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활용할 때"라고 조언했다. 청와대 외교안보특보·국가정보원장·통일부장관 내정자들에게 "북측에 구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북한의 반응은?
문 대통령의 외교라인 개편이 북한에 주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문 센터장은 “인적 쇄신으로 북한에 성의를 보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북한의 반응은 달라지지 않았다. 인사 발표 다음날인 4일 북한은 평소와 비슷한 수위로 공세를 이어갔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담화를 통해 "당사자인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겠는가에 대해서는 전혀 의식하지 않고 섣부르게 중재 의사를 표명하는 사람이 있다"면서 문 대통령을 비판했다.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도 이날 담화에서 문 대통령을 두고 "조미수뇌회담 주재 의사를 밝힌 오지랖이 넓은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참으로 보기에도 딱하지만 '중재자'로 되려는 미련이 그렇게도 강렬하고 끝까지 노력해보는 것이 정 소원이라면 해보라"면서 "그 노력의 결과를 보게 되겠는지 아니면 본전도 못 찾고 비웃음만 사게 되겠는지 두고 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문 센터장은 “북한의 비위를 맞출 게 아니라 원칙에 입각한 남북관계를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노유선 기자 yoursu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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