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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문 대통령...내년 보궐선거까지 지지율 반등해야

코로나 대처 약효 떨어지고 부동산정책 실패 부각…
내년 4월 보궐선거 전 지지율 반등이 과제
문재인 대통령은 ‘집권 4년차 징크스’을 피할 수 있을까? 노태우 정권 이래로 역대 대통령들은 집권 4년차에 모두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을 겪었다. 5년 단임 대통령제인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의 힘이 빠지는 시기는 대체로 집권 3년차 3분기다. 차기 대선주자가 거론되면서 미래 권력이 현재 권력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역대 대통령들의 집권 4년차를 보면 대통령 측근·친인척의 각종 비리가 터져 나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시기에 보통은 여당이 등을 돌리게 된다. 집권 여당이지만 대통령과 선을 그어야 다음 정권 창출에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청 갈등이 심화되면 집권 5년차 정부는 ‘식물 정부’로 전락하고 만다. 대통령들이 고향인 집권 여당을 탈당하는 것도 레임덕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문 대통령은 집권 4년차를 보내고 있다. 문 대통령도 레임덕 앞에서 속수무책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리얼미터가 1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52.4%)가 긍정 평가(43.9%)를 앞질렀다. 이른바 ‘데드크로스’ 현상이다. 긍정·부정평가 격차도 8.5%포인트를 보이며 오차 범위를 웃돌았다. 문 대통령이 레임덕을 피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내세울지 관심이 모아지는 시점이다.

올 초반까지만 해도 문 대통령은 `레임덕을 겪지 않는 최초의 대통령’이 될 것이란 전망마저 제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4월 총선 승리 덕분에 문 대통령은 높은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상황은 순식간에 뒤바뀌었다. 부동산 정책의 잇따른 실패에 실망한 국민들이 크게 늘었다. 와중에 불거진 청와대 핵심 참모들의 부동산 논란도 문 대통령에게는 아픈 대목이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압박도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이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라임,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관련 비리에 정권 실세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청와대 참모들의 집단 사표 사태는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흠집을 낸 요인으로 분석된다. 앞서 노영민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5명은 문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부동산 정책으로 민심이 동요하는 데 책임을 지겠다는 명목이었다. 이에 대해 권성동 무소속 의원은 12일 “레임덕, 명백한 레임덕 조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11일 자신의 SNS를 통해 "9월이 되면 부동산 폭동으로 문 정권이 무너질 거라고 이미 예측한 바 있지만 붕괴 순간이 더 빨리 오는 것 같다"며 "청와대는 치명상을 입고 비틀거리고 내각도 나라 망치는 대활약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훈 정치 평론가도 현 상황을 레임덕으로 봤다. 이 평론가는 “청와대의 인사 개편, 내부 분열 등이 레임덕의 신호”라고 말했다. 최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조원 민정수석은 공개 회의에서 다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상호 국민대 교수는 “레임덕이 오고 있다”며 “그동안 코로나19 대처, 총선 승리 등으로 레임덕을 막고 있었는데 이제는 약효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정책 실패, 여당의 일방적인 행보 등이 레임덕을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스윙보터의 비중이 늘어나는 것도 레임덕의 원인이다. 강 교수는 “스윙보터 층이 두꺼워지면서 정당 로열티가 약해졌다”며 “한 두 번의 실수가 여론조사에 바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레임덕을 방어하기 위해 여러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한국형 뉴딜, 행정수도 이전, 부동산 정책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 문 대통령의 전략은 그다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 대통령은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때까지 지지율을 반등시켜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만일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한다면 책임을 대통령이 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역대 대통령들처럼 탈당해야 하는 극단적인 상황도 나타날 수 있다.

레임덕을 막기 위한 문 대통령의 전략에는 무엇이 있을까. 강 교수는 “전환점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가오는 전당대회의 컨벤션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겠지만 단기적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말 대연정을 제안했다”며 “문 대통령은 이 같은 통합의 정치를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평론가는 “부동산 정책 실패로 레임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돌이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유선 기자 yoursu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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